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500억원 늘어나는 적자, 국민연금은 어떻게 버틸 것인가 [칼럼] / 7/21(일) / 조선일보 일본어판
「하루에 1500억원(약 173억엔)」. 우리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이 처리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쌓이는 국민 부담이다. 2055년이면 국민연금기금이 바닥난다. 2093년까지 누적적자는 2경 16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월 5일 여야는 현재 9%인 보험료율(소득기준 납부액 요율)을 13%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소득대체율(연금 수급액이 현역 세대 평균 실수령액의 몇 %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도 44%로 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이 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기금이 바닥나는 시점은 9년 늦춰져 2064년이 된다. 2093년까지 누적 적자는 3738조원 감소한다. 하지만 국회가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지 않자 1년에 약 54조원, 하루에 1484억원씩 적자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연금개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동안 축적한 기금을 소비하는 동안 연금을 둘러싼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한국 통계청의 장기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내년에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다. 동시에 한국은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한편,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까지 저하.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처음으로 0.6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의 04세 인구는 북한보다 적다. 이런 인구구조는 연금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연금 개혁을 꼽을 정도다. 국내외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시한폭탄으로 '국민연금'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개혁은 노동, 교육과 함께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3대 개혁 중 하나다. 국회 개원 전 국회 회기 종료 직전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 조정안을 우선 처리하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대통령실은 거절했다.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 특히 청년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공은 개선 후의 국회에 있지만, 국회는 아직 연금특별위원회의 설치도 하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국민연금의 틀 자체를 변경하는 구조개혁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의 구조개혁은 1~2년 만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야당은 연금개혁은 정부가 주도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간청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시간을 더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부담을 늘리려는 연금개혁은 인기 없는 정책임에 틀림없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2년 재선에 성공하면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고 연금을 100% 받기 위한 보험료 납부 기간을 종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는 연금 개혁을 불과 1년 미만의 기간에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것이 마크롱 대통령 비인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도 연금개혁이 표가 되지 않는 정책임을 잘 알고 있다. 정권 출범 초 주변 참모들이 그런 우려를 전하자 대통령이 재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대통령을 하겠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그런 마음은 달라졌을까. 의료개혁, 노동개혁에서 보여준 강한 추진 의지가 연금개혁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줄기차게 개혁을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더 늦기 전에 야당도 동의한 연금개혁의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