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석 열여덟번째 수필집 [세월의 낙엽편지] 발간
“심연의 사색과 감성을 자극하는 사유의 편지”
류인석 수필집 [세월의 낙엽편지] 값15,000원
도서출판 이든북|ISBN 979-11-6701-303-3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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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대전광역시, (재)대전문화재단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아 발간하였습니다.
류인석 수필가
· 『크리스천문학』(1994) 등단
· 수필집 『세월의 낙엽 편지』 등 18권
· 칼럼집 『이제는 알아야 한다』 외
· 수필선집 『나도 모르는 나에게』
·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 한국문인협회, 대전문인협회 회원
· 원종린수필문학상, 에세이포레 문학상, 대전문학상, 대전광역시문화상(문학부문)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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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감성들을 풀어놓은 수필집
지혜는 누구에게나 소유의 한계나 정량이 없다. 때문에 인간의 삶은 모두가 지혜의 경쟁이다. 지혜의 경쟁은 대상도, 영역도 무한대다. 문자에서 숫자로, 또 타자(他者)에서 자아(自我)로…,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혜의 전환은 자유자재다.
물론 행복도 불행도 모두가 지혜 쓰기 소산(所産)이다. 세상은 이미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다. 우리는 지금 지구(地球) 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우주(宇宙)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고 사색했던 사유의 감성들을 풀어놓은 수필집이다.
수필 감상 -------------------------------------------------
뚜렷한 이유 없이 무엇인가 빼앗기는 것처럼 마음이 허전하다. 집착할 수만 없는 것이 과거라지만, 또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추억이다. 도도한 현실의 문명들이 어둡던 과거를 모두 씻어내려고만 발버둥 치는 게 요즘 세태다. 미개했던 과거가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밝은 오늘의 문명이 더욱 빛나게 되는 것 아닌가.
미개했던 문명 속에 살고 가신 선인들의 추억이 아리고 쓰리게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나만의 사념일까?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 옛날 없는 오늘은 없다. 오늘의 문명도 옛날의 미개에서 발전된 것이다. 봄꽃들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3월 중순 어느 날이다. 좋은 동행들과 어울려 봄나들이 길을 나섰다.
사색, 한 움큼 배낭에 짊어지고 대전 서부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길 1시간 넘게 달려 이른 곳, 청양(靑陽) 칠갑산 아래 정산(定山) 읍내다. 다시 도보로 칠갑산을 넘어 노송 우거진 계곡 산기슭, 옛길을 걷던 중 푸석하게 주저앉은 폐가(廢家) 한 채를 만났다. 해 밝은 양지쪽에 청청한 왕대나무 숲을 두르고 주저앉은 폐가의 정경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썩고 낡아 고랑이 패인 푸석푸석한 초가지붕을 뒤집어쓴 채 가시덤불 마른 잡초 속에 웅크리고 주저앉아 몰락한 산촌의 폐허를 지키고 있다. 뜰 앞 담장도 무너지고 흙벽도 모두 떨어져 쳐다볼수록 음산한 냉기마저 감돈다. 주저앉은 초가집 사연이 아련하게 스친다. 누가 살다 떠난 집인지 알 수 없지만, 왠지 남의 집 사연 같지가 않다.
여기에 터를 잡아 기둥을 세우고 삶을 시작한 사람은 누구였고, 이 터전을 비워두고 떠나야 했던 사람은 또 누구였을까. 주저앉은 빈집 뜰 안이며, 토방 댓돌 사이엔 제멋대로 피어난 노란 민들레꽃만 방실대고 있는 모습이 더욱 애잔하다. 차라리 3월의 화창한 봄빛이 차갑다.
발길 끊긴 지 오래된 듯, 드나들던 길도, 마당도 마른 잡초 속에 체념만 수북하게 쌓였다. 누군가 기다릴 사람도 없고, 또 찾아올 사람도 없는 집이다. 폐가의 옛 사연이듯, 뒷산 청솔가지 사이로 산비둘기 울음소리만 여울진다. 문명의 홍수 속에 일어설 생각조차 놓아버린 산촌의 잔영(殘影)은 그래서 더욱 을씨년스럽다.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부모를 모셔갔을까? 아니면 농촌을 지켜 살던 노인들이 세상을 떠난 후, 아무도 발길 없는 빈집으로 남아 주저앉게 됐을까? 속절없이 무너지고 주저앉은 초가집…. 햇빛 나른한 정오, 깃털 붉은 장닭들의 울음소리가 쩌렁하게 울려댔을 폐가 언저리엔 옛사람들의 영혼이듯 아지랑이만 졸고 있는 적막뿐이다.
-「 추억을 부릴 곳은 어디인가」(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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