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夜聞老妓彈琴/朴孝修
달밤에 늙은 기생의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고/박효수
七寶房中歌舞時 / 칠보방주가무시
那知白髮老荒陲 / 나지백발노황수
칠보로 꾸민 방 안에서 노래하고 춤출 때에
백발로 변방에서 늙을 줄 어찌 알았으랴.
無金可買長門賦 / 무금가배장문부
有夢空傳錦字詩 / 유몽공전금자시
장문부를 살 만한 금은 없지만
금자의 시를 부질없이 전할 꿈은 있었네.
球淚幾霑吳練袖 / 구루기점오련수
熏香猶濕越羅衣 / 훈향유습월나의
구슬눈물은 오의 명주소매를 얼마나 적셨던가
피운 향기는 오히려 월의 비단옷을 적시었네.
夜深窓月絃聲苦 / 야십창월현성고
只恨平生無子期 / 지한평생무자기
밤 깊어 창의 달에 거문고소리 괴롭거니
다만 한평생에 종자기 없음만이 한스러워라.
1)長門賦-司馬相如의 賦
2)錦字詩-비단에 짜 넣은 글자 廻文錦字
3)子期-鍾子期를 이름. 춘추시대의 초나라 사람.
백아가 타는 거문고를 들으면 그가 갖는 심정을 알았다 함
박효수(朴孝修)?∼1377(충숙왕 복위 6).
고려 충숙왕 때의 문신.
본관은 죽산(竹山). 호는 석재(石齋).
1317년(충숙왕 4)부터 고시관(考試官)을 지냈으며 1321년에는 밀직부사(密直副使)가 되었다.
원나라에 상서(上書)하여 상왕(上王:충선왕)을 환국하게 하려고 노력하였으며,
평소에 지조가 있고 청렴하여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관직이 대언에 이르렀고,
충선왕과 친교가 있다 하여 충숙왕으로부터 불신을 받던 윤신걸(尹莘傑)에 대신하여
시관으로서 선비를 뽑아 학사연(學士宴)을 베푸니,
왕은 그 비용으로 은병(銀甁) 50개와 쌀 100석을 사(賜)하고
그를 연창군(延昌君)으로 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