[列國誌]194
■ 1부 황하의 영웅 (194)
제3권 춤추는 천하
제26장 여희, 신생을 죽이다 (2)
여희는 자신의 아들 해제를 진나라의 다음 군주로 세우려는 야심을 품고, 배우 우시와 함께 모의합니다. 진헌공은 이미 사내로서의 능력을 잃어 여희에게 밤마다 찾아오지만, 여희는 우시에게 의존하며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여희는 우시에게 신생을 폐하고 해제를 세자로 세우고 싶다고 말하며 조언을 구합니다. 우시는 세 공자(신생, 중이, 이오)를 한꺼번에 제거하기보다는 인자하고 정결한 성품의 신생(申生)부터 차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신생의 결벽증을 이용해 모함하기 쉽다고 설명하며, 여희에게 진헌공에게 신생의 나쁜 점을 계속 강조하라고 조언합니다.
여희는 신생의 스승인 이극(里克)이 반대할까 봐 염려합니다. 그러나 우시는 이극이 신생의 스승직을 그만두면서 벼슬이 높아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여희의 계획에 동조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만약 이극이 반대하더라도, 배우인 자신이 나서서 설득해 보겠다고 말하며 여희를 안심시킵니다. 여희는 우시의 지혜에 감탄하며 그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
"사랑하는 우시야,
너의 지혜를 또다시 빌리고 싶구나.“
어느덧 여희(驪姬)는 우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여인이 되었다.
밤마다 진헌공이 찾아왔으나, 몸을 섞으며 쾌락의 눈물을 뿌린 지는 오래 되었다.
진헌공(晉獻公)은 이미 사내로서의 능력을 상실해버린 것이었다.
그 대용이 바로 우시였다.
우시(優施)의 방중술은 날이 갈수록 능란해졌다.
때로는 심통을 부려 여희를 애태우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여희에게는 또 다른 기쁨의 하나였다.
그날도 여희(驪姬)는 자신의 몸에 잔뜩 불을 지펴놓고 돌아눕는 우시를 겨우 졸라 욕망을 발산한 후 나른한 상쾌감에 젖어 속삭였다.
"바야흐로 때가 온 것 같구나.
이제 신생을 폐하고 해제(奚齊)를 세자로 세우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시(優施)는 배우의 천한 신분이었지만 천성적으로 머리가 영특했다.
더욱이 그는 나라의 제일 권력자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여희(驪姬)가 자신의 지혜를 빌려 미래의 권력 판도를 다시 짜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묘한 희열을 느꼈다.
"세 공자가 모두 먼 곳에 나가 있으니, 그들을 제거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구나.
이제 겨우 해제(奚齊)를 돕는 중신 세력을 구축하기는 했지만,
세자와 공자들이 워낙 효성이 지극하고 여러 싸움에서 공로가 크기 때문에 내 섣불리 그들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셋을 한꺼번에 제거하기는 힘들다고 보야야 합니다.
한 사람씩 차례로 제거하면 일이 그만큼 수월해질 것입니다.“
"한 사람씩이라.... 누구부터 먼저 없애야 할까?“
"당연히 신생(申生)부터지요.
신생만 해치우면 중이(重耳)와 이오(夷吾)는 누워서식은 죽 먹기입니다.“
"내가 예전부터 신생의 행동거지를 살펴보았지만, 좀처럼 허점을 찾을 수가 없구나."
"신생(申生)은 원래 성품이 인자하고 정결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대체로 성품이 깨끗하고 정결한 사람은 조금만 창피를 당해도 몹시 부끄러워합니다.
아울러 인자한 사람은 남을 해치지 못합니다.
신생(申生)은 그동안 남에게 칭찬만 받아왔습니다.
군부인께서는 바로 신생의 이러한 점을 이용하면 쉽게 그를 함정에 몰아넣을 수가 있습니다.
우선 부인께서는 주공에게 신생의 좋지 않은 점을 자꾸 강조하십시오."
"주공의 일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주공이 신생(申生)을 처단하려 해도 조정 중신들이 반대하고 나설까 염려될 뿐이다.
특히 이극(里棘)은 신생의 예전 스승이 아닌가.
근자에 그의 위치가 높아져 그가 반대입장을 취하면 다른 모든 중신들도 이극의 뜻에 동조할 것이 분명하다."
"군부인은 주공께서 이극(里棘)에게 큰 상을 내린 까닭을 아직 모르십니까?
이극은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속은 여간 여리고 예민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극은 신생의 스승직을 그만두면서부터 벼슬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이극(里棘) 자신일 것입니다."
"이극(里棘)이 신생을 위해 비호하지 않을 거라는 말인가?“
"그러합니다.
하지만 정히 불안하시면 제가 이극을 찾아가 잘 설득해 보겠습니다.
만일 그가 순순히 군부인의 뜻에 따르겠다면 그것은 해제(奚齊) 공자의 복이고,
만일 그렇지 않더라도 저는 고작 궁중의 배우인 만큼 심심풀이 장난으로 돌려버리면 그만입니다.
군부인께서는 그저 주공의 마음만 잘 도닥거리십시오."
"네 말을 들으니 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을 것 같구나.“
이렇게 말하며 여희(驪姬)는 우시를 만나게 된 것이 참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 다음에 계속........
출처 – 평설 열국지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