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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친구
나의 친구 중에 한 사람은 거제도에 산다. 50년 지기 친구다.
고등학교 교장을 정년 퇴임한 후 미련 없이 고향으로 귀촌했다.
평소에 자기가 그렇게 하고 싶어했던 유자농장과 염소목장과 꿀벌 양봉장을 차렸다.
집에서 연금이나 타 먹고 놀면 인생이 퇴화되고 망가진다는 신념으로 자연속에서
수 백만 대군을 거느리고 매일 새벽 일찍 일어 나 어린 아이 돌보 듯 염소와 꿀벌과 유자농장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친구가 자랑스럽다.
친구가 사는 거제 고향 앞 바다는 잔잔한 호수 같은 쪽빛 바다 한려수도이다.
한산도와 비진도,매물도가 바로 눈 앞이 보이고, 조금 내려가면 그 유명한 해금강이다.
잔잔한 바다 건너 편에는 한국의 나폴리 통영이 있다.
농장 앞 한려수도는 미국 FDA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청정 한려수도가 펼쳐져 있다.
미국FDA는 이곳 바다목장에서 양식한 굴과 가리비와 기타 해산물만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만큼 바다가 깨끗하다.
한 폭의 수채화로 보이는 바다목장 부이 위로 갈매기 유유히 날고, 관리선이 하얀 포말을 그리며
바다목장 사이를 지나갈 때는 세상만사가 다 이 포말파도에 묻혀지고 천상의 아름다운 마음이
내 가슴속에 스며든다. 어찌 이런 맑은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든다.
'해맑은 날 친구 혼자 동백꽃 피는 언덕 위의 동백나무숲을 거닐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수평선 바다물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보람을 느낀다'는 친구의 고백에
덩달아 내가 천국을 얻은 듯 했다.
한 달 전쯤 큰 스치로풀박스가 택배로 왔다.
아무런 예고없이 거제도 친구가 보낸 선물박스였다. 그 안에는 갓 채집한 싱싱한 굴과 가리비와
해녀들이 갓 잡은 해삼을 한 보따리씩 보내왔다. 처음 해 보는 해삼요리에 신비함을 배웠고
냉동실에 가득 넣고 두고두고 먹는 그 한려수도 청정 해산물 맛은 친구의 향기였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굴이 제일 맛있는 시기가 12월이라고 하면서 한 보따리씩 굴을 보내온다
그 굴로 김장김치를 담글 때 쓰고 남는 것은 냉동실에 보관하여 겨울내내 굴밥과 굴국밥을 해 먹는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친구의 마음은 곧 이심전심이다. '부모 팔아 친구 산다'는 내 고향 속담이
생각난다.
때묻지 않는 자연속에 파묻혀 진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친구의 모습은 내 생활의 멘토이기도 하다.
친구의 멋진 삶이 이 사회의 거울이 되고,인생후반을 보람과 꿈, 긍지와 희망으로 이어지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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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마운 친구네요~~^^
설화수님 감사합니다.
사실 노후의 연금은 돈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찾아 움직일 수 있는 일이지요^^
맞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보람과 기쁨,살맛나는 행복입니다.
나무와 숲님 감사합니다.
바다의 보물을 담아 보내는 친구가 있다는 거, 벗님이 인생을 잘 산거구요.
그리고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 만땅이지요. 부럽습니다.
친구가 바람 한 번 쐬러 오라고 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아씨님 고마워요!
친구분 옆집으로 이사가서 살고 싶을 정도로 부럽습니다
멋진 친구를 두셨네요^^
사는게 별 것 있나요.허심탄회 속 마음을 나누면서
인생초로의 삶속에서 따뜻하게 흐르는 인정의 샘물을 나눠먹고 사는 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맨날 불러도 정감나는 닉네임이신 민들레홀시되어님 감사합니다.
이런 친구분을 가진 님께서는 엄청 부자랍니다.
인생을 잘 살아오신 것이고요...
정말 자랑스런 친구입니다. 우정 영원하길 바랍니다.
대암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