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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4는 포르쉐 911이 세운 굳건한 성벽을 넘을 수 있을까?
포르쉐 911은 명실상부 최고의 스포츠카다. 1963년 출시 이래 지금까지 8세대로 진화했지만 큰 틀에서의 전통을 꿋꿋이 지켜오는 몇 안 되는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둥근 헤드램프, 날렵한 실루엣, 뒤 엔진은 이제 911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5세대에서 헤드램프 모양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6세대 모델은 다시 둥근 헤드램프를 되찾았다. 911은 이제 스포츠카의 기준이다. 모든 브랜드가 스포츠카를 만들 때 911을 참고하고 목표로 삼는다. 한때 닛산 GT-R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경신하며 포르쉐를 자극했다.
911에 비하면 BMW M4의 역사는 초라하다. 출시된 지 7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작도 911과는 다르다. 911은 처음부터 스포츠카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M4는 4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쿠페로 만들어졌다. 태생이 다른 만큼 성격도 다르다. 911이 본격 스포츠카라면 M4는 고성능 GT에 가깝다.
시트도 911은 2+2 구성이지만 M4는 4인승이다. 둘 다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지만 911은 수평대향, M4는 직렬 6기통이다. 8단 자동변속기 역시 911은 듀얼클러치 방식이다. 출력은 M4가 60마력 높지만 911이 더 가벼워 마력당 무게비는 비슷하다. 두 차의 스펙을 살피던 우린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구성과 방식에 솔깃했고, 흥미로운 대결이 되리란 걸 직감했다. 과연 M4는 스포츠카의 교과서라 불리는 911에 맞설 수 있을까?
주행 품질과 주행 성능
포르쉐 911과 BMW M4의 대결이라면 역시 승부는 주행 성능이 좌우할 것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태어난 차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몇 번이나 만났지만 두 모델의 진화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성능은 물론 엄청난 고성능을 꽤 안락하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잣대가 조금 복잡해졌다. 주행 품질과 승차감도 좋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겨서다.
M4는 솔직히 이전 세대에 홍역을 치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경험했다. 과도한 출력은 안정성을 해칠 뿐 아니라 오히려 차를 느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토크를 제어하기 어려워 코너를 탈출한 후 가속이 쉽지 않았고, 자세제어장치를 끄면 직진 가속 중에도 접지력을 잃기 십상이었다. 신형 G82 M4는 이 문제를 깔끔히 해결했다. 그것도 이전보다 강한 엔진 출력을 갖고 말이다.
오늘 시승한 M4 컴페티션 모델은 일반 M4보다 강한 최고출력 510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최대토크는 66.3kg·m로 이전 모델의 컴페티션보다 15% 이상 강력해졌다. 그런데도 가속페달을 밟는 게 겁나지 않는다. 타이어가 땅을 움켜쥐는 안심감이 비교 불가다.
G30 5시리즈부터 시작된 코드네임 G 시대는 CLAR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게 정말 신의 한 수다.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시작한다. 그래서 조종 성능의 한계가 높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굳이 단단한 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아도 돼 승차감도 좋다. 역시 뼈대가 문제였다. 그리고 2세대 4시리즈는 3시리즈와 상당히 다르다. 더 낮고 더 넓다.
단순히 문짝 개수만 다른 3시리즈가 아니란 얘기다. 조종 감각도 더 명료하고 탄탄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M의 이름에는 M3보다 M4의 조종 특성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M4는 고성능 GT 쿠페에 잘 어울린다. M3보다 단단하지만 승차감은 전혀 나쁘지 않고, FR 방식에 앞뒤 무게 배분이 5:5라 고속 순항성이 우수하다. 게다가 출발부터 대단히 풍성한 토크로 파워를 만끽하며 뿌듯함을 느끼기에 매우 좋다. 늘어난 토크와 8단 스텝트로닉으로 바뀐 변속기가 이런 풍성한 주행에 더욱 잘 어울린다. 주행 질감은 ‘고급’과 ‘고성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도한 출력이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망치지 않도록 DSC는 아주 섬세하게, 그러나 상당히 일찍 주행 감각을 가다듬는다.
운전대 록투록은 2.2바퀴. 상당히 빠른 조향 기어비다. 민첩하게 앞머리가 선회를 시작할 순 있지만 앞 타이어의 접지력이 미처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선회 초기에 언더스티어를 낼 수도 있는 다소 과격한 기어비다. 앞뒤 무게 배분이 5:5라도 관성이 많이 작용하는 FR 방식인 경우에는 더 그럴 가능성이 있다. 테스트가 필요하다. 바로 슬라럼과 회피 기동 테스트다.
슬라럼에서 M4는 조종하는 맛이 좋았다. 맛이 좋다는 건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내 명령대로 차가 잘 따라오기는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을 만큼 극단적인 접지력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M4는 선회 초기에 아주 약간의 언더스티어를 보이고, 뒷바퀴도 약간의 시간차를 갖고 코너를 따라온다. 하지만 불안한 감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손맛으로 재미가 느껴진다(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911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DSC를 껐을 때의 슬라럼 감각이다. 선회 초기에 언더스티어가 커진다. DSC를 켠 상태에서 느껴졌던 아주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의도적으로 허락한 것이라는 뜻이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 재미를 허용했다는 뜻이다. 나쁘지 않다. 보다 과격한 회피 기동에서는 언더스티어 느낌이 조금 더 커졌지만 뒷바퀴가 허둥대는 경향은 전혀 없다. 우수한 조종성능이다. 그러나 911을 탄 순간 M4는 승용차 기반의 고성능 모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출발점이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911 카레라 S는 911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이다. 하지만 성능은 전혀 엔트리가 아니다. 이 차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주행 안정성과 조종 성능이 월등하다. 여기에 승차감도 좋고 노면 소음까지 잘 차단한다. 휠베이스가 10cm 길어지면서 GT 세계로 접어든 991(7세대 911)의 변신이 완성돼간다는 느낌이 든다. 8세대 911은 파워트레인이 좀 더 앞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이젠 RR이 아니라 리어 미드십 모델이라 해도 될 정도가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앞머리 하중이 M4보다는 가볍다. 그렇다면 슬라럼에선 가벼운 앞머리 하중이 민첩한 선회 특성으로 작용할까? 아니면 부족한 접지력으로 작용할까?
포르쉐 911
BMW M4
슬라럼 테스트에서 911 카레라 S는 내 입에서 거의 욕이 나오게 했다. 내가 할 일이 별로 없다. 앞머리는 정확하게 돌고, 뒷바퀴는 한 치의 시간차도 없이 앞머리 궤적을 뒤따른다. 평소보다 훨씬 빠른 시속 80km로 슬라럼 테스트를 해도 움직임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슬라럼을 먹어 치운다. 심지어는 고속 코너링에서도 앞머리가 가벼워지는 현상이 내 실력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주행할 때의 주행 감각은 참 평온하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별로 없다.
두 세대 전 911에서는 노면의 모래알 튀는 소리가 ‘촤아~’ 하며 실내로 전해지곤 해 피곤하기도 했지만 991 이후로는 그런 게 전혀 없다. 파워트레인의 기계음과 배기음이 실내로 파고들지만 기분을 돋우는 정도다. 아, 평온함의 원인이 하나 더 있다.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자연스럽게 힘을 내는 엔진이다. M4의 불끈거리는 저회전 토크 같은 격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911은 회전수를 올려가면서 정확하게 이에 비례해 힘을 높이는 느낌이다. 자연흡기 엔진은 아니지만 자연 출력 엔진이라고 부르면 되겠다. M4 엔진보다 출력이 낮기 때문은 전혀 아니다. 911은 무르익었다. 조종 감각에서는 원래 예상대로다. 그러나 주행 감각에서도 이젠 피로도가 별로 없다.
제동 성능과 발진 가속
두 모델의 제동 성능 역시 매우 우수했다. 노면이 살짝 젖었는데도 시속 80km에서 제동거리가 911은 21.48m, M4는 23.43m로 훌륭한 기록을 보였다. 시속 60km 제동 시험에서도 특별한 반전은 없었다. 결국은 무게가 관건이었다. 더 무거운 M4가 조금 더 제동거리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911이 노즈 다이브를 좀 더 깔끔하게 억제했다는 점에서 제동 안정성에 유리했다. 그러나 M4의 제동 성능은 승용차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M4의 제동거리 편차가 커졌다는 점이다. 비가 조금씩 오는 노면이었기에 접지 상태가 조금만 달라져도 기록에 영향을 미칠 만큼 M4는 제동을 위해 타이어 마찰력을 최대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에 비해 911은 타이어 마찰력에 약간의 여유를 두고 제동력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절대 제동성능에선 약간 손해가 나지만 노면 요철이나 마찰계수의 변화 등 돌발 요소에서도 제동 성능이나 안정성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그럼에도 911이 이겼으니 제동 성능도 911이 이겼다.
두 모델의 발진가속 성능은 4초 중반의 대단히 우수한 기록을 보였다. 특히 뒷바퀴굴림 모델이 젖은 노면에서 이런 기록을 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911은 M4를 0.3초 차이로 이겼다. 일단 두 모델의 마력 대 무게비는 거의 같으므로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바로 출발에서 보인 아주 작은 차이다.
포르쉐 911
BMW M4
911은 PDK, 즉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한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고출력 모델의 발진가속 시험에서는 조금 불리하다. 클러치 보호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911은 출발을 아주 잘 해냈다.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가속페달을 완전히 밟자 3500rpm 부근을 유지하며 클러치 미팅을 해결했다. 그 결과 0→시속 20km까지 1.11초 만에 도달해 토크컨버터 방식의 M4보다 단 0.03초 뒤졌다. 대단한 기록이다.
또 다른 이유는 M4의 과도한 토크가 911보다 많은 휠 스핀을 발생시킨 것이다. 911도 2단으로 변속할 때 아주 잠깐 휠 스핀이 일어났지만 M4는 1단 가속 후반에 이보다 많은 휠 스핀을 일으켰다. 그 결과 시속 40km에 도달했을 땐 두 모델의 기록 차가 0.22초로 벌어졌다. 시속 60km 도달 시간이 0.38초로 벌어진 건 M4가 시속 45km 부근에서 2단으로 변속했기 때문일 뿐, 911이 시속 65km 부근에서 2단으로 변속한 뒤인 시속 80km 도달 기록이나 두 모델 모두 3단으로 변속한 시속 100km 기록은 모두 0.3초 차이로 일정했다.
다만 더 높은 속도까지 기록을 쟀다면 출력이 높은 M4에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결론을 말하자면 주행 품질과 주행 성능에서는 911의 승리다. 하지만 M4가 진 건 아니다. 단지 상대를 잘못 골랐을 뿐이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운전석과 실내 공간
“포르쉐 911 카레라의 운전석은 영락없는 스포츠카야. 곧추서 있는 운전대만 봐도 스포츠카 콕핏에 앉아 있다는 기분이 확 들어. 하지만 곳곳에서 눈에 띄는 얄팍한 플라스틱은 여전히 적응되질 않아.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선도 너무 딱딱한 플라스틱이고, 운전대에 놓인 모드 다이얼도 그냥 검은색 플라스틱이잖아. 이건 좀 그렇지 않아?”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911의 실내를 둘러보며 말했다.
“백번 양보해서 플라스틱을 많이 쓴 건 눈감아주더라도 표면처리까지 성의 없는 건 좀 아쉽네요. 아우디에서 그대로 가져와 끼워 넣은 부품도 꽤 보이고요.” 고정식도 911의 실내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래도 911의 시트는 고급스럽고 좋아요. 물론 옵션이겠지만 가죽을 둘렀고, 형태가 몸을 단단히 고정해주거든요.” 김선관의 말에 이번엔 안효진 편집장이 나섰다.
“911 운전석에 앉아 인테리어를 훑어보면 운전자가 매우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전대 위에 있는 기능만으로도 이 차가 주는 즐거움을 손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다들 동의할 거예요.” 911 실내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모두 911의 디지털 계기반에 고개를 가로저었단 사실이다(그래도 가운데 RPM 게이지를 아날로그로 남겨둬 다행이다).
포르쉐 911
BMW M4
“실내는 한눈에 보기에도 M4가 훨씬 나아요. 같은 플라스틱이더라도 표면 톤을 다양하게 썼고, 탄소섬유와 금속 소재도 아끼지 않았어요. 시트도 탄소섬유를 두른 버킷 시트가 들어갔죠. M4는 탄소섬유로 부품을 대체해 플라스틱 패널과 가죽 시트를 쓴 모델에 비해 25kg 감량했어요. 이 정도면 과격해 보이는 버킷 시트를 단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고정식의 말에 윤수정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M4는 확실히 트렌디해요. 탄소섬유를 넉넉히 두른 시트와 디지털 계기반, 선명한 화질의 서라운드 뷰 모니터까지 최신 모델다웠어요. 파란 시트에 형광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것도 싱그러웠고요. 하지만 단점도 있어요. 타고 내릴 때 너무 힘들다는 거죠. 911은 우아하게 내릴 수 있다면 M4는 곡소리란 곡소리는 다 내야 내릴 수 있어요.” 그랬다. 우린 M4에 타고 내릴 때마다 엉덩이 양쪽이 불룩 튀어나온 버킷 시트 탓에 ‘어이쿠’ 소리를 내야 했다. 그래도 M4 시트는 생긴 것에 비해 꽤 편하고 몸도 잘 잡아줬다.
편의장비를 따져도 M4가 한 수 위다. 시승차로 온 911 카레라 S는 값이 M4보다 9000만 원 남짓 비싸지만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와 열선 스티어링휠 같은 소소한 기능이 빠져 있다. 반면 M4는 위에 언급한 두 기능뿐 아니라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후진 어시스턴트, 오토홀드도 챙겼다. M4가 911 카레라 S보다 못한 건 통풍 시트가 없다는 것뿐이었다. 911에는 스마트폰을 둘 공간도 찾기 어렵다. 센터터널에 컵홀더가 하나뿐인데(또 하나는 글러브박스 바깥쪽에 있다) 구멍이 크지 않아 스마트폰이 들어가지 않는다. 흠, 911을 운전할 땐 스마트폰을 잠시 꺼둬도 좋다는 뜻일까?
포르쉐 911
BMW M4
“그래도 시트가 달랑 두 개인 것보다는 2+2가 활용성은 좋잖아요. 더욱이 911은 엔진이 뒤에 있어 트렁크도 보닛 아래에만 있으니 수납공간이 많이 부족한데 둘이 타도 겨울에 외투 둘 공간이 있다는 것, 가방 둘 곳이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에요.” 고정식의 이 말은 칭찬일까? ‘디스’일까? 운전석과 실내 공간에서 우린 모두 M4의 손을 들었다. 이론의 여지는 없었다. 서인수(프리랜스 에디터)
연비
두 차의 연비를 측정한다고 하니 다들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나 같아도 그랬을 거다. 두 차는 운전의 짜릿함을 좇는 스포츠카다. 배기량은 비교적 작은(?) 3.0ℓ밖에 안 되지만 발휘하는 출력이 400마력이 넘는다. 이런 차들에선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없다. 장은지가 가장 먼저 침묵을 깼다. “두 차 모두 고회전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가고 911은 최고출력이 6500rpm에서, M4는 6250rpm에서 나와요. 과연 이들이 연비 생각을 했을까요?”
고정식 역시 장은지와 의견을 같이했다. “둘 다 주행 성능에 특화된 차들이라 인증 기준을 넘기는 것 이상으로 연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M4 무게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부품이 늘어난 건데 그런 출혈을 더 감수하려 했을까 모르겠네요.”
스포츠카의 최고 덕목이라면 역시나 성능이다. 하지만 이제 스포츠카들도 연비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더 오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으니까. 포르쉐와 BMW 역시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911과 M4 엔진에 가솔린 미립자 필터(GPF)를 단 것도 이 때문이다(유럽연합에서는 2018년부터 미세먼지 배출 규제 때문에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GPF를 의무 장착하는 데 합의했다).
두 브랜드가 대단한 건 이런 상황에서도 성능을 이전보다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이전 세대 3.8ℓ 911 카레라 4(코드명 991)는 450마력의 힘으로 0→시속 100km 가속을 4.1초에 끊지만 이번 모델은 3.0ℓ 450마력 엔진으로 3.5초를 기록한다. M4도 마찬가지다. 이전 세대 M4 컴페티션보다 60마력이 높아졌고, 0→100km 가속 시간은 3.9초로 이전 세대 M3 CS가 내는 기록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