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도 그리움도 자신의 나이만큼 간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10대는 시속 10Km로, 40대는 40Km로, 60대는 또 그렇게 가는 것 같습니다.
정든 경산을 떠나 이곳 청주에 온지도 벌써 40일이 지났습니다.
9월17일 경산을 떠나온 후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도 해외입국 4명 외에는 발생하지 않았고
모두 완치되셨고 한 분 만이 치료 중이니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현황을 이곳에 게재할 때 매일 매일 수도 없이 늘어만 가는 그때는 두렵기까지 하였습니다.
(3월3명 62명, 4일 56명, 5일 57명 발생)
코로나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경각심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단풍이 참하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가만히 집에 있는 성질이 되지 못해 집을 기준으로 4Km내 동서남북은 다 도보로 돌아다녔습니다.
2013년 5월 경산에 이사와서 핸들을 놓았으니 걷기와 대중교통만 이용한지도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도심 가운데 아파트가 있어 생활의 불편함은 없지만 경산의 좋은 공기도, 늘 이용했던 남천의 도보코스도
생각나고.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씨도 아직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거의 매일 집에 와주는 자식과 며느리, 손자가 있으니 외로움은 덜한 것 같습니다.
삼도에 있을 때는 주변에 노브랜드도 있고 드림마트, 유마트로 있어 모든 음식료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이곳엔 물가가 정말 비쌉니다.
걸어서 경산시장에 가면 필요한 것은 거의 다 구할 수 있었고, 자인의 5일장에는 늘 구수한 사람의 내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곳에는 아직 그것이 없는듯 합니다.
제가 경산에 있을 땐 느끼지 못했듯이 사람들은 주변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충청도 분이 성격이 느긋하다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길을 가노라면 운전하시는 분들이 늘 양보하시곤 했습니다. 말도 느리고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이곳에서 사노라면 또 그렇게 정이 들고 경산도 차츰 추억속에
자리매김 하겠죠.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가 야구 중계를 보고있는 제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충청도에 오셨으면 한화를 응원하지 왜 맨날 지기만 하는 삼성을 응원하는냐고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앞으로 네가 성적이 좋지 못해도 할아버지는 널 영원히 좋아하듯 오랫동안 마음에 있었던
삼성을 쉽게 떠날 수 없다고요. 그럼 언제쯤 한화를 응원하겠는냐고 되물었지만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곳 경산방에서 서성이다 짧은 글 남겨봅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