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9일 일요일
[박명관일기회] [오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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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면 흐트러질까
손을 놓으면 날아가 버릴까
애지중지 귀하게 보듬어 키운
외동 딸 시집 보내는 용환 친구의 혼사.
지난 달 만희 친구 아들 혼사에 이은 날짜와 시간만 달리한 같은 웨딩홀 같은 연회장.
이 자리가 그 자리고 그 자리가 이 자리다.
멋진 여자는 운(運) 이고 참한 여자는 복(福) 이고...
참한 여자와 즐거운 시간도 운이고,
멋진 여자와 행복한 시간도 복이고...
운이 복이되고 복이 운이되는
운칠복삼(運七福三) 복칠운삼(福七運三)의 세상.
삼대의 덕(德) 나라지킨 업(業)
심성 좋고 이쁘고 머리까지 좋은 여자로 키워낸건
삼대가 덕(德)을 쌓은 조상의 보(報)이고,
더 할 나위없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
또한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업(業)이다.
열 아들 안부러운 딸 가진 부모 마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 애틋하고 가슴 시린 떠나 보내는 마음.
피아노를 전공으로 유학하면서
발군(拔群)의 성적으로 학위를 취득하고도
장밋빛 미래를 마다하고 부모 곁으로 돌아온
교양과 지성과 미모를 두루 갖춘
이름만 소윤이지
처신(處身)은 대윤인 금지옥엽 고명딸 시집 보내는 날.
아쉽고 고맙고 허전하고, 싱숭하고 생숭한 그렇게 새날은 시작이 된다.
* 눈으로 읽는 글은 문장이 되지만 마음으로 읽는 글은 영혼의 양식이된다.
- 나는 아직 읽고 또 읽어도 재치의 시계에 태엽을 감는 셰익스피어 문학의 언저리만 맴돌고...
나는 아직 듣고 또 들어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버튜아서티(Virtuosity/연주자의 대가적 기교. 묘기)를 느끼지 못하고... -
* 템페스트/셰익스피어/이경식/0912/문학동네
* The Tempest/Beethoven piano sonata No17 Op31 No2
-최소윤 귀국 피아노독주회 연주곡
/2021 09 06 20:00/금호아트홀
입으로 내는 소리는 노래가 되지만
마음으로 내는 소리는 음악이된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친구의 혼사를 축하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지내던 친구들도
오랫만에 반가운 얼굴로 해후(邂逅)한다.
관심과 격려 축하와 축복
추억을 되살리며 허물없이 모여서 함께하는 잊을 수 없는 순간들.
반가운 면면들이 주거니 받거니 덕담을 나눌 수 있는건
이 시대 이 나이에 누구라도 쉽게 누릴 수 있는 평범하고 값싼 행복이 아니다.
이 조은 세월~
이 머찐 날들~
청춘은 가고 추억만 남은
애잔한 옛사랑도 곱씹고 되씹으며
만년(晩年)에 이르면
세상은 기쁠 희(喜) 인생은 즐거울 락(樂),
기쁘고 즐겁고 다 함께 행복한 알흠다운 날들
환상의 트럼펫 오프닝 사운드
천상에서 울려 퍼지는듯한 청아하고 낭랑한 목소리ㅡ
소프라노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가
예식장의 들뜨고 소란한 분위기를 압도한 감동과 감격.
조카와 손주로 꾸며낸 화동들의 꽃 풍선 헌정.
사뿐사뿐 원앙 한쌍이 꽃길을 걸어간다.
축복받은 한쌍의 원앙이 꽃길을 걸어온다.
팡팡~ 파바방~
형형색색 꽃가루 눈이 부시고,
오색 풍선 날아 오르는,
폭죽소리 현란하고 박수소리 넘쳐난다.
축복의 함성, 축복의 팡파아르.
행복한 시간, 행복해 지는 소리.
웃음소리 고함소리 손바닥 마주치며 환호하는 소리...
언젠가 어느땐가 다 함께 행복해 지던 귓가를 스치며 맴도는 소리...
초저녁 다듬이 소리,
늦은 밤 글 읽는 소리,
갓난쟁이 잠못들어 칭얼대고 보채며 울던 소리 그 소리...
므흣하게 바라다 보는 입이 귀에 걸린 그 모습,
본 사람도 전하는 사람도 바람결에 흘려들은 저잣거리 사람들도 다 안다 카더라.
귀는 걸려 있다고 하고 입은 열려 있다고 하지만,
이 시점에 질문은 적절치 않다.
흐뭇함이 먼저인지 므흣함이 나중인지,
귓바퀴가 내려 온건지 입꼬리가 올라 간건지,
안사돈인지 바깥사돈인지 구분을 짓는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점점점... 층층층...
창졸간(倉卒間)에 하늘을 가리며 건물을 에워싸는 핑크빛 운무(雲霧)에 놀란 사람들,
동동동 종종종 오던 걸음 되짚어 가고,
자라등에 놀란 솥뚜껑 증후군,
인접한 소방서 비상대기조도 참사를 예단하고 출동을 저울질(?)하면서,
'우왕좌왕 좌왕우왕 갈팡질팡 하더라'는
2023년 3월 18일 15시 30분
서울 강남 청담동 발 카더라 통신.
2023 0318 1400 1700
청담동 더 드레스 가든 블리스 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