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자친구는 매년 입동(立冬)을 전후(前後)하여 김치공장을 운영한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이웃친구의 친환경 배추 60포기, 무우 50개 구입하여 하루는 다듬고 하루는 절이고, 하루는 김치를 담가 아들, 딸 그리고 처남댁에 공정하게 배분하여 배달하였다.
그런데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였다. 딸, 사위-당신들 아들(손자) 공부하는데 서울 천호동 너무 씨끄럽고 복잡하다고 고덕동으로 맹자모삼거이천(孟子母三居移遷) 흉내내어 이사(移徙)하였기에 집구경도 할겸 새 아파트에 들어서는 순간 사위 딸 생전처음 김장 담구는 광경이 전개되었다. 절임배추 세 박스 구입하여 나름, 컴프터에서 김장담기 학습하여 두 내외가 정신없이 김장을 담구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의 말씀 “어머니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김장은 제가 담구고 내년서 부터는 아버지 어머니 김장도 우리가 보내 드리겟습니다??”
엄마도 그러하고 설악산곰도 그러하고 눈물이 핑~~. “아이고 내딸, 이제는 김장도 하실 생각을 ... 고맙다 아직은 내가 몇 년을 더 도와줄수있는데..” 불혹(不惑) 중간의나이 딸 사위, 서울에서 자수성가 하느라 눈 코 뜰새없이 여기까지 살아온 모습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만 한데, 한발짝 발전 할말을 잃는다
그러고보니 나의 여자친구 내년이 고희(古稀)다. 딸의 말씀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 설움이. 하기는, 허리 아프다 하면서 김장 담구는 나의 여자친구의 모습, 몹시도 안타까웠는데. 아~ 차라리 잘된일 아닌가? 기회에 이 사건을 며느리 처남 댁에도 “금년으로 설악산곰 댁(宅) 김치공장 폐업하려 합니다 내년부터는 각자(各自)상생(相生) 자기김장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십시다” 통보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싶다. 한편 설움이 밀려온다 딸의 무언(無言)의 통보 “어머니 아버지! 이제는 많이 낡았으니 현역에서 물러나세요?” 뒷간 노인들로 괄시하는것같아서 서운한 마음이.
그러나 설악산곰, 할멈에게 하는 말 “여보! 딸 얘기가 맞아요 당신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어부(漁父)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잡아논 생선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고기를 잡을것인가?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이랍니다” 애써, 마음을 달랜다. 부모자식 함께 나누어 먹는 짜장면이 이렇게 맛 있을수가 없다.
딸의 새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Artheon) 3000세대 차들은 전부 지하에있고 단지내에서는 자전거 이외에는 전동차 통행 일체금지, 자동차길도 없고 전동기 전혀 없는 서울속 산속에 있는것같은 묵언(默言)의 아파트, 우거진 수목(樹木)속에 각종 문화공간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 나의 여자친구 감탄의 연속이다.
이제까지 잘 살아준 사위 딸 아들 며느리! “너희들에게 진심의 감사를 전한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아버지 어머니는 조금도 걱정마라 너희들이 잘 살아주는 것이 천하의 효도(孝道)인 것이다” 살다보면 가끔 꿈 같은 현실도 있는 것 인가보다. 나는 참으로 행복한 설악산곰. 나무관세음보살!
첫댓글 잘하셨습니다.
따님의 심덕이 참 곱습니다.
잘 키우고 가르쳐 한 가정의 주부가 되어 이제 나름의 살림을 꾸려가는 모습이,
어쩌면 앞으로 '해줄 것이 없다'는 섭섭함보다, '해주지 않아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안도감으로 대견하고 흐뭇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의는 배추 9포기로 김장을 이미 마쳤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동치미 담는다기에 무우하고 파를 씼었습니다.
'씼어 주었습니다'라고 쓰면 아내의 일을 덜어 준다는 뜻일까 싶어 공동의 일로 생각하고 '씼었습니다'라고 썼습니다.
당연한 일인데도 이렇게 해명 글을 쓰는 것은 아직도 가사는 아내의 몫이라는 의식의 찌꺼기가 남아 있어서 일까요?
요즘 아파트는 옛날처럼 단순히 주거 공간만이 아니라 문화,체육, 활동에 커미뉴케이션까지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되었습니다.
언젠가, 멋모르고 차를 지상으로 타고 갔다가 쏟아지는 눈총에 어쩔 줄 모르기도 했었지요.
아파트 하나에서도 시니어들은 낯설고 당황하게 됩니다.
안팎의 뷰가 아름답고 넉넉합니다.
김장김치 아홉포기? 유정님 형수님과 고꼽장난?하시나요 크 크 우리도 그렇게 하는것이 옳을 것인데
우리 김장은 산더미, 큰 고무 다라이에 6개, 50kg 8개 생산 하였을 것입니다. 고로 내가 매번 여자친구에게
"여보! 제발 제발" 워낙 손이 커서 그것도 모자라다 합니다. 하는 이유입니다. 아들 2박스, 딸 2박스, 처남
두박스 고로 김치공장 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아마도 내년 부터는 개선 되리라 믿고있습니다만 또
그때 가봐야 알것입니다? 딸내 고덕동 새집 25평 임에도 불구하고 전세9억이라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좋기는 하였으나 돈이 돈이 아니라는 생각, 과연 이런 세상이 옳은것인가 의심이? 할멈은 좋다 좋다하였
으나 저의 마음은 침울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억지 춘향이 은행대출로 모자라는 돈 마련하였다고 하였지만
돈 보태주지못할처지 입 다물고 말았답니다. 유정님! 우리가 살아온길은 확실히 역사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이해하여 주세요. 무지가 죄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