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 시조집 『시 한 줄에 매달린 정』 발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하였으며, 유서가 깊은 ‘가람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봉주 시조시인이 시조집 『시 한 줄에 매달린 정』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박봉주 시조시인은 시조집 『뜨락만한 여유』 『하늘동 산 번지』 『광화문 촛불』 『봉주르의 사랑시』에 이어 새 시조집 『시 한 줄에 매달린 정』을 새로 발간한 분입니다.
박봉주 시인은 이 외에도 1994년에 여행기 『작은 수첩으로 본 유럽여행』과 2018년에 유모어 책 『유머를 알면 인생이 바뀐다』를 발간하였습니다. 시집 『꿈꾸는 삶이 아름답다』와 시선집 『아름다운 갈등』을 발간하여 문학과 인문학에 높은 식견을 보이는 분입니다.
= 서평(유준호 시인의 해설에서 일부를 발췌)
#1
박 시인은 작품을 늘 새롭게 쓰려고 노력하는 시인으로 시대성에 민감한 시어를 등장시켜 새로운 시조의 면모를 보이는 작품을 창출해 내고 있다. 2020년에 발표한 시조집 『봉주르의 사랑시』를 통해서 젊은 층의 호응을 받더니 이번 작품집에서도 신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방식과 새로 등장하는 신조어와 문명어를 시어로 사용하여 기존의 세대들이 느끼는 시적 감흥과는 사뭇 다른 정서적 감흥을 유발하게 하고 있다. 특별한 수사를 통한 미적 감흥이나 깊이 있는 언어 구사는 물론 때에 따라 젊은 청소년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등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첨단과학 시대의 문학이라 할 만큼 조립된 언어들이 등장하여 기존 언어 진술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느낌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요즘 사회를 최첨단 사회라고 하는데, 이런 사회 현상을 시조에 도입하여 형상화한 시인이 바로 박 시인이라고 하겠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조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여 시적 신선감을 자아내는 점이다.
#2
K-콘텐츠의 열풍」은 처음에는 이런 문화풍토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은 문화의 황무지에서 하나의 ‘가녀린 씨앗’으로 떨어져 숨 가쁜 과정을 거치며 신음하면서도 밝은 세상을 향한 고유의 혼을 쏟아내어 가까스로 이를 성취하였음을 첫수에서 말하고, 둘째 수에서는 이 한국적인 콘텐츠는 갑자기 툭 튕겨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축적된 우리 문화의 산물로 태어난 우리 민족의 혼불로 조심스레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가 뜻하지 않은 열풍으로 민족의 콘텐츠가 된 ‘겨울 연가’가 그 단초가 되었음을 말하고, 이는 일본 열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의 전당 할리우드에까지 진출하여 세계를 설레게 하고 세계적인 이목의 중심이 되었으며, 이를 발판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는 스펙트럼처럼 반사 확산되어 우리의 민족문화가 아름답고 고운 비취색 문화가 되었음을 표현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우리 문화는 영화뿐 아니라 K-팝으로도 전 세계를 풍미(風靡)하고 있다.
#3
인간은 반사 심리가 많다고 하는데 갇혀 있으면 더욱 풀려나고 싶고 안에만 있으라 하면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심리가 강해지는데 이 시조의 시적 자아도 그렇다. 집 안에 격리되어 있으니, 자유를 박탈당한 느낌이 들어 탈출의 꿈을 꾸게 되고 마음껏 외부를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 간절함이 ‘자유, 자유’란 환청으로 들렸다. 자유로운 매미 소리가 자연 속에 있고 싶은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래서 매미의 자유로운 울음소리 ‘반만 끊어’ 그 자유 기운을 ‘집안에 풀어놓고 코로나에 걸린 시적 자아의 아픔을 거기에 털어 넣고 싶어 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가 깃든 밖의 하늘마저 지금은 무더위가 철망처럼 둘러쳐 있다. 이에 코로나 걸린 시적 자아는 마음이 답답하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 격리는 조금은 자유가 있기에 가택연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로 갇혀 지내는 이의 답답함과 자유를 그리는 심정을 엮어 표현한 작품이다.
#4
시인의 경우는 현실적이고 현상적인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실을, 구상어를 사용하여 시조로 형상화하여 현실감을 더욱 느끼게 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현 사회 현실과 첨단 사회의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시인이라 하겠다. 시조는 그 시대에 일어나는 일들을 곡조로 표현한다고 하여 시조(時調)란 명칭을 얻게 되었는데 이를 실증적으로 실천하는 시인이 바로 박 시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