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수행품 42장】 신통의 폐해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정법 회상에서 신통을 귀하게 알지 않는 것은 신통이 세상을 제도하는 데에 실다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폐해가 되는 까닭이니, 어찌하여 그런가하면 신통을 원하는 사람은 대개 세속을 피하여 산중에 들며 인도를 떠나 허무에 집착하여 주문이나 진언(眞言) 등으로 일생을 보내는 것이 예사이니, 만일 온 세상이 다 이것을 숭상한다면 사·농·공·상이 무너질 것이요, 인륜 강기(人倫綱紀)가 묵어질 것이며, 또는 그들이 도덕의 근원을 알지 못하고 차서 없는 생각과 옳지 못한 욕심으로 남 다른 재주를 바라고 있으니, 한 때 허령으로 혹 무슨 이적(異蹟)이 나타난다면 그것을 악용하여 세상을 속이고 사람을 해롭게 할 것이라,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신통은 말변(末邊)의 일이라" 하였고, "도덕의 근거가 없이 나타나는 신통은 다못 일종의 마술(魔術)이라"고 하였나니라. 그러나, 사람이 정도(正道)를 잘 수행하여 욕심이 담박하고 행실이 깨끗하면 자성의 광명을 따라 혹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자취가 나타나는 수도 있으나 이것은 구하지 아니하되 자연히 얻어지는 것이라, 어찌 삿된 생각을 가진 중생의 견지로 이를 추측할 수 있으리요.]
핵심주제
【류성태】 신통의 여러 폐해
【한종만】 【신도형】 신통의 폐단
대의 강령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정법 회상에서 신통을 귀하게 알지 않는 것은 세상을 제도하는 데에 이익이 없고 폐해가 되기 때문이다.
1) 신통을 원하는 사람은 대개 세속을 피하여 산중에 들며, 인도를 떠나 허무에 집착하여 주문이나 진언 등으로 일생을 보내므로, 사·농·공·상이 무너질 것이요, 인륜 강기가 묵어질 것이다.
2) 도덕의 근원을 알지 못하고 차서 없는 생각과 옳지 못한 욕심으로 남 다른 재주를 바라고 있으니, 한 때 허령으로 혹 무슨 이적이 나타나면 그것을 악용하여 세상을 속이고 사람을 해롭게 할 것이다.
3) 신통은 말변(末邊)의 일이고, 도덕의 근거가 없이 나타나는 신통은 일종의 마술이라고 하였다.
4) 정도를 잘 수행하여 욕심이 담박하고 행실이 깨끗하면 자성의 광명을 따라 불가사의한 자취가 나타나나 이것은 구하지 아니하되 자연히 얻어지는 것이다.
용어 정의
정법회상(正法會上) 대도 정법을 널리 펴서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교단. 허무 맹랑한 사술(邪術)이나 황당무계한 신통 묘술이 아닌, 사실적이고 진리적인 바른 법을 가르치는 종교.
신통(神通) 신(神)은 헤아릴 수 없다는 뜻, 통(通)은 막히고 걸림이 없다는 뜻. 모든 일에 헤아릴 수 없이 신기하게 통달하는 것.
주문(呪文) 주술적인 작용을 낳게하기 위하여 입으로 외우는 글귀. 대개 일정한 문구를 반복해서 외우는 경우가 많다. 음양가나 술가가 술법을 행할 때 외우는 글.
진언(眞言) ⑴ 거짓말이 아닌 참된 말. 진리의 말. 진실되고 책임있는 말. ⑵ 부처님의 말씀. 성현의 말씀. ⑶ 주문(呪文). 다라니(陀羅尼).
인륜강기(人倫綱紀) 인륜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윤리 도덕. 강기는 법강(法綱)과 풍기(風紀), 또는 강상(綱常)과 기율(紀律). 인륜 강기가 혼란한 세상은 곧 말세.
차서(次序) 차례, 순서
허령(虛靈) ⑴ 마음에 사심 잡념이 없이 영묘 불가사의한 것. ⑵ 포착할 수는 없으나 그 영험이 불가사의한 것. ⑶ 마음이 허(虛)하거나 좌선을 잘못하여 일어나는 착각. 허깨비.
이적(異蹟) ⑴ 기이한 행적, 기행 이적의 준 말. ⑵ 부처님이나 신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불가사의한 일. ⑶ 인간의 힘으로써는 불가능한 일을 부처님이나 하나님의 힘을 입은 특수한 사람이 행하는 일. ⑷ 신통묘술. 이인(異人)이 행하는 호풍환우나 이산도수 같은 일.
말변사(末邊事) 본(本)이 아닌 말(末), 주(主)가 아닌 종(從)이 되는 보잘 것 없는 일. 중요하거나 급히 할 일이 아니라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어서 천천히 해도 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어도 될 일. 신통묘술이나 기행 이적은 정법 수행인의 말변사.
다못 '다만'의 방언(전남)
마술(魔術) 인간의 상식적인 판단으로써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되는 기기묘묘한 현상을 엮어내는 솜씨, 또는 그러한 예능. 마귀들이 행하는 이적.
주석 주해
【류성태】 소태산 대종사가 [법의대전]을 불태우고, 화해에서 이적을 보인 정산종사를 토굴에 잠시 있도록 한 의미를 새겨 보자. 인도상의 요법으로 신통을 멀리하고자 함이었다. [월말통신] 5호를 보면, 한때에 금강산을 유람한 사람이 와서 대종사를 뵙고 날아가는 까마귀를 ‘이리 오너라’ 하고, 독한 뱀이라도 ‘이리 오너라’ 하여 마음대로 한다고 하니 그가 참 도인이 아니냐고 여쭈었다. 이에 대종사는 그것이 참 도인이 아니라 까마귀류 아니면 뱀류가 하는 것일 따름이라 하였다.(인도품 59장)
법의대전(法義大全) 소태산 대종사가 교단 초창기에 구술한 내용을 기록한 책. 대각의 심경을 가사와 한시로 읊어
김광선으로 하여금 기록하게 한 책. 도덕의 정맥이 끊어졌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
세계의 대세가 역수(逆數)가 지나면 순수(順數)가 오며, 장차 새 회상 건설의 계획 등을 말한 것.
【박길진】 어떤 사람이 10여 년 동안 적공을 들여 물 위를 걷는 술법을 알았다고 하자. 그렇다고 그것이 실생활을 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정도를 공부하여 알게 된 사람은 배삯을 주고 타면 되지 않겠는가? … 인도의 후진성이 영국의 강점을 불러왔고, 한국도 유교와 불교의 잘못으로 농공상업을 등한시 하게 되어 국가 발전이 늦어지게 되었다.
【한종만】 신통에 대해 재미를 붙이고 신통하는 것이 도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사농공상이 무너진다. 곧 사회가 무너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신통하려고 하면 세상일을 할 사람이 없다. 대종사는 신통의 경지를 체험했으면서도 앞으로의 법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해서 [법의대전]을 불태운 것이다. 지금 법의대전이 남아 있다면 정전, 대종경 보다 법의대전을 더 좋아할 것이다.
【신도형】 1) 세상을 제도하는데 실다운 이익이 없고 차서없는 생각과 옳지 못한 욕심으로 특이한 재주를 바라기 때문에 ①세상을 피하여 산중에 들고, ②인도를 떠나 허무에 집착하여 일생을 보내며, ③세상을 속이고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고로 도덕의 근거가 없이 나타나는 신통은 일종의 마술이다.
2) 정도를 잘 수행하여 욕심이 담박하고 행실이 깨끗하면 자성의 광명을 따라 혹 불가사의한 자취가 나타나는 수도 있다. 이것은 구하지 아니하되 자연히 나타나는 것이다.
관련 법문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1 기연편 7장】 정산 종사 구도 일념으로 전라도에 방황하실 제, 정읍 화해리 김해운(金海運)이 뵈옵고 크게 기쁜 마음을 내어 집에 청하여 알뜰히 공경하며 시봉하더니, 드디어 그의 집에서 대종사와 만나시니라. 후일, 학인이 여쭙기를 [화해리에서 대종사님 만나시기 전에는 종종 이적을 나투셨다 하오니 어떠한 공부의 결과이오니까.] 대답하시기를 [내가 그 때는 도를 몰랐기 때문에 부질 없는 일이 나타났으며, 혹 때로 나도 모르는 가운데 이상한 자취가 있었을 따름이니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1 기연편 11장】 말씀하시기를 [과거에 모든 부처님이 많이 지나가셨으나 우리 대종사의 교법처럼 원만한 교법은 전무 후무하나니, 그 첫째는 일원상을 진리의 근원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일체를 이 일원에 통합하여 신앙과 수행에 직접 활용케 하여 주셨음이요, 둘째는 사은의 큰 윤리를 밝히시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윤리 뿐 아니라 천지 부모 동포 법률과 우리 사이의 윤리 인연을 원만하게 통달시켜 주셨음이요, 세째는 이적을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인도상 요법으로 주체를 삼아 진리와 사실에 맞은 원만한 대도로써 대중을 제도하는 참다운 법을 삼아 주셨음이라, 아직도 대종사를 참으로 아는 이가 많지 않으나 앞으로 세상이 발달하면 할수록 대종사께서 새 주세불이심을 세상이 고루 인증하게 되리라.]
【대종경선외록 2. 유시계후장 16절】 "과거 세상에는 불보살들이나 회상을 연 도인들의 역사와 경전을 꾸밀 때에 태몽(胎夢)을 비롯하여 특별한 이적 특별한 예언 등을 많이 넣어서 장엄이 심하였다. 그것이 그 분들을 신봉하게 하는 데에나 권선(勸善)을 하는 데에는 다소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로 말미암아 일반 대중 가운데에서는 큰 도인이 나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대들은 나의 역사나 경전을 만들 때에 절대로 장엄을 실상에 넘치게 하지 말라."
【대종경선외록 4. 초도이적장 1절】 동서(東西)의 대성(大聖)들이 지나가신 지 오래 되어 구전 심수(口傳心授)의 정법 시대가 멀어짐에 따라 세간에는 예의 염치와 인륜 강기가 끊어지고 도가(道家)에서는 신통 묘술과 이적(異蹟)만 찾는 말법 시대에 대종사께서는 출현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신근(信根)이 엷은 말세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사 대종사께서도 초도(初度) 당시에는 정법을 먼저 내어 놓지 못하시고 부득이 수년 동안 혹 이적과 신력(神力)을 보이시어 중생들의 발심 신앙을 촉구하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신통 묘술은 수양만 주로 하던 선천 음시대(先天陰時代)의 한 장난에 불과한 것이요, 후천 양시대에 영육(靈肉)을 쌍전하고 동정(動靜)을 겸전하는 정법 회상에서는 결단코 중히 여기지 않는 한 마장(魔障)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종사께서 정식 회상을 여신 후에는 이를 일체 보이지 아니하셨을 뿐더러, 혹 이적을 바라는 제자가 있으면 이를 엄중히 경계하시고, 과거에 보이셨던 모든 자취도 이를 일체 기록에 남기지 못하게 하셨던 것이다. 이제 당대 제자들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여섯 가지만을 여기 간추려 적거니와 이 또한 결코 진법(眞法)은 아닌 것이며 계시면 꾸중하실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종경선외록 4. 초도이적장 8절】 한 제자 여쭈었다. "누가 대종사님의 신통(神通) 유무를 묻사오니 어떻게 대답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모른다 하라." 또 여쭈었다. "굳이 물으면 어찌 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큰 신통이 있다고 하라." 또 여쭈었다. "어떤 신통이 있으시다 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우리는 각기 제 마음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데 우리 스승은 우리들의 마음 쓰는 것까지 살펴보시며, 우리는 제 마음도 제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데 우리 스승은 우리들의 마음에 부처님 마음을 접부치는 재주까지 있으시니 그것이 어찌 큰 신통이 아니냐 하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285~287】,【신도형(1974), 교전공부, 595】【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