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간 |
거 리 |
출발 시간 |
소요 시간 |
비 고 |
소 하 동 |
|
02:52 |
|
|
석 수 역 |
2.75 |
03:19 |
27 |
|
호 암 산 |
4.27 |
04:32 |
73 |
|
삼 성 산 |
1.86 |
05:18 |
46 |
|
연 주 대 |
2.31 |
06:52 |
94 |
|
353.3봉 |
2.04 |
07:50 |
58 |
5분 휴식 |
사 당 역 |
3.52 |
11:14 |
204 |
145분 아침 |
계 |
16.75 km |
08:22 |
05:44 |
실 소요시간 |
산행기록
지도 #1
02:52
조용히 집을 나옵니다.
새해 첫 날 첫 새벽.
다른 이들은 무엇을 할까?
아니 산꾼들은 이 시간에 어디 있을까?
지리산?
속리산?
그래!
나는 관악산이다.
경기 5악 중 하나인 관악산을 올해 신년맞이 산행으로 간다!
단지 내에는 택시가 서며 옷깃을 여미는 주민이 내리며 비틀거리다 눈이 마주칩니다.
저 사람은 하루를 마치고 저는 하루를 시작하는 격이군요.
택시를 불러 석수역까지 갈까?
5,000원에 할증료를 내면 한 6,000원 정도 나오려나?
한 3~5분 정도 기다려야 할 것이고....
그냥 가자.
몇 시간 산에서 걸을 놈이 그 거리를 왜 택시를 타.
걸어야지.
소위 산꾼이라는 사람이 배때기가 나온 게 창피하지도 않냐?
이따 정상주에 하산주.
배(腹)를 보면 산에 가나 마나겠지만 그래도 가는 게 조금 나을 거라는 생각에 가는 것이니 만큼 일단 걷자.
저 녀석은 신호를 잘 지키는 것을 보니 음주 운전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네.
아니지 속이 구린 놈들이 저런 신호는 더 잘 지키는 법이기도 하니....
특히나 이런 시간에....
이어폰을 꺼내 음악을 켭니다.
Elton John의 You're song이 나오는군요.
수원 고속도로 진입로를 지나,
03:11
이즈음에서 음악이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로 바뀝니다.
그 다음 곡은 Tonight이겠고....
안양천을 건넙니다.
안양천이라....
안양지맥과 관련하여 굉장히 중요한 물줄기인데 보통은 무시 당하는 물줄기입니다.
하긴 지맥(枝脈)에 대해서 관심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산줄기에 대한 몰이해 때문입니다.
산줄기라...
산맥은 학교 다닐 때 배웠는데 산줄기라....
산줄기 공부 한 번 할까요?
관심없는 이들에게는 백날 떠들어 봤자 잔소리 혹은 알아 듣지도 못하는 얘기지만 그래도 반복하면 학습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백두대간은 어지간한 분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니 여기서는 간단히 지맥을 얘기하기 위하여 정맥은 냄새만 맡고 가기로 합니다.
산줄기에는 계급이 있다.
그리고 산경표는 적당히 유교적 성향을 띠고 있다.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책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산경표는 백두산과 백두대간을 아버지 줄기로 하여 정간, 정맥을 두었다. 그리고 산경표에서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사실 지맥(支脈)이라는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대간이나 정맥의 하위 개념도 암시해 주었다. 이는 성호의 지봉유설이나 이중환의 택리지 그리고 각 실록과 지리지에 무수히 나오는 개념이다.
요약하면 대간 - 정맥(간)만 두고 이들로부터 가지 치는 줄기는 지맥(支脈)이라고 하여 그 개념 정립은 후대로 미루어 두었던 것이다. 주의할 것은 선조들이 설정한 개념은 일단 지맥(支脈)이었고 이는 보통명사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산줄기 산행에서 쓰는 지맥은 지맥(枝脈)이라 하여 대한산경표를 따를 때 여기에 강(江) 이름이나 천(川) 이름을 붙여 고유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강을 산과 달리 보지 않았기 때문에 산줄기를 볼 때 항상 강과 연결하여 생각했다. 그러니까 가지 줄기들을 강을 둘러싼 줄기와 그렇지 않은 줄기로 나누었다. 즉 강을 둘러싼 줄기를 주맥으로 보고 그렇지 않은 줄기를 지맥으로 본 것이다. 주맥은 정간과 정맥이었고 여타 줄기들은 다 지맥이었다. 곧 조선산맥 즉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각 지맥이 작은 산맥으로 나뉘어져 간 것이었다.
그렇게 한 것이 백두대간을 비롯한 1정간 13정맥으로 모두 15개의 산줄기였다. 산경표는 그 산줄기마다 이름을 붙여주었다. 우리나라 산의 조종인 백두산에서 흘러내리는 줄기에는 그 위상에 걸맞게 ‘대(大)’자를 넣어 대간이라 했다. 물론 이름은 산 이름인 백두산과 지리산의 옛 이름인 두류산의 첫 글자를 따서 백두대간이라 했다.
그리고 모든 줄기들이 강을 따라 가다가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맥을 다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강을 중심으로 이름을 붙이거나 그 줄기가 지나는 지방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산줄기 이름을 강에서 따온 것은 노년기 산지의 애매한 줄기의 이어짐을 역으로 물 흐름에서 찾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실제 산경표를 보면 산줄기들이 강을 따라 가다가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맥을 다 하는 것은 장백정간, 낙동정맥, 한남정맥 그리고 낙남정맥 등에 불과하다.
어쨌든
대원칙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함이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맞는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477쪽
정맥은 다음 번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
그 하위 개념인 지맥을 들여다 봅니다.
3. 지리산의 지맥枝脈
지맥은 대간과 정맥의 하위개념이다. 즉 대간大幹〉정맥正脈〉지맥枝脈이니 지맥은 산줄기 계급 체계의 제일 하위에 있는 개념이다. 물론 기맥, 분맥, 단맥, 여맥도 상정할 수 있지만 너무 세분시키는 것이기도 하며 논란만 부추기는 격이니 여기서는 언급을 피한다.
지맥이라는 계급이 붙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즉 ①‘산줄기 요건’으로 백두대간이나 정맥 그리고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지맥에서 가지를 친 줄기여야 한다. 그리고 ②‘물줄기 요건’으로 그 줄기가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와 자신보다 상위등급의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합수점형)여야 하며, ③마지막으로 ‘산줄기의 길이 요건’으로 그 도상거리가 30km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들이다.
다만 ②요건의 경우 산줄기를 조금 더 유용하게 쓰기 위하여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를 두는 바, 가령 관련된 물줄기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울타리형)이나 반도의 모양새를 가진 땅에서 호수나 강 혹은 바다 등으로 진행하는 산줄기(㉰산줄기형)의 경우 등이 그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합수점형, ㉯울타리형, ㉰산줄기형 등 세 가지가 유형에 해당되어야 한다. 좀 어려운 내용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산줄기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니 차근차근 살펴보자.
㉮ ‘합수점合水點’형의 예
좌측 개념도는 백두대간 지리산 입구인 여원재에서 고리봉을 지나 만복대 ~ 반야봉으로 진행하는 대간능선과 대간길의 만복대 바로 앞에서 가지를 쳐 밤재 ~ 견두산 ~ 형제봉을 지나 서시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33.2km의 가지줄기 개념도이다.
이를 위 지맥의 3요건에 대입시켜본다.
보다시피 이 가지 줄기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친 줄기이니 ①요건에 합당하다. 그리고 이 줄기가 백두대간 만복대 부근에서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 서시천이라는 물줄기가 발원을 하는데, 이 서시천이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물줄기인 섬진강과 합류되는 합수점인 개념도 ‘A'의 곳에서 이 줄기의 맥이 잠기게 되니 이 역시 ②요건에 합당! 그리고 이 가지줄기의 도상거리는 33.2km가 되므로 기본 요건인 30km를 넘으므로 이 역시 요건 ③에 합당하다. 그러므로 이 가지줄기는 枝脈이라는 계급을 얻게 되고 그 이름은 강 이름인 서시천을 따서 ’서시지맥‘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이는 고유명사가 된다.
㉯울타리형의 예
합수점형에 비해 설명이 조금 복잡해진다. 산줄기가 여러 개 나오긴 하지만 원리는 같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좌측 개념도의 주主줄기는 역시 백두대간이다.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백두대간에서 큰 줄기인 한남금북정맥이 가지를 쳐 나가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에서 보청천이 발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정맥 이름이 암시하듯 이 산줄기는 금강의 북쪽을 진행한다. 그러므로 이 보청천이 10대 강 중 하나인 금강과 만나는 합수점을 보면 된다.
그런데 이 보청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두 개의 산줄기가 잠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산경표 상으로는 팔음지맥과 금적지맥이 그것이며 대한산경표 상으로는 보청지맥과 보청북지맥이 그것이다. 신산경표와 대한산경표의 차이점에 관해서는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필자가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대한산경표의 이름으로 얘기를 이어가겠다.
똑같은 물줄기로 들어가는 두 산줄기의 우선권은 그 산줄기가 속한 주산줄기의 계급이나 세력에 따른다. 이 경우 백두대간〉정맥이므로 이 물줄기는 백두대간 몫이다. 따라서 보청천과 금강의 합수점으로 잠기는 줄기는 대간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①의 요건을 충족하고 합수점으로 갔으니 이 역시 ②의 요건을 충족한다. 마지막으로 이 가지 줄기의 도상거리가 57.7km가 되니 지맥이라는 계급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 지맥의 이름은 물줄기 보청천의 이름을 따 보청지맥이라 명명한다.
이렇듯 ‘합수점’형인 이 보청지맥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보청천으로 들어온 다른 줄기가 문제이다. 즉 이 줄기 역시 한남금북정맥이라는 정맥에서 분기 되었으므로 ①요건은 충족하며 이 산줄기의 도상거리가 약 49.6km가 되므로 이 역시 ③요건을 충족한다.
다만 합수점은 합수점인데 주主산줄기가 아닌 부副산줄기이기 때문에 위 보청천에 밀리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보청천의 북서쪽 울타리 역할을 하므로 이런 경우는 지맥의 유형 ‘②울타리형’으로 보아 지맥에 편입시키기로 한다. 엄격한 해석보다는 산줄기를 유용하게 사용하자는 취지이다. 따라서 보청천의 북쪽으로 잠기는 산줄기이므로 이름은 ‘보청북지맥’으로 명명한다.
㉰산줄기형의 예
위에서 반도의 모양새를 가진 땅에서 호수나 강 혹은 바다 등으로 진행하는 산줄기의 유형을 ‘산줄기’형이라고 분류한다고 했다. 이는 혹시나 합수점형이나 울타리형으로 분류될 경우 모두 잔가지 가령 여맥이나 단맥 등으로 처리되어 지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됨에 따라 선조들이 물려주신 이 소중한 산하를 유용하게 선용하지 못하는 불합리함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 이해하면 된다.
산자분수령의 대원칙인 합수점으로 가지 않는 특수한 경우니 이를 산자분수령의 예외 유형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강이나 하천을 동원할 수도 없으니 물줄기 이름을 붙이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그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지역의 행정구역 이름을 따서 명명하기로 한다.
물론 이 경우도 ②의 합수점 요건에만 예외가 되기 때문에 ①, ③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위 참고도의 경우 금북정맥의 구수산에서 3.2km 진행한 곳에서 가지를 쳐 태안군 이원면 내리의 후망산 부근에서 잠기는 산줄기는 ‘이원’면의 이름을 따서 이원지맥이라 하고 같은 방법으로 금북정맥의 솔개재에서 1.2km 진행한 곳에서 가지를 쳐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황금산 부근에서 잠기는 산줄기는 대산읍의 이름을 따 대산지맥이라 명명하기로 한 것이다.
- 근간 '현오와 걷는 지리산' 중에서
그럼 위 내용들을 안양지맥에 대입해 볼까요?
참고도 #1
한남정맥이 안성에 있는 칠장산에서 가지를 쳐 한강 하구로 향해 진행하다 수원 광교산을 지나 백운산에 이르러 북쪽으로 가지 하나를 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줄기가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 이 안양천이 발원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 가지 줄기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안양천이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물줄기인 한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가하게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그 가지줄기의 도상거리가 30km가 넘을 경우 이 줄기는 '지맥枝脈'이라는 계급을 가질 수 있음도 이미 살펴봤습니다.
이 줄기의 길이를 측정해 보니 34.8km가 되므로 이는 지맥의 요건을 충족하여 그 물줄기의 이름을 따서 안양지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미리 자세히 살펴봤으므로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뭐하러 이런 걸 알아야 할까요?
그저 우리 선조들께서 알려주신 우리 산줄기를 좀 더 유용하게 쓰고자 함이라면 답이 되겠습니까?
기회 있을 때 또 보죠.
03:19
석수역에 도착합니다.
07시 30분 정도에 낙타봉 부근 약속장소에서 만난다면 앞으로 4시간.
시속 3km의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군요.
이 밤중에......
자, 그럼 오늘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03:23
석수역 맞은 편 도로가 금천구 시흥동과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과의 시계(市界)입니다.
등로는 그 시계를 따라 이어집니다.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일정 구간 관악산 둘레길과 겹치기도 하는군요.
그러니 갈림길이 나올 때 잘 선택해서 걸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빙법은?
우린 능선을 따라 걸으니 무조건 높은 쪽만 선택히면 90%는 맞습니다..
그 안내판이 있는 곳 좌측으로 들어가면 이제부터 산길입니다.
151.3봉을 지나 좌틀하면,
03:40
케른 여러 기가 서 있는 곳을 지나,
03:44
이정표 하나를 보고...
한우물을 따릅니다.
03:53
호암터널 위를 지납니다.
그런데 이 호암터널이라는 이름에 의문이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호암은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의 호입니다.
물론 湖巖이라고 썼을 겁니다.
그리고 이 호암터널은 虎巖일 것이고....
그런데 이 터널을 호암이라고 할 이유가 딱히 있어 보이질 않습니다.
보통 터널 이름을 지을 때에는 부근 동네 이름이나 산 이름을 갖다붙이는 게 보통인데 이곳은 그런 지명이 보이지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근에 고찰인 호압사는 있습니다.
虎壓寺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봅니다.
글쎄요.
왜 호랑이를 누릅니까?
원래 우리는 범이라고 불렀지 호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虎狼이 자체가 범과 늑대의 합성어이기 때문이죠.
그거 가지고 의아하다며 연구까지 한 이들이 있나본데 어쨌든 일제가 해수퇴치작전을 벌이면서 지어진 이름이란 게 유력합니다.
어쨌든 虎壓이라는 이름의 한자어가 범호에 누를 압이니 아마도 그 한자어를 그대로 해석하다 보니 그렇게 해석을 억지로 한 것 같이 보입니다.
이렇게 억지로 해석하는 이름이 어디 한두 개인가요?
04:00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금천구와 광명을 봅니다.
이쯤에서 크게 좌틀하여 호암산 방향을 따릅니다.
낮이고 조망이 트인다면 멀리 인천의 한남정맥 상에 있는 계양산까지 충분히 보일만한 곳입니다.
04:08
340.6봉의 헬기장입니다.
이곳이 삼각점봉이고 분명 3등급삼각점(안양307호)이 있는데 풀에 가려서 찾기가 힘들군요.
그냥 통과합니다.
이곳이 건물터였다는 안내문만 보고 통과.
04:16
석구상을 보고는 좌측으로 크게 우회합니다.
이 정도로 문화대 가치가 없는 유물도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이 관악산은 보잘 것 없는 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양이 가깝다 보니 숭유억불 정책에 의해 불교가 그리 성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되지만 불국토였다던 신라와 고려 때에는?
그러니 풍수지리산 스님들이 터를 볼 때 별 볼일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멋진 관악산을 너무 폄하했었다는 얘깁니다.
04;21
지도 #1의 '가'의 곳을 지나니 이제부턴 암벽구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04:24
지나온 340.6봉 부근을 봅니다.
우측은 독산동과 광명 하안동 부근.
길이 자주 갈라져 아주 어렵게 진행합니다.
흐름은 크게 우틀을 하게 되는군요.
04:32
지도 #1의 '나'의 곳에서 호압사 삼거리를 지나 이제는 금천구를 버리고 관악구과 안양시의 시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운동시설이 있는 동네 주민 편의 시설을 지나면서,
바로 옆의 약수터를 봅니다.
좁은 길을 따라 좀 어렵게 길을 찾습니다.
야간에 이런 길은 한 번 흐름을 놓치면 아주 애를 먹게 됩니다.
이정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제 멋대로 다니는 길이라 샛길이 그만큼 여러 개 나오고....
이럴 때에는 무조건 너른 길을 따라 가는게 상책입니다.
04:35
흐름을 쫓다보니 다행히 너른 길이 나오고 큰 약수터가 나옵니다.
여기가 찬우물입니다.
제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다음 큰 포스트가 삼막사이니 거기까지는 길이 양호할 것이라는 기억입니다.
지도 #2
04:39
이정표를 지나고....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04:46
지도 #2의 '라'의 곳에서 서울대로 떨어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바로 이 길이죠.
지나온 호암산이 보입니다.
우측으로 가면 칼바위 능선이고 제8국기봉이 있는 곳입니다.
04:56
지도 #2의 '마'의 곳에서 깔딱고개를 지납니다.
좌틀하면 역시 서울대로 내려가는 길이죠.
장사를 못하게 돼 있는데....
뒤를 돌아 봅니다.
멋진 야경.
05:03
삼성산 안테나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좌측으로는 관악산의 KBS 안테나와 공군 안테나....
이렇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만 있으면 폰 카메라가 감지를 하는군요.
05:08
줄 한 번 타고 올라가 445.6봉 알애에 있는 거북바위를 지나,
05:09
삼막사 4거리를 지납니다.
좌틀하면 서울대.
직진하여 시멘트 도로를 따릅니다.
05:18
낮이었으면 지름길로 빠져 진행할 수도 있지만 밤이라 그냥 도로를 따라 더 올라가 삼성산 기지국 앞까지 올라갑니다.
455봉 좌측으로 수리산 공군부대 라이트가 밝게 빛나고...
그러니 좌측은 군포와 안양시가지입니다.
가운데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불빛이 백운산이던가?
안양유원지로 내려가는 능선.
05:27
좌측으로 왕관바위.
관악산이 가까워 오고.....
05:36
지도 #2의 '바'의 곳입니다.
여섯 명이 한 팀을 이뤄 신년 일출 산행에 나섰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신년 인사가 새롭습니다.
정말 2019년이군요.
혹시나 하고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니 역시 카톡 문자가 쏟아집니다.
새해 인사는 나이 드신 선배님들이 더 열성적이시군요.
연하장 보내던 버릇이 있어서 그러신가......
거기에 아름다운 문장이 올라옵니다.
삼천포에 계시군요.
해맞이를 가신건가요?
단순히 일출을 보러 가신 것이 아닌 특별한 다른 일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매일 글 한 편씩 써서 카페에 올랴주시고 또 메일로 보내주시니.....
잠시 폰으로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을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길 위의 인문학자 신정일 선생님' 얘기입니다.
05:40
여섯 분을 추월하여 제가 먼저 앞서 갑니다.
보나마나 그분들은 세월아 네월아 하실 분들이니....
그나저나 찬구들을 만날 시간이 두 시간 남았군요.
어떻게 해서라도 연주대 까지는 한 시간 내에 도착을 해야하는데....
06:04
지도 #2의 '사'의 곳입니다.
고도를 높입니다.
06:27
삿갓승군?
무슨 말입니까?
軍이어서 삿갓을 쓴 스님이 의병활동이라도 한곳이라는 얘기?
아니면 群이어서 주변 바위가 그런 형상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까?
06:30
드디어 연주암 사거리로 오는데...
좌측으로 길을 잘못들어 난해한 암봉 길로 들어섰습니다.
씩씩하게 그리로 오르는 사람을 따라 갔더니....
지도 #2의 '아'입니다.
그저 조금 더 지나 좌측으로 난 사면을 따라 가야했습니다.
야간이다 보니.....
바위를 지나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624.8봉에 있는 안테나들이 즐비하고....
여기서 안양시와 헤어지면서 과천시와 만납니다.
그러니 아제부터 과천시와 서울 관악구의 시계를 따라 걷습니다.
좌측은 과천이고 그 뒤가 옥녀봉에서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바로 발 아래에는 연주암이 대낮같이 밝고...
'庵'이 아니라 이제는 '寺'자를 붙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 정도의 규모라면....
06:40
제3깔딱고개를 내려다 보고 바위 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항상 사진 촬영시 멋진 모델이 되는 연주대 암자.
06:52
연주대는 이렇게 평평한 너럭바위 같은 곳이 있는 곳이지.
여기서 임금을 그리워했다나 뭐라나...
만복대의 ‘대臺’의 의미는?
대臺는 보통 외형 상 내려다보았을 때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거나 사방을 관망할 수 있는 바위 꼭대기의 넓고 평평한 반석盤石을 얘기한다. 그런데 바위는 기가 모이는 힘이 대단하여 바위 주변에서 수행하거나 기도하는 것이 효험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큰 바위 주변에 수도처로서의 대臺가 많다는 것이다. 이 기도발이 먹힌다는 것은 비단 스님들의 수행뿐만 아니라 무속인들이 산신으로부터 영험함을 전수받는 데에도 상당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이는 누천년 간 사제지간에 전승 혹은 같은 직업군에서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경험담의 일부로도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러니 이렇게 대단히 신비스러운 바위 주변에 '토굴'들이 많다 보니 큰 바위를 일컫는 '대臺'가 '토굴'의 이름에 붙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리산에는 ‘지리10대’ 가령 문수대, 우번대, 서산대, 문창대 등 이런 ‘대臺’가 10곳 이상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을 굳이 찾는다면 이와 같은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는 암벽과 그 아래로 석간수가 흐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지리산에 있어서 '대臺'의 의미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산재한 유명 수도처에 옛날부터 '대臺'자가 붙어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다. 스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의 수도승들은 땅굴을 파고 기거하면서 수행을 했다 한다. 그러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땅굴 대신에 깊은 산중에 한 칸 암자를 짓는 형태로 변했는데 어쨌든 이런 연유로 하여 자신이 거주하는 곳을 낮추어 일컫는 말로 '토굴土窟'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현대적 의미로 토굴은 혼자 수행할 공간만 있는 조그만 암자의 뜻으로 이해하면 될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낮추어 일컫는 이 '토굴'을 불가에서는 암자와 구별하여 대臺라 칭한다 한다. 그러니 문수대라 함은 문수암을 말하는 것도 되고 묘향대라 함은 묘향암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수도처로서의 '대臺'는 토굴의 다른 이름이며 토굴의 배경이 되는 바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진 17> 문수암 정경. 노고단 아래 있는 토굴로 지리10대 중 하나이다.
그런데 만복대는 이런 ‘대臺’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저 봉우리의 다른 이름 즉 ‘정상이 두드러지게 평평한’의 의미인 돈대墩臺의 뜻으로 쓰였으니 위에서 얘기한 ‘대臺’와는 좀 다르다 하겠다.
- '현오와 걷는 지리산' 초고 중에서
김종열 대장에게 전화를 겁니다.
팀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정시에 만날 수 있을 거라는군요.
저도 한 시간 정도 걸릴 것이니.....
지도 #3
아!
그런데 구름이 꼈군요.
이 시간 지리산 천왕봉은 어떨까요?
후배인 산수님 曰.
"여기 죽인다!"
그 시간 지리산 천왕봉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이 감격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었을까요?
06:59
저도 그저 이 사진 하나 날려줍니다.
저 뒤 두 번째 봉우리로 친구들이 올라오고 있겠군요.
배가 고픕니다.
막걸리 한 잔 사 먹으려다 추워서...
가지고 온 우유 하나 따서 먹습니다.
청계산 라인.....
그런데 나무 계단이 많이 생겼습니다.
로프 잡고 잘못하면 잔돌을 굴리던 그런 위험은 이제 없어졌군요.
덕분에 하산 시간이 단축됩니다.
관악문도 통과하지 못하게 사면으로 유도하고.....
07:09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흉측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관악산의 상징적인 시설물들입니다.
일출은 어떨까요?
역시 구름때문에....
이 시각 남한의 최고봉인 천왕봉의 분위기입니다.
붉은 기운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으니 긴장된 모습으로 저 남해 바다에서 떠오르는 가장 붉은 쪽만 응시하고 있을 겁니다.
조용히...
침만 삼키며....
사실은 여기도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는 않은데.....
아!
새해 첫 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곳이 아닌 지리산 천왕봉에서 보는....
열받을 것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는데 또 "카톡 왔숑!"하며 사진 하나가 뜹니다.
재미 있는 것은 그 옆에 후배 박상복님이 또 자리하고 있었씁니다.
물론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니.....
여긴 금정산.
이 친구는 부산 금정산까지 갔군요.
일출 보러 거기까지....
포기하고 내려갑니다.
꾸역꾸역 올라오면서 묻습니다.
"일출 안 보십니까?"
"예. 오늘은 틀린 것 같습니다. 내년에 오려구요."
아니 이 인간들은 자기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런 멘트는 뭐야?
그저 한 마디 첨언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헬기장을 지나......
친구들은 목적지에서 추위에 떨면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하고...
구름 속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 그 분위기만 보고있는 상황이겠죠.
"카톡왔숑"
발 빠른 여자 산꾼 신정희님은 법계사에서 떡국 한 그릇 얻어먹고 올라가느라 지체하여 천왕봉으로 오르다가 일출을 맞이했군요.
고사목과 암벽과 일출.
그리고 지리산.
제가 지리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소박하게 이 정도로 만족합니다.
07:34
마당바위를 지납니다.
철수 분위기입니다.
이 정도 분위기.....
이 아저씨도 실망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아저씨! 산에 일출 보러 다니셨습니까? 물론 새해 첫 일출이고 하니 분명 나름 의미가 있기는 하죠. 덕분에 발품 팔면서 온몸 운동하셨으니 그것을 만족합시다!"
낙타봉에도 비둘기 때가 앉아 있듯이 줄 서 있습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체....
07:50
만남의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 정도면 상황 종료 아닙니까?
07:56
약속 장소인 관음사 국기봉 철계단 두 개 올라온 전망대.
저 아래 전망대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우리 친구들도 있군요.
"나 도착 했으니 어여 올라오슈!"
이 정도로 만족하셔야지!"
비라도 왔으면 어쩔 뻔 하셨나....
계속 움직이다 가만히 서 있으려니 한기가 느껴지는군요.
파카를 꺼내 입어 보지만 땀이 등을 적시고 있어 그게 곧 식어 버리니...
"카톡 왔숑"
음....
지리산 통신원으로부터 온 사진입니다.
그래도 나는 춥다!
08:10이 조금 넘으니 친구들이 드디어 모습을 나타냅니다.
반가운 악수들을 나누고 7명이 예정하고 있던 아지트로 이동을 합니다.
비닐로 움막을 만들고 그 안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면서 새해 첫 조찬을 관악산에서 떡국으로 합니다.
화기를 다뤄야 하니 혹시나 산불로 이어질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바닥을 깨끗이 정리하고....
그런데 김종열 대장님이 코펠 삼발이를 빠뜨리고 오셨군요.
장가 가는 첫 날 X랄을 집에 놓고 온 격이라나?
목사님(최영준)께서 자신의 버너를 꺼내 핫팩을 깔고 불을 붙여 능숙한 솜씨로 설렁탕 육수를 끓이기 시작!
드디어 천정에 물방울 이 생기면서 움막 안에는 온기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코펠 없이 그냥 저 혼자 가스를 태우고 있는 X랄 없는 버너의 역할은 그나마 '술 데우기'.
누군가 그 무거운 청주까지 가져왔군요.
그걸 까고 작은 코펠에 따라서 데웁니다.
이쯤되면 배부른 얘기 한 마디가 나옵니다.
복어 꼬리를.....
우선 한 순배씩 컵에 잔을 따라놓고...
그러고는 화기애애한 한 자리가 이어집니다.
건배사의 외침은 관악산 관음골에 메아리로 퍼지더군요.
저는 감독님께서 뭘 시킬 때 그거나 주워주고 넘겨 주고는 그저 먹기만 하는 역할!
가장 훌륭한 배역이었습니다.
너무 오래 놀았습니다.
10:21
예전에 절터였던 이곳을 삼삼봉 아래라고 했나요?
10:55
단체 사진도 찍어가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 첫 산행을 즐깁니다.
한 잔 했으니 그래도 조심 조심!
11:12
하산 완료.
11:14
그런데 그냥 헤어지기가 좀 찜찜합니다.
정상주를 했으니 하산주는 필수!
가까운 곳에 가서 다 못한 아쉬움을 나눕니다.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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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해 첫 일출 보러 서울 남산에 올랐다가 사람들만 구경 하고 왔소이다.
전날 해넘이는 그런대로 보긴 했는디~``
아는 사람들과 북악산,인왕산 둘러 봤는디 전화 했음 중간쯤에서 만나 새해 穀酒라도 한잔 했을걸 그랬군.
암튼,
2019 己亥年에도 건강하게 열심히 산에 드시게나.
1/4 화대종주 가신다고?
나이가 몇개인디 지리 종주까지 가시는가?
ㅎㅎㅎ~
甲長 잘 댕겨 오시게나!!!
새해 우리집 뒷산 다녀 오셨군요 ㅎㅎㅎ
저는 관악산만 몇십년 다닌 것 같은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