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심위 기고]
박형민 변호사 /국토교통부 국토안전관리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
하자보수보증금은 공동주택에서의 하자 보수를 보장하기 위해 공동주택관리법에 특별히 마련된 제도다. 시행사, 시공사 등 사업주체의 현금 예치 또는 보증기관의 보증서 형태다. 많은 입주자들이 보증금은 공용부분 보수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별 세대의 하자 또한 요건을 갖췄다면 보증금을 하자보수에 활용할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담보책임기간동안 보증금 예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3조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하자 판정, 조정, 재정에 따른 하자보수비용이나 법원의 재판 결과에 따른 하자보수비용 등에 사용되도록 보증금의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 하자의 내용과 보수비용에 관한 객관적 판단을 거쳐 보증금이 실제 하자보수에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보증금의 예치명의자는 입주자대표회의다. 입대의는 자신의 권리 행사로 보증금을 보증기관에 청구할 수 있다. 법원도 공동주택의 입대의를 법인 아닌 사단으로 보고 입대의가 사업주체에 대해 갖는 하자보수청구권은 입대의 구성원들의 준총유 재산권이므로 입대표의 정관 기타 규약에 따라 구성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면 적법하게 처분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가 있다.
따라서 개별 입주자가 보증금으로 보수를 하기 위해서는 보증기관에 보증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고 입대의를 통해야만 한다. 이 점 때문에 보증금은 개별 세대의 하자보수에 활용될 수 없다는 오해를 산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은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세대별로 분할 예치된 것도 아니다. 입대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 및 필요 서류를 첨부해 하자보수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객관적 판단을 받은 하자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
보증금은 손해배상청구권에 종속돼 존재하거나 효력을 갖는 권리가 아니다. 이를 보면 보증금은 사업주체의 하자담보책임을 추급하기에 최적의 제도인 셈이다. 집합건물법에 의한 구분소유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과 입대의의 보증금지급청구권은 그 인정근거와 권리관계의 당사자 및 권리내용 등이 서로 다른 별개의 권리로 구분소유자의 하자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제척기간이 지나 소멸하더라도 그와 별개의 권리인 입대의의 하자보수이행청구권 및 보증금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65436 판결).
물론 보증금 제도의 한계는 분명하다. 입대의는 사업주체가 하자보수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보증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사업주체에 하자보수를 청구하고 직접 보수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조치인 것이다. 보증금 제도는 공동주택의 하자 보수를 도모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보험에 그친다.
다음으로 보증금이 보증하는 하자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보증 대상은 사용검사 후 발생한 시공상의 연차별 하자만이다. 사용검사 전 발생한 미시공 등의 하자는 보증금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보증금이 지급된 하자는 추후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다시 인용될 수 없다. 이들 두 채권은 별개의 권리이지만 결과적으로 동일한 하자의 보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두 채무가 겹치는 범위 내에서는 그 중 어느 한 권리를 행사해 하자보수에 갈음한 보수비용 상당이 지급되면 다른 권리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07662 판결).
보증금에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보증금 총액은 총사업비에서 대지의 조성 전 가격을 뺀 금액의 100분의 3에 불과하다. 따라서 초기 하자 외에 장래에 발생할 하자까지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개별 세대 전유부분에 대한 보증금 사용으로 보증금이 소진돼 공용부분 보수에 차질이 생기거나 사업주체가 부실한 경우 보수비용을 입주자가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보증금 제도를 잘 이해하고 미리 숙지해 두면 하자 보수에 유용하다. 보증금 청구에 앞서 하심위의 하자 심사, 분쟁 조정, 분쟁 재정 제도를 활용하면 하자보수에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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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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