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강좌. 무비스님 - 불교는 쉽다. 10강 - 3 (2009. 08. 19)

[향인 의현]

임제록 강좌. 무비스님 - 불교는 쉽다. 10강 - 3 (2009. 08. 19)

26 德山(덕산)스님을 點檢(점검)하다.

아주 기라성 같은 선지식 중의 한 분인 德山 棒(방). 그야말로 방으로 유명한 “덕산 방” “임제 할” 그러지요?

師聞(사문), 第二代德山(제이대덕산)이 垂示云(수시운),

道得也三十棒(도득야삼십방)이요

道不得也三十棒(도부득야삼십방)이니라.

師令樂普去問(사령낙보거문)호되 道得爲什麽하(도득위십마)야

也三十棒(야삼십방)고 待伊打汝(대이타여)하야

接住棒送一送(접주방송일송)하 看他作麽生(간타자마생)하라.

普到彼(보도피)하야 如敎而問((여교이문)한대

德山便打(덕산변타)어늘 普接住送一送(보접주송일송)하니,

德山便歸方丈(덕산변귀방장)이라.

普回擧似師(보회거사사)한대 師云(사운),

我從來(아종래)로 疑著這漢(의착자한)이로다.

雖然如是(수연여시)나 汝還見德山麽(여환견덕산마)아?

普擬議(보의의)하니 師便打(사변타)하다.

師聞(사문), 임제 스님이 듣기에 第二代德山(제이대덕산)이 垂示云(수시운), 대중들에게 보이기를, 가르치기를 이런 말입니다.

道得也三十棒(도득야삼십방)이요, 道不得也三十棒(도부득야삼십방)이니라.

일러도 30방이요, 못 일러도 30방이다. “이것이 밥이냐? 죽이냐? 한 번 일러봐라. 일러도ㅎㅎㅎ 30방이요ㅎㅎㅎ, 못 일러도하하하 30방이다ㅎㅎㅎ. ”

아 여기 이 임제록이 이런 것을 이렇게 해놔서, 임제 스님을 사모하는 우리전통 선불교에서 이런 말을 장난 삼아라도 잘합니다. 무슨 문제를 하나 딱 던져놓고, “일러도 30방이고, 못 일러도 30방이다.” 그러면 “방망이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할래?” 이렇게 나가는 것이지요. 하하하 “이미 30방 맞고 난지가 벌써 오래다.” 하하하하하하

師令樂普去問(사령낙보거문). 임제 스님이 樂普라고 하는 스님으로 하여금 가서 묻게 했다. 道得爲什麽하(도득위십마)오? 아이, 못 일으면 30방 맞는 것이야 옳다고 하지만, 也三十棒(야삼십방)고? 일렀는데 왜 또한 30방을 맞아야 하느냐? 待伊打汝(대이타여)하야, 그대가 가서 그렇게 물어라, 이 말입니다. 그리고 너를 때리기를 기다려서

接住棒送一送(접주방송일송)하야, 때리거든 그 몽둥이를 잡아가지고 빼앗아서 저쪽에 던져버려라. 멀리 던져버려라. 그리고는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는가를 한번 살펴보아라. 看他作麽生(간타자마생). 그가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보아라. 그래서

普 = 낙보 스님이 到彼(보도피). 거기에 이르러서 如敎而問((여교이문)이라. 가르침과 같이, 가르쳐준 대로 물었어요. 그러니까 생각했던 대로 德山 스님이 便打(변타)어늘, 때리거늘, 樂普가 接住送一送(낙보접주송일송)이라.

그 몽둥이를 잡아가지고 빼앗아서 멀리 던져버리니,

德山이 便歸方丈(덕산변귀방장)이라. 곧 方丈. 방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普 = 낙보가 回擧似師(보회거사사)한대. 돌아와 가지고 임제 스님에게 그것을 擧似. 들어서 이야기를 하니까,

師云(사운), 임제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我從來(아종래)로, 내가 옛날부터 疑著這漢(의착자한)이다. 내가 이 사람을 의심했더니라. 앞에서 한번 나왔듯이(6강-1) “아~ 내가 그 사람을 처음부터 괜찮은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 했었다.”그 이면에는 이런 뜻이 깔려 있습니다. 疑著這漢이라는 것은요. 雖然如是(수연여시)나, 비록 이와 같으나, 汝還見德山麽(여환견덕산마)아? 그건 그렇고, 덕산은 그렇다 치고, 낙보. 자네는 덕산을 보았느냐? 이런 말입니다.

가서 심부름을 실컷 하고, 덕산하고 법거량하고 돌아와서 보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덕산을 보았느냐?” 하는 것은 “덕산의 무엇을 보았느냐?” 하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아? 이거 참 얼토당토않은 이야기 아닙니까? 그러니까 普 =낙보가 擬議(보의의)라. 머뭇거렸다 말입니다.

이것 머뭇거릴 일이 아닙니다. “덕산은 보았느냐?” 실컷 덕산하고 만난 이야기를 하고, 또 임제 스님은 “아, 그 덕산 스님은 내가 일찍이 생각했던바 그대로구나.” 평 까지 해놓고는 그것은 그렇다 손치고, “네가 덕산을 보았느냐?

진짜 덕산을 보았느냐?” 이것은 딴 뜻이 있는 것이지요.

뭐 얼굴 보고 문답 한번 한 것을 가지고 지금 문제 삼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진짜 덕산 스님의 살림살이를 네가 봤느냐?”

덕산 스님의 見處(견처)ㆍ眼目(안목)을 네가 얼마나 알고 왔느냐? 그러니까 낙보 스님이 한번 찔렸지요? 머뭇거리는 사이에 師便打(사변타)라. 그럼 그렇지 하고 한번 후려쳤다.

27 王常侍(왕상시)를 點檢(점검)하다.

왕상시는 임제 스님이 법을 펼 수 있도록 외호한, 아주, 아주 훌륭한 거사분이시고 또 벼슬이 높았던 분이지요.

王常侍(왕상시)가 一日訪師(일일방사)하야

同師於僧堂前看(동사어승당전간)할새.

乃問這一堂僧(내문자일당승)이 還看經麽(환간경마)아?

師云(사운), 不看經(불간경)이니라.

侍云(시운), 還學禪麽(환학선마)아?

師云(사운), 不學禪(불학선)이니라.

侍云(시운), 經又不看(경우불간)하며 禪又不學(선우불학)하고,

畢竟作箇什麽(필경작개십마)오?

師云(사운), 總敎伊成佛作祖去(총교이성불작조거)니라.

侍云(시운), 金屑雖貴(금설수귀)나 落眼成翳(낙안성예)하니,

又作麽生(우자마생)고?

師云(사운), 將爲儞是箇俗漢(장위이시개속한)이로다.

王常侍(왕상시)가 一日訪師(일일방사)라. 하루는 임제 스님을 방문했어요. 同師於僧堂前看(동사어승당전간)할새. 승당 앞에서 둘이 마주쳤어요.

乃問這一堂僧(내문자일당승)이 還看經麽(환간경마)아? 왕상시가 물었어요.

“여기 이 방에, 一堂에 있는 스님들이 看經합니까?” 경을 봅니까? 그랬어요. 師云(사운), 不看經(불간경)이다. 경 안 본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또

侍云(시운), 왕상시가 묻기를 그러면 참선합니까?

還學禪麽(환학선마)아? 참선합니까?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까

師云(사운), 아니야, 不學禪(불학선)이야. 참선도 아니 해. 그랬어요. 그러니까

侍云(시운), 왕상시가 經又不看(경우불간)하며 禪又不學(선우불학)하고,

그럼 경도 보지 않고 참선도 하지 않으면 畢竟에 作箇什麽(필경작개십마)오? 필경에 그럼 뭐 합니까? 아 중이라면 참선 아니면 간경하고 간경 아니면 참선해야 되는데, 그 둘 다 아니면 뭐 한다는 일입니까? 이렇게 물었어요.

그러니까 師云(사운), 總敎伊成佛作祖去(총교이성불작조거)니라.

다 그들로 하여금 成佛作祖.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일이다.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된다.” 그랬어요. 참 좋은 말이지요.

成佛作祖. 얼마나 근사한 말입니까? 꿈에도 그리는 成佛이지요.

왕상시 말이 아주 더 근사합니다.

侍云(시운), 왕상시가 말하기를, 金屑雖貴(금설수귀)나 落眼成翳(낙안성예)하니 又作麽生(우자마생)고? 금가루가 비록 귀하기는 귀하지만, 비싸요.

그런데 그것이 눈 속에 떨어지면 그거 어떻게 돼요? 눈병. 큰 눈병이 되지요? 특히 금이 눈에 떨어졌다면 그것은 눈병이 된다. 成佛作祖. 아주 좋은 말이긴 하다. 하지만 그 의식이, 그 관념이 남아 있어가지고야 그거 뭐 어디 成佛作祖라고? 그것은 병이지 무슨 공부라고 할 수 있느냐?

그래서 又作麽生고? 그것을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병이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師云(사운), 將爲儞是箇俗漢(장위이시개속한)이로다.

장차 내가 그를 俗漢이라고, 일개 俗漢이라고 여겼더니라. 이런 말입니다.

이것이 참 멋진 평이에요. 이 분은 세상의 거사 아닙니까? 아이 그럼 속인이지요. 속인인데 속인을 보고 속인이라고 여겼다. 이 말은 아주 아까 저 앞에서 “내가 일찍이 그 사람을 의심했더니라.” 이것은 이렇게 칭찬한 것하고 똑 같습니다. ‘역시 왕상시는 안목이 있는 거사다.’ 이런 속뜻이 있지요. 그러나 그것을 저처럼 이렇게 풀어버리면 완전히 망치는 것이지요. 망치는 것이고 그냥 “장차 내가 그를 일개 俗漢이라고 여겼더니라.” 이렇게 하고 그 여운을 우리가 맛봐야 되는데 저는 이렇게 너절하게 설명하는 소임을 맡았으니까 일단 그렇습니다만, 이제 여러분은 조금 볼 줄 알면 그냥 그렇게 빙그레 미소할 뿐이어야 돼요. 그러면 됩니다.

28 杏山(행산)스님을 點檢(점검)하다.

師問杏山(사문행산), 如何是露地白牛(여하시노지백우)오?

山云(산운) 吘吘(우우)한대,

師云(사운) 啞那(아나)아?

山云(산운) 長老作麽生(장노자마생)고?

師云(사운) 這畜生(자축생)아하니라.

師問杏山(사문행산), 如何是露地白牛(여하시노지백우)오? 이것이 법화경에서 말한 일불승이거든요. 저 밖에 드러나 있는 흰 소. 그러니까 三乘(삼승). 聲聞(성문)ㆍ緣覺(연각)ㆍ菩薩(보살)을 표하는 羊車(양거)ㆍ鹿車(녹거)ㆍ牛車(우거). 이것을 아이들에게 주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준 것은,

露地白牛車. 큰 소가 끄는 수레. 一佛乘(일불승)을 아이들에게 줬다고 하는 소위 그 火宅譬喩(화택비유)의 일단이거든요.

“뭐가 露地白牛냐? 길거리에 있는 흰 소냐?” 행산 스님한테 이렇게 물었어요. “무엇이 흰 소냐?” 이렇게 물으니까 그 속뜻은 놔두고, 그 속뜻이 일불승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그것은 유치원생도 다 아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山云(산운) = 행산 스님이 吘吘(우우)한대,

“우~ 우”하고 쇠 소리를 냈어요. 그러니까 師云(사운), 임제 스님이 있다가

啞那(아나)아? “네가 벙어리냐?” 이랬어요. 말로하지 “우~ 우, 네가 벙어리냐?” 그러니까 山이 云(산운), 행산 스님이 말하기를,

長老作麽生(장노자마생)고? 그럼 스님은 뭐라고 할래요? 이렇게 물었어요.

그러니까 師云(사운), 這畜生(자축생)아. “야 이 축생아.” 한 번 더 쥐어박는 턱이지요. “야 이 축생아.” 이렇게 대답을 했다 하는 것입니다.

29 樂普(낙보)스님을 點檢(점검)하다.

저 앞에 낙보 스님. 나왔었지요?

師問樂普云(사문낙보운), 從上來(종상래)로

一人行棒(일인행방)하고 一人行喝(일인행할)하니

阿那箇親(아나개친)고?

普云(보운) 總不親(총불친)이니다.

師云(사운) 親處作麽生(친처자마생)고?

普便喝(보변할)하니 師乃打(사내타)하다.

師問樂普云(사문낙보운), 임제 스님이 낙보 스님에게 물어 말하기를,

從上來(종상래)로 一人行棒(일인행방)하고, 옛날부터 한 사람은 방을 휘두르고, 一人行喝(일인행할)하니, 한 사람은 고함을 치니,

阿那箇親(아나개친)고? 누가 더 가까운가? 누가 도에 더 가까운 사람이냐? 그랬어요. 普云(보운), 낙보가 말하기를, 總不親(총불친)이니다.

둘 다 가깝지 않습니다. 도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師云(사운) 親處作麽生(친처자마생)고? 그럼 가까운 것은 무엇이냐?

가까운 것은 무엇이냐? 이 말입니다. 普 = 낙보가 便喝(보변할)하니,

師乃打(사내타)라. 할을 하는데 거기다 몽둥이를 후려쳤다.

30 어떤 스님을 點檢(점검)하다.

師見僧來(사견승래)하고 展開兩手(전개양수)한대

僧無語(승무어)어늘 師云會麽(사운회마)아?

云不會(운불회)니다.

師云(사운) 渾崙擘不開(혼윤벽불개)하니

與汝兩文錢(여여양문전)하노라.

師見僧來(사견승래)하고, 임제 스님이 어떤 중이 오는 것을 보고는,

展開兩手(전개양수)라, 두 손을 이렇게 폈어요. 스님이 걸어오는데 갑자기 임제스님이 두 손을 착 펴니까, 두 손을 펴면 전체작용입니다.

내 모든 것을 다 이렇게 드러내보였다 이 뜻이겠지요. 그러니까

僧無語(승무어)라. 아무 말도 못하지요 갑자기...

師云會麽(사운회마)아? 알겠느냐? 그러니까 그 스님이 云不會(운불회)니다. 모릅니다. 師云(사운), 渾崙擘不開(혼윤벽불개)하니 與汝兩文錢(여여양문전)하노라. 이것 渾崙이라고 했는데, 崑崙山(곤륜산)입니다.

인간의 아주 견고한 어리석음. 어리석고 어리석어서 어찌할 수가 없는 그 어리석음을 곤륜산과 같다.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높은 산.

곤륜산맥 있지요? 곤륜산을 쪼갤 수가 없으니, 저 어리석음을 내가 어찌할 수가 없으니 與汝兩文錢. 여기까지 오느라고 수고 했다. 돈 두 푼으로 신이나 가서 사서 신어라. 너에게 두 푼의 돈이나 주겠다. 너도 나도 아무 소득이 없이 이렇게 만나서 뭘 하겠느냐? 헛걸음 했으니까 너에게 돈이나 두 푼 줘가지고, 신 값이나 보태주마.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근사하지요?

탁~ 시험해보느라고, 점검해보느라고 두 손을 착 이렇게 펼쳤어요.

그러면 두 손에다 돌이나 하나 쥐어주든지, 아니면 들고 있던 막대기 가지고 한 번 후려쳐주든지 그랬어야 하는데 스님이 아무 말이 없으니까...

알겠느냐? 해도 모른다 하지, 두 번이나 이렇게 시험해 봤건만, 도대체가 이것이 캄캄하니까요. 그래서 崑崙擘不開(곤륜벽불개)하니, 곤륜산을 쪼갤 수가 없으니, 너에게 두 푼의 신 값이라도 주리라.

31 道伴(도반)인 大覺(대각)스님이 訪問(방문)하다.

大覺到參(대각도참)에 師擧起拂子(사거기불자)하니

大覺敷坐具(대각부좌구)라 師擲下拂子(사척하불자)한대

大覺收坐具(대각수좌구)하고 入僧堂(입승당)하다.

衆僧云(중승운), 這僧(자승)은 莫是和尙親故(막시화상친고)아?

不禮拜(불예배)하고 又不喫棒(우불긱방)이로다.

師聞令喚覺(사문영환각)하니 覺出(각출)이라.

師云(사운) 大衆道(대중도)호되 汝未參長老(여미참장노)라.

覺云(각운) 不審(불심)하고 便自歸衆(변자귀중)하니라.

大覺到參(대각도참)에, 대각 스님이 到參. 이르러서 참례를 했어요.

師 = 임제 스님이 擧起拂子(사거기불자)하니, 불자를 떡~ 세웠습니다. 그러니까 大覺 = 대각 스님이 敷坐具(대각부좌구)라. 앉았던 방석을 이렇게 펴 줬어요. 그러니까 師擲下拂子(사척하불자)한대, 임제 스님은 불자를 던져버렸어요. 그러니 大覺收坐具(대각수좌구)하고, 대각 스님은 폈던 좌구를, 방석을 휙 걷어 버렸어요. 그리고는 入僧堂(입승당)이라. 僧堂에 들어갔다.

衆僧이 云(중승운), 대중스님들이 있다가 말하기를, 這僧(자승)은, 이 중은 莫是和尙親故(막시화상친고)아? 이 스님은 우리 조실 임제 스님하고 도반가 아닌가? 그랬어요. 그러니까 不禮拜(불예배)하고, 예배도 하지 아니하고, 또

又不喫棒(우불긱방)이라. 예배도 않았는데 방망이도 얻어맞지 않았다 이 말입니다. 야~ 이거 보통 도반이 아니다. 대중들은 겉만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요. 師聞令喚覺(사문영환각). 그러니까 그 말을 듣고 임제 스님이 다시 대각 스님을 불렀어요. 그러니까 대각 스님이 覺出(각출)이라.

방에서 나왔지요.

師云(사운), 임제 스님이 있다가 大衆道(대중도)호되 대중들이 말하기를,

汝未參長老(여미참장노)라니, 너는 長老. 조실스님을 참례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대중들이 모두 네보고 그렇게 말 한다. 覺이 云(각운), 대각이 말하기를, 不審(불심). 스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새삼스럽게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便自歸衆(변자귀중)이라. 곧 스스로 대중 속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아주 정말 대각 스님한테 한번 방망이나 고함을 쳤다가는 큰일 날만한 그런 인물인지, 얼마나 아주 새색시 같이 순조롭게 법거량이 오고갔는지 몰라요.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순리적으로, 얌전하게 법거량이 볼 수가 있습니다.

32 趙州(주)스님이 房門(방문)하다.

조주 스님도 이 당시의 스님이니까요. 조주 스님 참 천고에 훌륭한 선지식이고, 팔십유행각이라. 60까지 은사스님인 남전 스님시봉하고, 남전 스님이 열반하시니까 그 때야, 60이 되어서 걸망지고 행각에 나섰어요.

80이 될 때 까지요. 깨닫고 났습니다. 깨달은 지는 이미 오래 됐고요.

20년을 80세 될 때 까지 큰 총림을 다니면서 見聞(견문)을 쌓고, 행각을 했습니다. 80에서 120세 될 때 까지 조실 노릇을 했어요. 참 대단한 분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소위 간화선에서 화두, 화두 하는데, 그 화두의 절반 이상이 아마 조주 스님 입에서 나왔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 무르녹은 80에서 그 때부터 무려 40년 동안을 조실 노릇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또 온 천하를 횡행하면서 총림이란 총림은 다 돌아다니면서 한 철씩 두 철씩 살아 봤고, 선지식이란 선지식 다 만나봤고, 그러니까 경험으로도 대단했던 분입니다.

趙州行脚時(조주행각시)에 參師(참사)할새,

遇師洗脚次(우사세각차)하야 州便問(주변문),

如何是祖師西來意(여하시조사서래의)오?

師云(사운) 恰値老僧洗脚(흡치노승세각)이로다.

州近前作聽勢(주근전작청세)어늘,

師云(사운) 更要第二杓惡水潑在(갱요제이표악수발재)니라.

州便下去(주변하거)하다.

趙州行脚時(조주행각시)에, 조주 스님이 행각할 때에,

參師(참사)라. 임제 스님을 참례했다. 遇師洗脚次(우사세각차)에, 마침 그 때에 임제 스님이 다리를 씻고 있었어요. 그래 州 = 조주가 便問(주변문), 물었어요. 如何是祖師西來意(여하시조사서래의)오?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물으니까 師云(사운), 恰値老僧洗脚(흡치노승세각)이로다.

마치, 꼭 노승이 다리를 씻는 것과 같다. 祖師西來意. 달마 스님이 서쪽에서 온 뜻을 물었는데 마치 노승이 다리를 씻는 것과 같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모습이다.

州近前作聽勢(주근전작청세)어늘, 조주가 가까이 와서 귀 기울여 듣는 흉내를 냈어요. ‘내가 잘못 들었는가? 아니면 이것이 정말 제대로 이른 것인가?’ 하고 다시 듣는 모양을 지으니까 師云(사운) 更要(갱요), 다시 대답하기를 요하는 것은 第二杓惡水潑在(제이표악수발재)니라. 두 번째, 두 번째 더러운 물바가지를 끼얹는 것과 같다. 그런 말입니다. 처음한 마디 한 것도 발을 씻으니까 더러운 물. 발을 씻고 다리 씻은 그 더러운 물을 한 번 끼얹은 것이 앞에서 한 대답이고, 다시 또 조주 스님이 뭔가 들으려고 그렇게 뭔가 법거량을 재차 하니까 그것은 두 번째 바가지를 끼얹는, 두 번째 더러운 물바가지를 끼얹는 것과 같다. 그래버렸어요. 참 간단명료하지요. 그러니까 州 = 조주 스님이 便下去(주변하거)라. 곧 내려가 버렸다.

33 定上座(정상좌)가 크게 깨닫다.

有定上座(유정상좌)하야 到參問(도참문),

如何是佛法大意(여하시불법대의)오?

師下繩床(사하승상)하야 擒住與一掌(금주여일장)하고,

便托開(변탁개)하니 定佇立(정저립)이라.

傍僧云(방승운), 定上座(정상좌)야 何不禮拜(하불예배)오?

定方禮拜(정방예배)에 忽然大悟(홀연대오)하니라.

有定上座(유정상좌)하야. 定上座라고 하는 분이 있었어요.

到參問(도참문), 임제 스님에게 와서 參問을 했습니다.

如何是佛法大意(여하시불법대의)오?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師下繩床(사하승상)하야, 의자처럼 조실스님이 평소에 앉아있는 그 자리를 繩床이라고 그래요. 繩床에서 내려와 가지고서 擒住(금주), 멱살을 딱 잡고

與一掌(여일장)이라. 손바닥으로 한번 후려쳤다 이겁니다. 멱살을 왼쪽으로 잡고 오른쪽 손바닥으로 한번 후려쳤다. 그리고는 便托開(변탁개)라.

밀쳐버리니,

定 = 정 상좌가 佇立(정저립)이라. 우뚝 서 있었어요. 그래

傍僧云(방승운), 옆에 스님이 있다가 定上座(정상좌)야 何不禮拜(하불예배)오? 왜 예배하지 않느냐? 큰스님한테 예배해야지, 이렇게 말했어요.

“예배해야지, 왜 예배하지 안 해?” 라고 하는 그 말에 定 = 정 상좌가

方禮拜(정방예배)에 그 말 듣고 그대로 예배하다가 忽然히 大悟(홀연대오)하니라. 크게 깨달았다.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34 어느 것이 바른 얼굴인가?

麻谷到參(마곡도참)하야 敷坐具問(부좌구문),

十二面觀音(십이면관음)이 阿那面正(아나면정)고?

師下繩牀(사하승상)하야 一手收坐具(일수수좌구)하고,

一手搊麻谷云(일수추마곡운), 十二面觀音(십이면관음)이

向什麽處去也(향십마처거야)오?

麻谷轉身((마곡전신)하야 擬坐繩牀(의좌승상)이라

師拈拄杖打(사염주장타)한대 麻谷接却(마곡접각)하야

相捉入方丈(상착입방장)하니라.

麻谷이 到參(마곡도참), 마곡이 와서 참례를 하니, 敷坐具問(부좌구문),

참례를 하면서 좌구를 펴며 물어요. 十二面觀音(십이면관음)이 阿那面正(아나면정)고? 12면 관세음 중에서 어느 얼굴이 바른 것인가?

師下繩牀(사하승상)하야, 임제 스님이 繩牀에서 내려와 가지고,

一手收坐具(일수수좌구)라. 한 손으로 좌구를 거둬들여 버렸어요.

폈던 좌구를 거둬들였어요. 그리고 一手. 한 손으로는 搊麻谷云(일수추마곡운), 마곡 스님의 멱살을 잡고 말하기를,

十二面觀音(십이면관음)이 向什麽處去也(향십마처거야)오?

12면 관세음이 어느 곳을 향해 갔느냐? 이렇게 했어요.

向什麽處去也오? 12면 관세음이 어디를 갔느냐? 어디를 갔는지 왜 대답이 없느냐?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마곡이 “12면 관세음의 어느 것이 바른 얼굴이냐?” 물었지요? 그것이 바로 觀音이지요.

저 앞에도 있었지만, 오대산에는 문수가 없다. 문수보살을 찾아가는 그대야 말로 진정 살아있는 문수다. 언제나 그래요. 선불교의 주된 정신.

특히 임제록의 그 주된 정신은 그 卽今以來現今(즉금이래현금). 바로 이 순간 지금 이렇게 말하고 듣고 하는 이 주인공. 이것을 놓치면 안 되는 겁니다.

바로 이것을 어떻게 하더라도 이것을 드러내자고 하는 것.

그리고 오직 이것뿐이다. 시간 공간을 초월해서 바로 근본적인 본래의 궁극적인 나. 궁극적인 여러분의 본래의 그 사람. 그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드러내고 그저 그것 놀음이에요. 그 본래인 놀음입니다.

순전히 그것. 그것이 곧 참 사람이지요. 그것은 남자도 아니요 여자도 아니요. 제가 그 전에도 그런 말씀드렸지요? 말을 이렇게 듣고 있는 이것은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승려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고 그 모든 것을 초월한 본래인 입니다. 본래인의 입장에서는 아무 외적 차별이 없는 것이지요.

그것이 모든 인간의 궁극적 차원입니다. 이것은 우리와 항상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은 근본입니다. 그것이 근본이 돼서 이렇게 외적인, 겉으로 드러난 표면상의 이런 차별된 모습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임제록은 시종일관 그 참 사람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고, 또 드러내는 것이고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十二面觀音(십이면관음)을 물었든 120면 관세음을 물었든 간에 묻는 그 사람이야 말로 진짜 觀音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말하기를, 한 손으로는 坐具를 들고, 좌구를 거둬들이고 한 손으로는 마곡 스님, 묻는 사람 멱살을 딱 잡고는 “12면 관세음보살이 지금 어디로 갔느냐?” 그러니까

麻谷轉身((마곡전신)하야, 스님이 몸을 돌려가지고서,

擬坐繩牀(의좌승상)이라. 임제 스님이 앉았던 繩牀에 앉으려고 막 하는데,

師拈拄杖打(사염주장타)한대, 주장자를 잡고는 그 스님을 후려쳐버렸어요.

치니까 마곡도 보통내기가 아니라 麻谷이 接却(마곡접각)이라. 도리어 그 주장자를 잡았어요. 때리는 그 주장자를 딱 잡고,

相捉入方丈(상착입방장)이라. 둘이 그 주장자를 잡고는 놓지도 않은 채 방장실로 들어갔다. 연극을 해도 단편 연극으로 아주 그림이 좋을 것 같습니다.

35 여러 가지 喝(할).

師問僧(사문승)호되,

有時一喝(유시일할)은 如金剛王寶劍(여금강왕보검)이요,

有時一喝(유시일할)은 如踞地金毛獅子(여거지금모사자)요,

有時一喝(유시일할)은 如探竿影草(여탐간영초)요.

有時一喝(유시일할)은 不作一喝用(부작일할용)이니.

汝作麽生會(여자마생회)오?

僧擬議(승의의)한대 師便喝(사변할)하다.

師問僧(사문승)호되, 師가 스님에게 묻기를, 有時一喝(유시일할)은,

어느 때의 하나의 할은 如金剛王寶劍(여금강왕보검)이요,

金剛王寶劍. 아주 무서운 보검과 같은 것이고, 또

有時의 一喝(유시일할)은, 如踞地金毛獅子(여거지금모사자)다.

아주 떡~ 버티고 앉아 있는 황금 빛 나는 사자의 모습이고, 또

有時一喝(유시일할)은, 어떤 때의 하나의 할은, 如探竿影草(여탐간영초)이다. 探竿影草라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막대기를 가지고 물속에 고기가 있나 없나를 쑤셔보면, 고기가 반응이 있을 것 아닙니까? 할을 할 때 그런 식 할이 있어요.

影草라고 하는 것도 도둑놈이 남의 집에 물건 훔치러 왔을 때, 풀을 꺾어서 달그림자에 대고 흔들어 봐요. 흔들어 보면 방 안에서 자고 있으면 그 그림자를 보고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이고, 그 그림자를 보고 ‘아? 이상하다. 바람도 안 부는데 풀이 흔들린다? 이상하다.’하고말하자면 반응을 보이면 도둑질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할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세 가지지요? 그 다음에 有時一喝(유시일할)은 不作一喝用(부작일할용)이다. 어떤 때의 할은 하나의 할의 작용도 짓지 않는다.

이것은 그 어디에도 해당 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汝作麽生會(여자마생회)오? 그대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니까

僧이 擬議(승의의)한대 師便喝(사변할)이라. 이 할은 무슨 할이겠어요?

아니 그냥, 또뽑기 식으로 한 번 맞춰 보세요. 네 가지 할 중에요.

분명히 하나 있습니다.

金剛王寶劍(금강왕보검)ㆍ踞地金毛獅子(거지금모사자)ㆍ探竿影草(탐간영초). 이것은 다 사람 떠보는 것이고요.

金剛王寶劍은 아주 무시무시한 할이고요. 그 다음에

踞地金毛獅子도 황금 빛 털을 가진 사자가 턱~ 버티고 있는 것.

이것도 金剛王寶劍 하고는 다르지만 어딘가 참 위엄 있는 그런 것이지요.

그리고

不作一喝用(부작일할용). 이제 마지막 시간이니까 대답한 번 해봐요.

네 개중에 사지선다형입니다. 딱 네 개 네요. 네 사람이 각각 대답하면 한 사람은 맞을 것 아닙니까? 네 개를 네 사람이 일어나서 다 각각 대답했다 해도 10만 8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