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에 목공이라는 걸 시작했으니 이제 막 일년이 넘었다.
톱질배우고 대패날 갈던 그 힘들었던 시기가 어제같은데 벌써 나는 또 한 살을 더 먹었나 보다.
아직도 톱질이 반듯하지 못하고 대패질도 서투른데 어기적 저기적 가구는 만들어 본다.
목공은 차분하게 꼼꼼하게 해야하는데 선생은 나더라 참 설질이 급하다고 한다.
노가다는 공기가 돈이라 빨리빨리 해야하는 것이라 우스개 소리로 대답했지만 반성할 게 많다.
첫번째 시범작으로 조그마한 어항받침대를 만들어 보고 한참을 뿌듯해 했고..
두번째 거실장은 건방지게 욕심을 내어 비싼 월넛나무로 달려 들어 보았는데 장부 맞춤이라는가 제비촉이 깔끔하지 않은게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첫번째와 달리 규모가 엄청 커서 처음으로 가구라는 느낌의 작품(?)이라는 것에 혼자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시건방은 끝은 없는지 집에 망가져 있는 옷 서랍장을 대체하기로 했다. 규모는 집에 것 보다 더 크게하면서 서랍갯수도 5개로하면서 상단은 소형서랍 두개 나란히, 중간치 높이 240미리 서랍장 두개, 제일 하단에는 풍성한 겨울옷을 넣을 수 있게 무려 300미리 높이의 서랍을 구상했다.
두번째 원목 가격에 잠깐 놀라 이번에는 중간정도인 레드오크나무로 선정하고 서랍내부는 미송과 오동나무로 결정했다. 서랍장 측, 후면은 레드오크무늬의 합판으로 하라는 선생님의 권유에 따랐지만 합판이 미국산 고급이라 원목 못지 않게 비싼 것을 알고 나서는 원목으로 하지 않은걸 잠시 후회도 했지만 끝나고 보고 별 차이가 없으면서 원목 다듬기 작업이 없어 훨씬 간편했다.
마찬가지로 일일히 도면을 그려 시작했지만 중간중간 착오에다 실수는 잦은 설계변경을 초래했지만 원래 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작년 12월초에 시작했으니 3개월조금 더 소요되었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작업중 옮기는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주의 사람들 도움을 받아야 했고 무엇보다 부재가 엄청 많아 자주 헷갈리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오일 칠까지 마무리해서 3월 12일 용달차로 서울 집으로 가져왔다.
나무값이 42만원정도, 서랍레일, 서랍손잡이(주물형이라 좀 비싸기는 했지만), 천연오일 등 재료비만 거진 60만원정도 소요되었다. 아마추어지만 내 인건비까지 계상하면 얼마짜리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ㅎㅎ.(일주일 2회 * 3시간/회 *13주 = 78시간. 하루 8시간 일한다고 해서 약 10일 정도. 내 일당을 얼마로 해야하지? 얼마짜리정도 될 것 같애? 아래 사진보고 평가해주라 ㅎ ㅎ)
원래 내가 쓸려고 했었는데 딸래미가 자기 달라고 해서 시집갈 혼수라 미리 생각하고 흔쾌이 주었다. 애비가 직접 만든 원목 가구이니 결혼후는 물론 나중에 손자들에게까지 물려 주라고 신신당부(?) 엄포(?)를 놓기는 했지만 요새 애들이라 이놈의 가구 장래가 확연히 보이지는 않는다.
아들놈이 자기 필요한게 있다면 책만 읽을 수 있는 조그마한 원탁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래 아들놈도 하나 만들어 주어야지 하면서 바로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사각, 직선형의 가구를 만들었는데 이건 곡선가구라는게 또 다시 흥미가 난다.
허지만 부재수가 적고 간단해서 아직 채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거의 다 되었다.
내일 가서 원탁상과 하부 기둥만 장부 연결하면 끝날 것 같다. 그리고 칠해서 주면 마무리..
이번 주말이 아들 생일이라 어제 저녁에 생일 선물 뭐 줄까하고 살짝 애기 했더니 필요한게 없다고해서 얼른 그럼 이번에 만든 탁자로 생일선물 갈음하지고 했더니 좋아하는데 날짜는 생일 당일은 안되고 일주일정도 뒤에 준다고 했다.가능하면 생일날 맞출려고 했는데.....
두번째 서랍장을 친구들한데 자랑도 할 겸 카톡에 올렸더니 대체로 그런대로 잘 만들었다도 하는데 몇몇 짓궂은 친구들은 하체가 좀 부실하다, 볼륨이 없다는 둥 우스개소리로 놀려대기도(?)했지만 다들 조금씩은 부러울 끼다.ㅎㅎㅎ
길영이가 예술작가라고 놀리면서 첫번째 오더를 준다고 한다. 자기 LP장을 두개 만들어 달라고 한다.
야 임마! 아직 그정도는 아니야. 그냥 사서 써!
에이 그래도 의미가 있는건데 니가 만들어 주라...
내참~~이제 목공소도 멀고 해서 그만 둘려고 했는데.....근데 나무값이 의외로 많이 드는거 알고 있재?
..
에구 친구 의뢰품인데 재료비만 받고 만들어 줘야지..하면서 어제 도면 작업을 완료했다.
아마 아들놈 책상이 끝나 다음달 초면 작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4번째 5번째 가구가 내 손에서 탄생되는 건가? 우하하하 ~~
두번째 만든 거실장. 박물관에 있는 우리 고가구 모양을 그대로 흉내되었다. 요새는 방들이 커서 크기는 원본보다 좀더 커게 만들어 길이가 1.8미터.
뭐가 좋은지 코가 좀 벌렁거리는 모습이 내가 봐도 좀 그러네 ㅎㅎㅎ
집에 가져와서 에전에 싸구려 조립식 거실장을 치워버리고 아따라시 한 놈으로 떡하니 설치하니 분위가가 완전 다르더라 ㅎㅎ
서랍장 골격기둥, 뼈대를 장부로 연결한후 목공 아교와 크램프를 이용해서 모양완성
뼈대가 완성되고 서랍레일까지 설치했다. 맨 위쪽 작은 서랍 두개는 나무레일로 처리했다.
안에 들어가 서람들도 다 완성.
서랍장 위 뚜껑을 연결시키는 작업. 장부로 고정하면 원목이 습도등으로 변형될 때 망가지는 수가 있어 약각 유도리를 둘수 있게 팔자형 연결쇠에 연결하는게 좋다는 선생 말씀. 진작에 처음으로 이야기했으면 일부러 장부를 만들 필요도 없었는데 모른척한건지 이제와서 애기한다. 애써 다듬어 놓은 장부를 톱으로 매정하게 절단해야 했었다
마지막 천연오일를 칠한다. 초벌하고 두번더 칠하니 나무 무ㅇ늬가 선명하게 잘 살아 난다
집으로 가져와서 딸래미 방에 들어가기 전에 기념 사진 한장 찰칵~~찰칵~~
아들놈이 인터넷으로 이 그림을 찾아내곤 요걸 만들어 달라고 한다. 직선가구에서 곡선가구로~~도전 시작
첫댓글 ㅎ
첫번째 서랍장은 전문가포스를 느낄정도로 잘만들었다.
재료비도 엄청 비싸네 그려
장비도 엄청 많구
열정에 박수를 보내네
붓글씨는 안하나?
봉희 기술 좋구나...
그러고 보니봉흰 못하는게 없네...ㅎㅎ
작품이 귀티가 난다. 자네 작업하는 모습이 장인의 냄새가 풍기는 것 같고..😃
귀한 자식들 하나씩 만드는 집중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원더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