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연중 제1주간 토요일)
예수님의 은혜를 잊지 마시기를….
얼마 전에 “진짜 내가 죄인인가?”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재판정에 한 죄인이 붙들려 왔습니다. 판사가 그의 기록을 보고 이제 죄인에게 어떤 형량을 선고하려고 준비했습니다.
죄인은 판사에게 선처를 바랍니다.
‘판사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초범이니까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저에게 딸린 자식들도 있고, 두 살짜리 어린아이도 있고, 제가 먹여 살릴 가족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번 한 번만 선처해 주시면 제가 다음부터는 절대 안 그러겠습니다.’하고 죽을죄를 지었다고 읍소했습니다.그랬더니 판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당신 죄는 죽을죄는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교도소에 가서 한 6개월만 반성하고 오십시오.’
그랬더니 이 죄인의 안색이 싹 바뀌면서 불평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6개월이나 살라는 것’입니까?”어찌 보면, 이것이 인간의 모습입니다.
‘죄인’이라는 말을 하지만 ‘진짜 내가 죄인인가?’라는 ‘예’라고 선뜩 대답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라는 세리를 보시고 “나를 따라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레위의 마음이 무너진 것처럼 큰 번민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레위는 돈에 영혼을 팔았고, 돈 때문에 같은 민족을 배반했고, 하느님의 율법도 지키지 않았고 하느님을 경외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레위는 많은 돈을 벌었음에도, 정작 자신은 영적으로 너무 비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자신의 무거운 짐 때문에 심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레위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난 뒤에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에 대해 애통해하면서 목마른 심정으로 죄를 용서받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레위의 마음을 보시고 부르시어, 그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당신의 제자로 삼으신 것입니다.
더 은혜로운 것은, 예수님께서 레위를 보시고 “나를 따라라”라고 말씀하셨을 때, 레위는 바로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레위의 이런 행동은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라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고, 이 모든 것이 예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습니다.
즉, 죄인의 자리에서 은혜의 자리로 옮겨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 은혜의 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1997년 사제 서품을 받고 보좌 사제를 3년 하다가 2000년도에 광주 월산동 성당에서 첫 본당 주임 사제로 사목을 할 때입니다.
“월산동 성당 안에 성모 유치원이 있습니다.
유치원 졸업식이 끝나고 졸업하는 아이 중에 너무 잘생기고 귀여운 남자아이가 보여서 ‘너, 나중에 크면 신부님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꼬마가 저를 쳐다보더니 이런 말을 합니다.
‘신부님, 제가 미쳤어요.’
그날 ‘신부님’이라고 불리는 저는 아이의 눈에 ‘미친 사제’로 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미친 사제’라는 소리가 싫지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그곳에 있었던 그 사제는 ‘하느님께 미친 사제’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중풍 병자를 데리고 온 사람들의 믿음을 보시고 죄를 용서해주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하느님께 미친 이들’의 죄와 허물을 다 잊으시고,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제 “바라건대, 하느님의 거룩한 얼굴을 잃지 않는 예수님의 사람이 되십시오.”“바라건대,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잃지 않는 예수님의 사람이 되십시오.”
“바라건대, 하느님의 위로로 만족할 수 있는 예수님의 사람이 되십시오.”
그러므로 고운님들이 매 순간 하느님의 거룩한 얼굴을 바라보고 뜻을 새기며, 하느님의 위로를 받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께 미쳤던 사제의 날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저는 죄인입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고운님들은 미친 듯이 열정을 다하여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의 열매를 맺는 향주 삼덕의 축복으로 예수님이 은혜를 얻어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