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경상도 고을에 갑돌이와 을축이 그리고 병진이가 살았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친구사이로 함께 서당에 다니며 글을 배웠다.
성년이 되자 세 사람은 과거를 보기위해 공부에 진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나라에서 과거 시험을 시행한다는 방이 나 붙었다.
세 사람은 길 떠날 채비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여인네들의 점집 방문이다.
점쟁이가 뽑아주는 점괘는 그야말로 시험의 당락을 좌우하는 처방이었다.
갑돌이 어머니가 남몰래 점집을 찾았다.
점값을 톡톡히 준비하여 찾아간 것이다.
점괘가 나왔다.
“똥을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갑돌이 어머니가 기겁할 소리를 점쟁이가 하는 것이 아니가.
그러나 어쩔 것이냐.
점괘가 그렇게 나왔다니 믿을 수밖에…….
을축이 어머니도 점집을 찾았다.
그런데 을축이의 점괘도 마찬가지였다.
“똥을 먹어서는 아니 되느니라.”
병진이 어머니도 점집을 찾았다.
병진이의 점괘도 마찬가지였다.
“똥을 먹어서는 아니 되느니라.”였다.
어머니들은 이들이 떠나기 전에 각기 자기 아들에게 점괘를 알려 주며 절대로 “똥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철석같이 일러 주었다.
세 사람은 괴나리봇짐을 싸서 짊어지고 길을 떠났다.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가니 물가에 주막이 한 채 보였다.
주인아주머니가 아기를 업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였다.
주인아주머니에게 하룻밤 묵어 갈 것을 청하자 승낙을 하신다.
을축이가 싸가지고 온 통닭을 내보이며 저녁식사로 닭죽을 끓여 달라고 하였다.
아주머니가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을축이와 병신 이는 몸을 씻으려고 시냇가로 내려갔다.
갑돌이는 점괘가 마음에 걸려 마루에 걸터앉아 아주머니가 닭죽을 끓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솥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죽을 휘 젓고 있을 때 갑자기 업고 있던 아기가 설사를 하는데 똥이 흘러 솥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주머니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계속하여 솥안의 닭죽을 젓고 있었다.
깜짝 놀란 갑돌 이가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조금 있으니 을축이와 병신이가 돌아 왔다.
아주머니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 닭죽을 끓여 저녁상을 차려 왔다.
갑돌이는 배가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닭죽을 먹지 않았다.
을축이와 병진이는 이런 사정을 알 리가 없으니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밤이 되자 두 사람은 일찍 잠이 들었다.
그러나 갑돌이는 허기가 져 잠이 오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깜깜함 밤이었다.
청마루에 혹여나 먹을 것이 있는가 하여 더듬어 보니 손에 잡히는 것이 있었다.
조그마한 무 조각이었다.
배가 곱으니 한입에 넣어 먹어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보니 주인아주머니가 청마루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다.
갑돌이가 무엇을 찾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우리아기가 설사를 해사서 똥구멍 막이 무 동가리를 쓰고 어젯밤에 여기에 두었는데 없어져 버렸네.” 하는 게 아니가.
뒤로 넘어져도 코를 깬다드니 이것이 운명이라면 받아 드려야 한다고 갑돌이는 생각하였다.
갑돌 이는 두 사람을 앉혀 놓고 어제부터 있었던 일을 털어 놓으며 우리의 과거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과거를 포기하고 봇짐을 꾸려 고향으로 돌아갔다.
예로부터 점괘가 맞아 떨어진 경우를 우리는 야사를 통해 많이 접해 왔다.
몇 년 전 ‘관상’ 이란 영화가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못 보았으나 소개 글을 읽어보고 대략 어떤 영화인가를 알게 되었다.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세인의 관심을 폭발시켰다.
점은 사람의 사주를 보고 괘를 뽑아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행위이고, 관상은 사람의 생김새나 얼굴 모습을 보고 그의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행위이다.
점을 치는 행위는 그 기원이 선사시대부터이며 주역이 탄생되면서 체계화 된 듯하다.
관상은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해지는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유형하며 관상학으로 발전했다 한다.
예로부터 인류는 다가올 길흉화복에 대해 불안을 감추지 못했고, 따라서 현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또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종교에 귀의하거나 역술인의 도움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에 와서도 선거철이나 입시철이 다가오면 정치인이나 수험생의 학부모들로 점집이나 철학관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젊은 남녀들은 좋은 짝을 만나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그에 적합한 상으로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한단다.
이렇듯 시대를 불문하고 사주와 관상은 은연중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남들이 사주와 관상을 신봉하든 나로서는 알바 아니나 젊은 사람들이 입사를 위해 또는 미래를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은 일견 긍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내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역시 인생의 ‘길흉화복’은 마음에 있는 고로 마음을 항상 바르게 하고 매사에 정성을 다하면서 사는 것이 복 받을 삶이라는 것이다.
나는 잘 웃는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서 ‘인상이 참 좋다’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는 데 그런 말을 들으면 흐뭇한 마음이 들면서도 과연 나는 그러한가 하고 반문을 한다.
어쨌거나 인상이 조으면 관상이 조은 것이 아니겠는가 하면서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
오늘은 문득 점괘와 관상에 대한 상념이 일었다.
첫댓글 앗따~~
근다고
그깟 점꽤에 과거시험을 포기한다고라
징허게도 나약해가꼬 어째야 쓰까잉~~
요즘 세상에도
풍수지리를 믿어야 하는건지?
우리 막내아들 아파트 매입전에 풍수분이 집터를 봐줬는데
길터라고 무조건 사라고 추천을 받았죠
대모산 정상과 딱 마주친다고 강추했지요
그래서인지~~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이사가서 바로 늦둥이 손자가 10년만에 태어났어요
인력으로는 안되는 불가사의한게 있는거 같아요
사주.관상.풍수지리.중에서
관상은 성형천국에서 자연산이 없으니 믿어도 되나요? ㅎ ㅎ ㅎ
손자를 보셨다니 축하 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
나약한 인간인지라 선거철 입시철 취직 결혼 이사등 점쟁이 도움을 받으니 유명한 점집은 복채를 많이 주고도 바쁘다지요?
흥미는 없지 않치만 본인 의지가 강한 분들은 쉽게 살지요
년초고 토정비결 이라도 보는분들 많겠네요..ㅎ
찬미님.
감사드립니다. ^^
나도 내심 점괘가 흥미있고 궁금합니다.
그러나 신앙이 있고 금하는 것이니
내 개인사는 일체 점보지 않는데,
요즘 시국이 하 수상하고 염려되니
유트브로 무당들 영상은 보네요~ ㅎㅎ
매향님.
감사드립니다. ^^
잘읽고 가네요 재미있게 쓰셨네요~
감사드립니다. ^^
파사님~
신년이 돌아 올때 마다 궁금하다는
옛날 토정비결 생각이 납니다.
건대역 부근에 타로집 앞에는
젊은 남녀들이 서있어 결혼 운을
보로 오는지 모르겠네요.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