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김 삿갓 김김 삿갓삿갓 김삿갓~
1807년 개화기에 태어나
어렸을 때 부터 글 공부를 좋아하여
열 살 전후에 사서삼경 독파
이십세 전후에 장원급제 했네
안동 김씨에 본명은 김병연
어머니를 모시고 아들 둘에 처 하나
중국의 이태백 일본의 판쇼
그렇다면 보여주자 대한민국 김삿갓! (1절)
80년대로서는 파격적이였던 이 노래는 '유치하다'라는 평과 함께 역사의 그늘로 묻히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우리동네 담배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네
짧은 머리 곱게 빚은 것이 정말로 예쁘다네
온 동네 청년들이 너도나도 기웃기웃기웃
그러나 그 아가씨는 새침떼기
앞집의 병열이 녀석은 딱지를 맞았다네
만화가게 진원이 녀석도 딱지를 맞았다네
그렇다면 동네에서 오직 하나 나만 남았는데
아! 기대 하시라 개봉 박두
다음날 아침 일찌부터 담배 하나 사러가서
가지고 간 장미 한 송이를 살짝 건네어 주고
그 아가씨가 놀랄 적에 눈싸움 한 판을 벌인다.
아 자자자자자자자자
아 그 아가씨 웃었어 (1절)
무려 5분 20초라는 파격적인 길이를 자랑하는 이 노래는 쉴새없이 중얼거리는 리듬감,
전달 메세지의 완벽한 나열, '아자자자'라는 정체 불명의 후렴구 등
'랩'뮤직으로 인정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노래를 발표한 송대인 조차도 본인의 공을 주장하지 못했으니...
그 이유는...
4. 그보다 1년 전에 발표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85) 때문이였다.
당대를 풍미한 대 작곡가 김희갑씨가 작곡하고 그의 부인인 방송작가
양민자씨가 작사한 이 노래는 김희갑씨가 나중에 밝혔듯이 분명히 랩을
염두에 두고 작곡된 노래였다. (조용필씨가 랩을 소화 못해서 독백 형식이 되었다 한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장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힌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1절)
1절이 이 분량인데... 무려 3절까지 있다... 6분이면 조용필씨로서는
상당히 숨가쁘게 불렀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이 노래가 한국
최초의 랩이자 세계 최초의 랩인 것인가?
그렇지 않다... 세계 최초의 랩이 되기 위해서는 79년 이전의 작품이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 가요계의 전설 조용필씨 조차 자신이 '랩'의 최초 도입자라는 공적을 감히 어디에서도 내세우지 못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