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점 입점에 맞서 기존 서점들은 매장 확장에다 독자 밀착형의 공간 레이아웃, 그야말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쟁. 올 여름 부산 문화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른바 '책방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까요.
독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고객인 독자들에게는 좋은 책방이 많이 생기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게다가 독자 중심으로 서점 공간이 더 넓어지고 배치가 새로워지니 좋을 수밖에요.
책방 경영자 입장에서는 좀 괴롭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을 감당해야 하니까요. 매출 감소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먹을 '떡'의 양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먹을 '입'이 늘어났으니 당연한 이치 아닙니까.
어쨌든 우리 지역 서점들은 새단장하고 있습니다. 좋아지니까 독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떡'의 양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떡'의 양이 많아진다면 늘어난 '입'이라도 서로간에 어느 정도 나눠 먹을 수 있겠지요. 어느 서점이 더 많은 양의 '떡'을 차지하느냐는 것은 '자본주의 게임'입니다. 누구 '입'으로 들어가는 '떡'의 많고 적음은 독자들이 결정할 것입니다.
지금 부산 중심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책방전쟁'은 2라운드라고 할 수 있어요. 서울의 초대형 서점의 1차 부산공략에 맞서 부산 서점들은 잘 대응 했습니다. 대구 등 다른 지역 서점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지요. 타 지방의 지역서점들은 거의 고사지경에 빠졌지만 부산의 지역서점들은 굳건히 버티고 있어요. 오히려 매장을 더 확충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래요. 매장 확충, 독자 서비스 강화, 지역문화 배려 등 알게 모르게 서점가는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습니다. 다 더 많은 '떡'을 차지하고 싶은 것이지요. 당연한 것입니다.
이들 책방이 '떡'을 더 많이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움직임은 경제계 다른 업종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주 문화적으로 세련됐다는 것이지요. 인정사정 안가리는 자본주의 논리의 치열함이 덜 느껴집니다.
고객인 독자들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는 점이 참 문화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책방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까요. 다시 한번 반문해봅니다. 독자들입니까.
책방은 이 전쟁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기반을 새로 닦았습니다. '책방전쟁'은 책을 찾는 독자들의 서점 나들이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어요. 부산문화 수준은 그 만큼 높아지겠지요. 올 여름 '책방전쟁'은 그래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