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열차 충돌, 역장의 선로변경 실수탓”
역장 과실치사혐의로 체포돼
사망자 46명으로 늘어나
최소 46명이 숨진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열차 충돌 사고는 역장의 잘못된 선로 변경 지시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다.
2일(현지 시간) 그리스 공영방송 EPT가 입수한 역무실과 기관실 간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전인 지난달 28일 밤 12시 직전 라리사(사고 발생 지역) 역장은 열차 기관사에게 “빨간색 출구 신호등을 지나 네오이포로이 입구 신호등 쪽으로 가라”고 지시한다. 기관사가 “지금 출발하나요”라고 묻자 역장은 “가세요, 가세요”라고 말했다.
선로는 복선이었지만 이로 인해 아테네에서 북부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상행선의 여객열차가 화물열차가 오고 있던 하행선으로 접어들었고, 결국 정면충돌했다고 EPT는 전했다. 두 열차는 충돌하기 전 수 km, 약 12분 동안 한 궤도에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비극적인 인재(人災)”라며 독립기구에 의한 전면 조사를 공언했다. 역장은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됐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사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철도 운영사는 2017년 그리스 구제금융 사태 때 민영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철도 노동조합 측은 “인력 부족과 뒤처진 기술 등 만성적 결함 탓”이라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