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횟집 입간판이 급하게 손사래를 치자 뛰어놀던 아이들이 집으로 흩어지고 항구에 정박한 배들 길길이 뛰어오른다
바람이 체위를 바꿔 역풍으로 몰아 칠 때 수평선이 깨어지고 물의 파편 솟구칠 때 기우뚱 동해바다가 미포만이 술렁인다 태평양을 건너면서 발달한 거센 파도는 거침없이 돌진하는 브레이크 풀린 자동차 달려와 방파제를 들이박고 부서져서 나뒹군다 허연 거품을 물고 제 몸을 들이박고 자해하는 물갈퀴들 방파제를 물어뜯을 때 온 바다 꼬시래기 제 살 뜯는 소리 왁자하고 바다 한 자락이 들렸다 곤두박질 칠 때 섬들이 어푸어푸 물먹고 게우는 소리 물이끼 앉았던 자리 허옇게 상처가 타오른다 세상의 금을 조금씩 갉아 먹는 파도는 간조의 길들여진 물길을 헐어내고 새 길을 터고 있는 중이다 노사 지금 협상 중
우리 사는 이야기는 바다의 일처럼 늘 예측불허의 연속이다. 태풍이 몰아치다가 언제 그랬나 싶게 순풍에 돛을 달기도 한다. 날이 날마다 같은 날이 반복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힘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힘이 들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사입력: 2016/07/21 [14:33]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81626§ion=sc30§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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