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바둑에서 복기가 중요하듯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세계적 이슈들을 돌아보는 것이 참 유의미한 정리일 것 같다. 하루에도 셀 수 없는 사건 사고없이 일어나기에 1년이라는 기간 속에 무수한 사건들을 정리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를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헤아리기란 이젠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매스컴에서도 2023년을 맞이하기 위해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다. 방송사별로 언론사별로 올해의 사건들을 나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다. 대동소이한 부분이 있을테이고 분야별로 발표되는 내용들을 훑어보면 대략 영향력을 끼친 사건들을 추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동아엠엔비에서는 올 한 해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이슈들을 11개를 취합 정리해 놓았다. 특히 부제로 '논구술, 면접시험 대비 꼭 알아야 할 시사 상식'이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 대학, 기업 등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겨냥하여 꼭 알아야 할 이슈들을 정리해 내 놓았다. 11명의 기자들이 한 꼭지씩 맡아 전문적으로 파고 드는 현미경식 서술에 꼭 면접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배경이 양국간 켜켜이 쌓이 역사적 연원에 비롯되었다는 서술에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모질고 긴 두 나라의 악연은 882년 세워진 키이우 루스 공국으로 거술러 올라간다. 오늘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뿌리 격인 나라다. 몽골의 침략으로 키이우 루스 공국이 멸망하면서 동슬라브의 종가였던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 중심을 빼앗겼다." (145쪽)
키이우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이며 러시아의 최초 타격 지점이기도 하다. 두 나라의 전쟁은 이제 양국 간의 전쟁이 아닌 전 세계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 원유 시장 변동, 환율 고공 상승 등 우리의 생활 속 깊숙히 전쟁 이전과 이후의 변화 정도가 체감될 정도로 영양력이 크게 다가오고 있다. 해묵은 역사 타령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은 두 나라의 민족의 뿌리가 달린 문제이고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문제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와도 같은 곳일 수 있겠다 싶다.
검찰 수사권 분리의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도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되면서 부터라는 것이 팩트다. 당시 국회에서는 검찰과 경찰 중 어느 기관이 권위주의 독재를 하게 될 위험이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경찰의 피해를 몸소 체험한 당시 사람들은 경찰보다는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몰아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 듯 하다. 오랜 세월에 지나오면서 검찰 수사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급기야 검찰 수사권 분리가 진행되었으나 또 다시 경찰이라는 기관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검찰 수사권 분리라는 문제가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이해 당사자들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용산시대 개막의 의미, 3고(고환율, 고물가, 고금리)가 발생하게 된 배경, 탈원전에서 원전으로 회귀하게 된 이유, 화폐의 신개념인 암호화폐의 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자체 기술로 쏘아올린 누리호의 성공 후일담, 지속되고 있는 미중 패권 다툼, K-로 시작되는 한류의 바람, 마지막으로 보상적 손해배상의 폐해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가야 되는 타당한 이유들에 대해 읽고 독자들의 판단을 정리해 가면 아마도 2022년 큰 이슈들을 관통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