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서 신부(인천교구, 전 인천가톨릭의료원 부원장)가 2월 22일 면직됐다. 인천교구에 병원 경영 관련 문제제기를 해 온 시민단체와 노조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 용어집”에 따르면 ‘면직’(免職)은 사제로서 더 이상 성무를 집행할 수 없게 하는 처벌이다. 대개 파면이나 환속과 같은 뜻이다.
교구 홍보실 관계자는 박 신부의 면직 이유에 대한 교구의 추가 설명은 없다고 2월 2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박 신부는 학교법인 인천가톨릭학원 사무총장,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 등 인천교구의 병원 관련 여러 직책을 맡고 있던 중 2017년 12월 26일 사제 인사에서 ‘휴양’ 조치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부터 <뉴스타파>는 박 신부가 “본인 개인 명의의 회사를 만들어 병원 측과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엠티피몰(의료테마파크몰)에 입점해 있는 신약개발 업체 주식을 대량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인천 주교좌 답동 성당. ⓒ강한 기자 |
인천시민대책위 양승조 대표, “주교가 사과해야”
보건의료노조,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 필요”
인천성모, 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양승조 공동대표는 인천교구의 박 신부 면직 결정이 “늦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양 대표는 “인천시민대책위가 교구에 문제제기를 한 지 3년”이라며, “지금의 결과는 우리가 요구한 게 맞다는 것 아닌가” 하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구는 박문서 신부를 면직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했다고 보면 안 된다”면서 “교구의 신부이고, 교구의 병원인데 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인천 시민단체와 신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교구와 병원 경영진에 “돈벌이경영 중단, 병원 갑질 근절, 민주노조 사수, 해고자(홍명옥 전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 복직” 등을 요구해 온 보건의료노조는 2월 23일 박 신부 면직은 “사필귀정”이라는 환영 논평을 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제, 인천성모병원의 비정상적인 문제 해결 없이 박문서 신부의 신부직을 박탈하는 면직 조치로 그친다면 꼬리 자르기가 되고 만다”면서 “박 신부가 국제, 인천성모병원의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이후 12년에 걸쳐 벌어진 돈벌이경영과 각종 비리 의혹, 갑질 경영,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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