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289) 유희삼매 (遊戱三昧)
어린 아이처럼 그냥 잘 놀아라
할 짓 다 하면서도 마음에 무거움이나 걸림이 전혀 없는 존재방식이 곧 천국이며 해탈이다. /셔터스톡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셨다는건 이성적으로 말해 이렇게 표현됩니다. “생명이 일체만물을 만들고 만물 속에서 스스로를 인식했다” 이것을 우린 존재의 자각 또는 현존함이나 깨어남이라고 부르지요.
왜 생명은 가만히 좀 계시지 이렇게도 길고 복잡한 여정을 시작했을까요? 그건 성경에도 니왔듯이 생명(하나님)이 스스로 좋았기 때문입니다. 좋았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재미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살아있는 생명으로선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답답할 노릇입니다. 살아있다면 사실 눈이라도 깜빡거리고 손가락이라도 흔들어 봐야지요. 그래서 나중엔 이런 짓이 선문답에서 생명자리를 가리키는 동작이 된겁니다.
어린아이들을 보세요. 아이들은 자고나면 놀 궁리만 합니다. 우리도 그랬듯이 아이들에겐 모든게 다 신기하고 생생하며 활발발하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이미 유희삼매(遊戱三昧)속에서 잘 살고 있는 겁니다. 애들이 소꿉장난하는 걸 보면 아웅다웅하면서도 스스로 재미있어 하지 않아요?
이렇게 할 짓 다 하면서도 마음에 무거움이나 걸림이 전혀 없는 그 존재방식이 곧 천국이며 해탈입니다. 그래서 예수도 말씀하시길 “누구든 어린아이(마음)처럼 되지 못하면 천국에 들어갈 생각은 꿈도 꾸지마라”고 핵심을 말씀하신 거지요. 그 비결은 아이들도 자기가 하는 언행을 다 알고있기(앎)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독교나 불교나 가르치는 진리는 다 같은 하나인 겁니다. 괜히 어설프게 배워 생각 속에 갇힌 사람들이 자꾸 딴소리할 뿐이지요. 그러니 심각하지 마세요. 우린 생명이 지금 3차원 물질계에서 아무개란 개체로 놀아보는 현상입니다.
마음에 중요한 사명이나 운명의 무게가 있다면 마음이 애들처럼 가벼울까요? 그래서 마음은 본래 비어있기에 아무것도 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걸 좀 고상하게 말해서 반야심경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하는 거지요. 즉 마음은 본래 생명이 만족하게 잘 놀기 위한 소프트웨어기능인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본래 할 일은 그냥 잘 노는 것뿐입니다. 의식주가 다 보장되는 천국에서 산다면 우리가 할일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생명의 특성이 본래 그래서 애들처럼 그냥 노는 거 밖엔 없거든요.
그래서 해탈 견성하면 그담엔 그냥 오온갖고 노는 것(유희삼매)뿐이란 겁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는 욕심 부리고 화내고 변덕부리다가 후회하면서 걱정하고 그래서 또 우울한 마음게임을 아주 심각하게 매일같이 하고 있지요.
지금 우리의 힘든 중생 삶의 본질이 이렇게 노는 거란 말이 생소하신가요? 하지만 삶을 본질적으로 정견해보면 결국 다 자기 마음 갖고 노는 것입니다. 마음공부는 우리가 잘못 놀고 있으니 한번 돌아보고 정신차리고 깨어나서 이제부턴 제대로 잘 놀아보자는 것이지요.
아이들도 소꿉장난 속에서 자기가 일부러 화내고 바가지 긁는걸 압니다. 애들도 할줄 아는걸 왜 우리 어른들은 잊어버리고 말았을까요? 그건 삶의 본질을 까먹은 채 자기 생각, 감정, 감각에 너무 빠져버려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오온개공을 얘기하건만 실천하진 않고 안다면서 패스하고 지나갑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