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산 볼파크는 새 식구를 맞이했다. 바로 2017년 신인들이다.
1차 지명선수 장지훈(경주고.우완)을 비롯해 드래프트 1라운드 최지광(부산고.우완)부터 10라운드 정성훈(성남고.내야수) 여기에 육성 선수 등 총 13명.
참석하지 못한 신인도 있다. 현재 멕시코에서 열리고 있는 23세 이하 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나원탁(홍익대.포수). 그는 귀국 후 곧장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갈 예정이다.
왼쪽부터 최지광-김성윤-최종현
1일 오후 경산에 모인 신인들은 기초적인 교육과 생활 지침, 프로선수로서의 자세 등 오리엔테이션이 실시됐고 성준 2군 감독으로부터 향후 지도 방향에 대해서도 들었다.2군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한 뒤 엔 부모님들과 볼파크 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도 함께 했다.본격적인 훈련은 2일부터 시작됐다. 몸 상태를 점검 차원이라 트레이너 지시에 따라 포지션 관계없이 신인들끼리만 훈련을 했다. 합류 사흘째인 5일(금) 경산 볼파크를 방문, 이들을 만났다. 원래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이후 취재를 계획했으나 다음 날인 6일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을 따라 나서는 신인이 있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달려갔다.
사진제공 : 삼성라이온즈
마무리캠프 합류 신인 최지광 - 김성윤 - 최종현 “팀 합류 전 날 그러니까 31일에 갑자기 연락받았어요. 일본 가니까 마음의 준비하라고요. 깜짝 놀랐죠."최지광(우완)은 구단의 연락을 받고 마냥 좋기 보단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놨다.“뭔가 보여드리지 않은 상황이라 무조건 잘 보여야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그건 아니죠. 절대 오버 페이스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멀리 내다보면 그게 더 현명한 거 아닐까요? 지금 같아선 쫓겨 오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잘 버텨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는 것이 목표에요.”
장지훈 -최지광
최지광과 함께 인터뷰에 응한 장지훈(우완)은 마무리 캠프에 초대 받지 못했다.“실력이 부족해서 못 가죠. 메디컬 테스트에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어요. 수술할 정도는 아닌데 전 아프지 않고 괜찮거든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일단 경산에서 보강훈련하면서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우수한 신체조건에 부드러운 투구폼과 완급조절. 수비능력 등 장지훈은 고교2학년 때부터 삼성이 점찍어 놓을 만큼 구위나 구속 모두 1차 지명감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많은 이닝을 던진 것도 아니라 몸에 큰 이상이 없으리라 예상했던 것이 빗겨가서일까? 아니면 캠프 명단에서 제외가 된 탓일까?장지훈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순번 대비 보여준 것이 없어 속상하죠. 열심히 몸 만들어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옆에 있던 최지광은 ‘하프피칭 하는 걸 봤는데 볼 정말 좋더라’ 며 풀죽은 동기의 기를 살려주기도 했다.
김성윤
김성윤(외야수)은 최지광에게 캠프 합류 소식을 전달받았다.“전 가장 먼저 정장이 떠올랐어요. 출국 때 정장차림으로 가야 한다고 챙겨 오라는데 없어서 합류 하는 당일 오전에 옷 사러 정신없이 돌아다녔어요. 겨우 구입하고 나서야 캠프 간다는 게 실감 났어요.”김성윤은 포철고 출신으로 4라운드(전체 39번)를 받은 좌투좌타 외야수. 신장이 165cm로 작지만 그 단점을 채워줄 많은 장점이 상위 순번의 이유다.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외야수 순번은 홍현빈(유신고.kt 2R), 김석환(동성고.KIA 3R) 원혁재(홍익대.한화4R) 다음으로 4번째. 신체조건의 열세 속에서도 품고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일지 기대할 만 하다.강한 근성과 공수주 모든 부분에서 적극적인 편이다.“원래 지기 싫어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라 처음 보시는 분들은 오버 한다 느낄 수 도 있겠지만 제 스타일이 그렇다 보니 아마 가서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웃음). 다치지 않는 선에서 저만의 장점 살려 보여드려야죠. 이제 시작이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저를 어필해 보겠습니다.”
최종현
대전고-제주국제대 출신 최종현 (포수)은 5R 전체49번으로 입단했다. 대학 통산 3할 이상의 타율, 3학년 때는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공격형 포수로 인정받았다.“갑자기 연락을 받았어요. (나)원탁이만 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얼떨떨했죠. 원탁이도 곧 합류한다고 하니 경쟁을 해야겠죠?(웃음)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서 눈도장 받고 와야죠.”듬직한 체구와 서글서글한 외모의 최종현은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는 리더쉽과 파이팅을 겸비한 포수. 그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최지광-김성윤-최종현 세명의 공통목표는 마무리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내년 스프링캠프합류까지 이어지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귀한 투수 2명. 김시현- 문용익 올해 신인 지명 행사에서 삼성은 투수를 달랑 3명 뽑았다. 1R에서 최지광을 지목한 뒤 2R에서 포수 나원탁을 선택한 삼성은 3R에서 김시현(강릉고.우완) 그리고 3차례 라운드가 돌아간 뒤 6R에서 문용익(세계사이버대.우완)을 호명한 것이 전부다.투수자원이 풍부한 편도 아닌 걸 감안하면 물음표다. 참고로 LG와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명을 지명했다.김시현,문용익 두 투수를 향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엔 없다.김시현은 181cm로 투수치고 큰 키는 아니지만 최고구속 146km/h를 찍으며 스카우트의 시선을 끌었다.“시즌초반까지만 해도 지명에 대한 기대가 좀 있었는데 중반에 좋지 않아 솔직히 하위순번을 받으면 대학을 가려고 했어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봉황대기 때 이를 악물로 던졌는데 그때 평균구속이 괜찮았거든요 아마 그래서 뽑아주신 것 같아요.”투구폼이 부드럽고 제구도 좋다. 기복이 없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유격수 출신이라 기본기도 탄탄하고 수비도 괜찮다.“쉬면서 체중이 4kg정도 늘었어요. 지명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져서 인 것 같아요(웃음) 합류 3일째라 낯설고 눈치도 보게 되고(웃음) 훈련이 힘든 편은 아닌데 프로라 그런지 체계가 딱 잡혀 있고(웃음) 빨리 팀 분위기 적응하고 선배님들과 친해지고 싶어요.”
문용익-김시현
문용익(우완)도 김시현의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여기 저기 눈치 보게 되고 어렵네요(웃음). 선배님들이 반겨주시고 코치님들도 잘 챙겨주시고 좋으신데 그래도 뭔가 보이지 않는 규율? 선? 그런 게 느껴져요. 대학이랑은 확실히 달라요. 제가 다닌 학교는 훈련량이 많지 않았거든요. 하는 사람만 하고. 솔직히 전 첫 날부터 힘들던데요?(웃음)”올 봄 153km/h을 찍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문용익은 평균구속140대 중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지니고 있다. 향후 밸런스와 파워를 갖춘다면 1군에서 1이닝 정도는 틀어막을 수 있는 불펜감이다. 내야 어디든 맡겨만 달라 최근 몇 년 간 삼성은 유격수 위주의 내야수를 상위순번에서 데려갔다. 그러나 올해는 7R 김태수(한양대) 10R 정성훈(성남고)으로 마감했다.“잘하는 고졸들도 많은데 뽑아주셔서 감사하죠. 열심히 노력해 폐 끼치지 않는 선수가 되겠습니다.”유격수 뿐 만 아니라 2루 3루 어디는 수비가 가능할 뿐 만 아니라 타격 컨택능력, 작전수행능력도 뛰어나 활용도가 높다. 발도 빠른 편이라 대수비, 대주자로 1군 입성을 노릴 만 하다.마른 체형이지만 잔근육형이라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겉보기와 달리 제가 의외로 강단 있거든요. 절실한 마음으로 4년을 기다려온 만큼 잘 버텨 내 살아남을 겁니다.”
김태수 -정성훈
옆에서 숨죽이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성훈(내야수)은 앳된 외모였으나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처음엔 대학도 생각했지만 4년 뒤 어떻게 될 줄 모르잖아요. 수비만큼은 자신 있거든요. 2군 경기 많이 뛰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스로 화려함 보다는 기복 없고 안정감 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라는 밝힌 정성훈은 4살 많은 김태수 형을 졸졸 따라다니며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 서로 의지하며 같이 성장 할래요 ’
나란히 8,9R의 지명을 받은 곽경문과 조현덕은 경상중학교 동기로 어릴 적부터 ‘삼성에 같이 가서 뛰자' 고 다짐했던 친구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제일 친한 친구인데 이렇게 같은 팀에서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 든든하고 좋아요. 솔직히 대학을 포기한 것도 (조)현덕이 영향도 있어요(웃음)”
곽경문은 경북고 1학년 때 이미 남다른 체격과 방망이로 삼성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일찌감치 유명세를 타면서 적지않은 스트레스도 받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수비 보완이 요구된다는 평가는 플레이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2학년 때 야구를 그만 둘까도 생각했어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잘하면 당연한 일이고 못하면 여기저기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았죠. 그래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저를 믿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4년 뒤를 기약하자 대학을 가려했는데 (삼성이)뽑아주셨네요. 고민 많이 했어요. 과연 대학가면 내가 성장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죠. 방망이는 괜찮으니까 팀에 보탬이 되긴 하겠지만 제 야구는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것 같아 프로에서 독하게 해보자 결심하고 입단하기로 했어요."
체형이나 방망이 자질은 타고났다. 문제는 수비. 송구 부분은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할 숙제다. 1루수로서 전체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기본기부터 다시 차근차근 배워가겠다는 것이 곽경문의 계획이다.
조현덕 - 곽경문
대구고 출신 조현덕은 우투우타 외야수로 역시 장거리 타자다. 손목 힘이 좋고 적극적인 타격 성향을 지니고 있고 주루능력도 뛰어나다.“원래 3루수를 하다가 외야로 바꿨어요. 수비 부담감이 줄어들어 타격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성적은 별로였거든요. 가능성을 보고 뽑아주신 것 같아요. (곽)경문이랑 열심히 하자고 단단히 약속했어요.”같은 우투우타라 경쟁의식이 생길만 도 하지만 이들은 win-win을 외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왼쪽 부터 이은형- 조유성- 임승빈
대졸 연습생 3명도 팀에 합류 지명외 육성선수로 입단한 대졸 선수도 만날 수 있었다. 이은형(우완) 임승빈(외야수) 조유성(외야수)이다.경동고- 동아대 출신 우완 이은형은 지명 행사 종료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삼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최고구속은 146이지만 평균은 140대 정도거든요. 올해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어요. 원래 삼성 좋아했는데 연락 주셔서 바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어요.”190cm 103kg으로 하드웨어 자체는 탐낼 만한 선수. 밸런스와 컨트롤을 안정적으로 끌어 올린 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세광고-경남대 출신 외야수 임승빈은 허슬 플레이어. 그래서 유독 부상이 많아 원래 갖고 있던 실력을 다보여주지 못했다.“삼성 외야는 막강하잖아요. 솔직히 막막합니다. 그래도 어렵게 들어온 만큼 포기 할 순 없죠. 저만의 악바리 근성으로 한 자리 꿰차겠습니다.” 조유성은 상원고 시절 3루수로 뛰었으나 고려대 진학 후 외야로 전향한 우투좌타.“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기자는 이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한마디 던졌다. 방출은 년차 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계약금 없이 입단한 연습생의 경우는 1순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은 신인 11명 연습생 3명 등 14명의 새 식구를 맞이했다. 대신 기존의 선수 13명이 팀을 떠났다.김건한.김태완이 은퇴 했고 이정식은 코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서동환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더니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이밖에 우병걸.노진용.박제윤. 배진호. 박상원, 안창하(이상투수) 이동현 이동훈.전승현(이상 타자)도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새 식구를 맞이하는 일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프로는 다르다. 그 숫자만큼 이별수순을 밟아야 하는 이가 존재한다.어리다고 신인이라고 여유를 부리기엔 세상이 만만치 않다.모쪼록 올해 입단한 선수들은 오랫동안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펄펄 날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