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505) - 리우 올림픽에서 새기는 인생의 챔피언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인 리우 올림픽이 7일 밤(현지시각) 리우 데 자네이루 마라카낭 축구장에서 화려한 불꽃과 함께 개막했다. 개막식은 삼바의 나라답게 흥겨운 음악과 댄스 그리고 환경보호에 맞춰졌다. 올림픽 역사 120년 만에 처음으로 남미대륙 브라질에서 열린 31회 올림픽의 개막행사는 네 사간 여 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품은 브라질의 특성을 살려 환경보호와 인류의 공존, 평화와 사랑, 연대 등의 메시지를 차분하게 담아냈다.
작년 7월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행사를 참관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식전 공연부터 선수입장, 개막식, 성화 봉송으로 네 사간 넘게 TV 화면에 비치는 개막행사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이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 흥미와 감동의 물결을 자아낸다.
207개 나라의 선수단이 각기 다른 고유의상과 몸짓을 선보이며 한 시간 넘게 입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투발루, 나우루, 쿡제도 등 인구 만 명 내외의 나라에서 1~2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데 1억 9천만의 인구를 가진 파키스탄에서는 7명의 선수가 참가하고 미국, 브라질, 독일, 호주, 캐나다 등은 500명 넘는 선수단이 보무당당하게 입장한다. 코소보, 시리아, 남수단, 르완다 등 내전과 분쟁을 치른 나라들이 평화와 사랑의 연대에 참가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특히 이번 올림픽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난민 팀'이 출전해 의미를 더했다. 브라질 알파벳 순서로 한국 선수단은 52번째, 북한 선수단은 156번째로 입장했다.
선전을 다짐하며 입장하는 한국선수단
카를로스 루즈만 리우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선수 자원봉사자를 포함하여 전 세계를 두 손 벌려 환영한다. 브라질과 리우 시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남미최초로 열리는 올림픽이 여러분의 것이 되기 바란다.’는 개회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의 ‘난민 팀의 참가를 환영한다. 올림픽은 분쟁, 기아, 다른 이념 등 다양성 속의 일치를 구현하며 평화와 사랑, 연대의 인류애를 실현하는 특별한 무대이다.’는 환영사가 마음에 닿는다.
개막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성화 봉송 최종주자의 점화, 베일에 가린 최종주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 반데를레이 리마다.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1위를 질주하던 리마 선수는 갑작스럽게 난입한 관객의 돌진으로 넘어져 페이스를 잃고 3위로 골인한 비운의 선수, 그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그를 넘어뜨린 관객을 용서하고 경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제력을 보여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경력의 진정한 스포츠맨으로 리우 올림픽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성화 최종주자인 반데를레이 리마 선수가 점화대에 우뚝 섰다
올림픽을 유치한 브라질은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의 난맥으로 현직 대통령은 탄해 소추 중이고 전직 대통령은 기소상태의 불안한 상황,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막선언을 하고 거리에는 올림픽 반대시위가 열리는 등 난감한 형편에 처해 있다. 그러나 브라질은 대자연, 다양성, 환경을 주제로 저예산의 실용적인 개막행사에서 강력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브라질 특유 삼바 춤의 열정과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로 묶는 자연과 역사를 통해 지구촌의 한여름을 꿈과 열정, 희망으로 달구리라.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총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의 별들이 자웅을 겨룬다. 한국은 오늘 새벽(한국시간)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금메달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스포츠맨십, 330여 선수단 모두 정정당당히 겨루어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며칠 전 TV에 출연한 전설의 탁구선수 이에리사 씨의 말이 멋있다. (1973년 사라예보세계타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에리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의 여자탁구감독으로 양영자, 정현숙의 복식우승을 이끌어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챔피언, 여러분 모두가 챔피언으로 우뚝 서기 바란다.’ 그렇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억의 경쟁을 뚫고 선두로 골인한 정자의 유전자를 간직한 챔피언들이다. 우리 모두 성화 점화의 영광을 안은 반데를라이 리마처럼 진정한 인생의 챔피언을 향한 레이스를 펼치자.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디모데 후서 4장 7~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