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의 발명】
중세 유럽의 수도원은 일종의 학문 연구기관이나 다름없었다.
수도승들은 교리에 관한 연구를 기본으로 하고, 여러 분야에 관한 연구와 그에 관한 책을 썼다.
또한 음악은 기도와 같은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다.
수도승들은 성가뿐만 아니라 세상에 떠도는 많은 노래들을 수집, 기록했는가 하면, 음악이론에 관한 책들도 집필했고, 음악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방법도 연구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를 처음 만든 사람도 수도승이었는데, 그가 바로 ‘구이도’이다
구이도는 995년경에 이탈리아 아렛쪼에서 태어났다.
그른 한 수도원에서 교육받으면서 짧은 시간 안에 노래를 배울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수도원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두었다.
구이도는 어떻게 하면 음악을 배우는 사람들이 음정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짤막한 ‘성 요한 찬가’를 만들었다.
그는 이 찬미가에서 ‘여섯 음’으로 이루어진 음렬을 외우는 것을 기초로 하는 시창 교육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 음렬에서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사이에 반음이 오게 되고, 나머지 단계들은 모두 온음이다.
이 찬미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이 라틴어로 되어 있다.
Ut queant laxis resonare fibris Mira gestorum famuli tuorum,
Solve poluti Labii reatum, Sancte Ionanes
이때 각 구절의 첫 음은 차례로 올라가는 순서로 되어 있는데, 각 구절의 첫 음절을 따서 정렬하면 ‘ut re mi fa sol la’가 된다.
그러니까 새로운 노래를 배울 때 음정을 잡기가 힘들면 ‘성 요한 찬가’ 가사의 구절만 생각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si’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 계명은 그때로부터 500년이 지난 후에야 탄생한다.
1522년 루드비코 자코비는 ‘성 요한이여(Sancte Ioannes)“의 첫 자인 ’S’와 ‘I’자를 합쳐 ‘시’를 만들었다.
그런데 전부 모음으로 끝나는 다른 계명에 비해 ‘웃’은 발음하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17세기 초반 피렌체의 음악학자 도니의 제안으로 그것 대신에 발음하기 편한 ‘do’로 바뀌었다.
이것은 ‘Doni’라는 姓의 첫 음절에서 따온 것이다.
이때서야 음계가 ‘도레미파솔라시도’로 완전히 정리되었는데,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웃’을 ‘도’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