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밥에는 10가지 곡류가 들어갑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해다미.
전통 약선요리를 하고 있는 이곳을 찾아가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왕방울 크기의 빗속을 달린 것이다.
창녕 나들목에서 계성 화왕산로를 접어들자 빗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화왕산군립공원 내에 있는 옥천저수지 근처에 이르자
오른편에 해다미 입간판이 보였다.
해를 담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뜻을 지닌 해다미는
펜션과 전통차를 마실수 있는 다미원을 비롯
산책로와 소공원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아담하게 꾸며진 나무계단을 통해 야외 데크에 이르자
고향집의 정취를 불러 일으키는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상호는 ‘해다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앞치마를 두른 김인애(57) 대표가 미소로 반겼다.
“펜션을 운영하는 아는 동생에게 연잎밥을 홍보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오히려 음식점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산과 저수지가 어울린 주변 풍광은 제 마음을 편안하게 했거든요.”
함양연밥연구소에서 근무하던 그가 음식점을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마음에 와 닿았다는 의미다.
그는 올해 2월 음식점을 개업한 이후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음식에 그대로 접목 시켰다.
“모든 음식은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요리합니다.
제 손길이 닿는 모든 음식에는 그 특성에 맞게 연잎 가루,
연뿌리 가루, 연 효소가 사용되고 있죠.
힘이 들기는 해도 손님들이 고향에서 먹는 음식 같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가 한동안 생활하던 함양 집을 그대로 두고
이곳 근처에 다시 집을 장만하는 결단을 했던 것도
오직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한 일환이었다.
여기에는 남편 조웅래(69)씨의 협조가 한몫했다.
그는 이곳에서 아내를 도와 묵묵히 서빙을 하고 있다.
“19세 어린 나이에 저에게 시집와 자녀들의 양육과 집안일을 하면서
많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말년에 아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합니다.
평소에도 손맛이 있는 아내의 음식솜씨에 대해
손님들도 제대로 평가를 내리는 것 같아요.
장소가 좁아 갑자기 오시면 자리가 없습니다.”
이처럼 부부가 다정하게 일하는 모습은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맛과 정이 넘치는 해다미가 자연스럽게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는 것은 당연지사.
펜션에 숙박했던 손님들은 물론 대구, 현풍, 부산, 창원,
마산, 함안, 창녕일대에서 이곳을 찾고 있다.
“한 번 음식을 드신 손님들이 고정 고객이 됩니다.
공무원, 병원 관계자, 계원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이 분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손님들에게도 음식물을 남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비록 한끼 드시는 음식일지라도
다 비우고 가는 것이 환경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그가 음식에 대해 말할 때마다 허투루 들은 것이
오히려 미안한 감이 들 정도였다.
음식과 관련된 내공이 숨어 있음을 알수 있다.
연과 연관시킨 음식 하나 하나에 정성스러움이 깃든 것은
내공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로인해 그는 스스로에게 격려를 보낸다.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반복되는 일상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들 때 마다 연구소에서 친딸같이 저를 대했던
이아이자 대표님을 떠올립니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했던 대표님의 모습들을 곁에서 지켜본 저는
반만이라도 따라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한 이 대표는 맛집으로 유명한 문산제일염소불고기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아들에게 가업으로 이어주고는
함양 연 연구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를 계속했다. ‘
숨쉬는 연잎밥을 개발, 함양의 대표적인 먹을 거리로 육성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새벽 3시안에 잔 본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대표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고마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그는 말문을 잊지 못하다 잠시 뜸을 드린후
연잎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잎밥에는 찹쌀, 흑미, 조, 수수, 백미, 현미,
검은콩, 대추, 잣, 땅콩 등 10가지 곡식이 들어갑니다.
연잎밥은 잘 쪄내야 연잎의 고유한 향을 느낄수 있습니다.
잘 못 찌거나 관리를 잘못하면 연잎밥에 대한 거부감을 줄수 있습니다.”
얼마후 달님방 통나무 식탁에 음식이 한상 차려졌다.
연잎밥정식이다. 주 메뉴인 연잎밥과 계절나물,
장아찌, 오리훈제, 된장국 등에서 은은한 연향이 우러 나왔다.
반찬은 줄잡아 20여가지.
그릇에 담긴 연잎밥을 펼치자 윤기가 감돌았다.
그 위에 얹힌 곡류 가공품은 그의 말처럼 품위를 더했다.
그의 요청에 먹을 만큼 젓가락에 집어 들었다.
입맛이 행복했다. 연이어 나물과 장아찌를 한점 집으려다
선명한 색깔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참나물과 깻잎순은 연잎물에 삶아서 연잎 가루로 무쳐 냅니다. 그
러면 색깔이 선명하고 식감이 돕니다.
왕씀바귀, 콩잎, 죽순장아찌는 연잎 끓인 물에 연 효소를 섞어
뜨거울 때 그 위에 부어 저장합니다.”
그는 이외에도 오이소박이, 피클을 만드는 법,
꼬들꼬들한 맛이 나는 말린 죽순나물,
민어 찌는 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온통 연 이야기로 가득 찼다.
그는 음식을 들고 있는 중간 중간 연의 효능에 대해 설명했다.
“연잎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몸과 머리의 열을 내려주고 피를 맑게 해주며 피
부 미용과 혈액순환을 좋게 합니다.
또한 항산화작용, 이뇨작용, 해독작용은 물론
몸의 기력을 회복시켜 주는 물질이 있어
유아, 사춘기소녀, 임산부등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식물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마치
연꽃 밭에 와 있는 느낌을 들었다.
우연히 차림표를 보니 연잎밥 정식외에도 송이밥 정식, 쟁반 비빔국수,
연잎 오리훈제, 돼지등갈비찜, 토종닭 백숙, 토종 옻닭,
낚지 볶음, 삽겹살, 도토리묵, 해물파전, 연잎 막걸리도 취급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문 밖에 나오자
아취형의 선명한 무지개가 보였다.
오후 내내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첫댓글 잘보고감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한번 들리어 보고싶스ㅡㅁ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떻게 카페에서 보니 새삼 새롭네요 !~~~정말 분위기 좋고 경치도 좋고 볼게 아주 많답니다
연밥맛은 깔끔하고 담백해서 저도자주가는 곳이기도 해요
담에 오심 연락하세요
보고 읽기만 하여도 건강이 전해져 오는것 같습니다.
언제나 바쁜 삶을 내려놓고 저리 한가로운 여행을 다닐수 있을지 ...ㅡㅡ;
창녕 화왕산 근처에 있다고요 ^^ 그 곳으로 한 번 가봐야겠네요 ^^
창녕 화왕산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옥천저수지 방향으로 들어 오시면 됩니다. 따뜻한 마음이 음식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꿈이지요, 오늘 어느 전통주 복원에 힘쓰는 젊은 교수님을 뵈었는데, 우리누룩과 밀만 가지고 술을 만드시는 분을 뵈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막걸리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막걸리보다는 탁주가 위이고,,, 아뭏든 음식을 귀하게 만드시는 분들을 보면 그저 부러움과 고개가 절로 ,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