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의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제4대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착좌식이 열린 5월 14일. 오후 2시부터 봉헌될 착좌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당 앞에 도착한 신자들은, 그 시각 하늘에 무지개가 걸린 것을 보고 “새 교구장에 대한 축복의 선물”이라며 교구의 더 밝은 미래를 희망했다.
이날 착좌미사는 정진석 추기경을 포함한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27명,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이형우 아빠스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도․시의원, 국회의원, 기관장 등 각계 인사들, 이용훈 주교의 가족과 은사 등 내빈과 교구 내 수도장상, 평신도까지 3천여 명이 함께했다. 또 평화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는 등 각종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미사 중 거행된 착좌식은 전임 교구장인 최덕기 주교에 의해 주교좌에 새 교구장의 문장이 부착된 데 이어 전임 교구장이 쓰던 목장(牧杖, 주교가 교구에 부임하는 권리의 한 상징으로 '목자'를 의미)이 새 교구장 이용훈 주교에게 전달된 후, 이용훈 주교가 전임 교구장과 교황 대사의 인도에 따라 주교좌에 착좌하는 것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뜨거운 환영의 박수가 뒤를 이었고, 이어서 교구 사제단의 순명서약, 평화의 인사, 교구장 취임사가 이어졌다.
이용훈 주교는 취임사에서 “박해시대 순교자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있는 거룩한 신앙의 땅 위에 세워진 수원교구는, 세상과 인류 구원을 위한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역대 교구장들의 훌륭한 업적을 잘 이어나가고 교구가 더욱 성장해나가기 위해 앞으로 새 복음화(대리구제 발전, 가정성화, 소공동체․청소년신앙생활 활성화), 내적 복음화(신자 영성강화, 수원교구민 정체성 확립), 외적 복음화(지역사회·해외선교, 생명·환경·사회정의 실현, 소외이웃 돌봄)등 3가지 사목방향을 전했다.
착좌미사에 이은 축하식에서는 교구청 직원들의 꽃다발 전달에 이어 수원교구 72만 여 신자들이 9일 기도를 통해 새 교구장을 위해 바친 영적 예물(주교님을 위한 기도 1,824,054회, 묵주기도 9,467,298단 外)이 봉헌됐으며, 전임 교구장의 격려사와 축사(정진석 추기경, 교황대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교구 사제단 대표 성남대리구장 김영옥 신부, 김문수 도지사), 교구장의 답사, 축가가 있었다.
최덕기 주교는 “준비된 교구장님이신 이용훈 주교님이 교구 최고의 목자로서 앞으로 모든 신자, 교구 사제단의 도움 받아 교구장 직을 잘 수행해나가시리라 믿는다”고 격려했으며, 정진석 추기경은 “설립 당시 여러 가지 조건이 미비할 수밖에 없었던 수원교구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밑받침은 역대 교구장 주교님들과 교구 사제단, 그리고 특히 신자들의 신앙심과 노력 덕분”이라고 전했다. [※ 축사 내용 요약 모음 - 하단 참조]
한편, 이날 축하식에서는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이 축가, 플랜카드 축하메시지와 함께 LOVE, UNITAS 라는 카드섹션을 선보여 이용훈 주교에게 사랑과 지지의 뜻을 전했다. 또 축하연에서는 초대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가 이날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건네받은 목장이 윤 대주교가 자신의 수품 때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제2대, 제3대 교구장님을 거쳐 온, 수원교구의 의미있는 상징인 이 목장은 온 교구민이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강조해 만들어졌는데, 이용훈 주교님의 사목 표어 역시 ‘그리스도 안의 일치’”라고 말하며, “주교와 교구민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될 때, 수원교구도 그리스도와 하나 된 교회를 이룰 것이기에 교구장 주교님의 사목하에 깊은 믿음과 사랑의 일치 이룸으로써 이 지역사회에 힘차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착좌식이 거행된 14일은 이용훈 주교의 세례명인 마티아 사도 축일인 동시에, 이용훈 주교의 주교 수품일로서 역시 같은 날 교구장에 착좌하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 3월 30일 교구장에 취임 후 이미 교구장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한 이용훈 주교는 이날 착좌식을 통해 교구장직을 맡게 된 것을 교회 내외에 공적으로 드러냈다.
교구 홍보·전산실
전창남, 우홍균 명예기자
* 사진 - 제4대 교구장 이용훈 주교 착좌식 공동촬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