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ysium-5-God's word
글쓴이 글쓰는 K학생
스퀘이어, 그는 이 근처를 돌아보고 왔다고 한다. 용병과 도둑들이 많이 있는 곳인지라, 싸움도 많이 일어나고 다른 볼 것도 많기는 하겠지만 5년 전, 자신이 살리고 키웠던 제자들도 저버리고 어디를 간단 말인가. 경우 없는 녀석 같으니.
자신이 구해 줘서 그 목숨과 피를 받았으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닌가. 구해 준 것으로 끝이 아니라 앞으로의 남은 것도 책임져야 할 것이 아닌가. 워낙에 무책임한 녀석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나는 투명한 어항 속의 붕어보다도 더 멍청하고 무책임한 친구에게 애도하는 마음으로 한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쌀쌀하게 불어와서 내 상기 된 볼을 어루만지는 바람을 마주하고 걸음을 떼었다.
다른 녀석들은 이곳에 남겨 둔 채였다. 이곳 용병인 그들이 함께 가서 신원을 보증 해 준다면 더 편하긴 하겠지만…스퀘이어가 한사코 멍청이 제자들 따위에게 빚을 지기 싫다고 하여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것 이었다.
나는 입맛을 다시면서 돌아섰다. 그러면서도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태엽인형처럼 뒤를 돌아봤다가, 앞으로 걸어 갔다가를 한 스무 번 정도.
아쉬운 마음을 접은 나는 아쉬운 마음을 털어 버릴 요량으로 아까보다 훨씬 커진 보폭으로 성큼성큼 백색의 깨끗한 모래가 섞여 있는 진흙탕의 물을 헤집고 지나갔다. 진흙이 얼마 신지도 않은 신발에 덕지덕지 붙어 버렸다. 빨아야 겠군.
휘잉
바람이 내 온몸을 엄습한다. 어제보다 훨씬 차가운 바람이 내 세포를 타고 중추 신경에 속삭인다. ‘춥다, 차갑다. 그러니 어서 모공을 수축시켜라, 늑간근을 떨리도록 진동을 발생시켜라.’라고. 하지만 마비 된 뇌는 간절한 세포의 속삭임을 듣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조용히 걸어 갈 뿐 이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후회를 하기는 했다. 너무 얇은 것을 입고 나왔다. 왜 좀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오지 않았을까. 이러면서. 그리고 동시에 다음에 마을에 머물 때면 겨울용 옷을 꼭 사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는 열기 서린 입김을 내뱉었다.
나는 최대한 춥지 않은 척 보이기 위해서 표정을 굳혔다. 하지만 추위 때문에 상기 된 얼굴이다. 내 얼굴은 그저 억지로 피부의 모든 근육을 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뿐 이겠지. 나는 표정관리를 하기 위해 얼굴을 굳히려고 할 때마다 피부에 느껴지는 괴상한 느낌에 고개를 저었다.
스퀘이어를 봤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냥 앞을 봤다고 하는 편이 옳았다. 앞에서는 스퀘이어가 어깨를 일정한 간격으로 떨면서 추위를 호소하고 있었다.
입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술과 입술 사이에서 격렬하게 떨리는 담배, 그리고 추위에 썩었다고 생각할 만큼 흰 그의 얼굴은 미묘하게 일그러져 있음으로 인해서 스퀘이어가 추위에 지쳐 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게 해 주었다.
나를 그를 보면서 픽 웃음 지었다. 무심코 지은 웃음이었건만, 그것이 스퀘이어의 귀에 들어 간 모양이었다. 그는 여전히 입술 사이로 담배를 부들부들 진동시키면서 말했다.
“아아, 이럴 때 술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지?”
술…? 아아, 그래. 이렇게 추울 때 술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세포와 신경들의 감각도 둔화되기 때문에 피부 표면에 전해져 오는 추위 따위는 느낄 수 없었을 텐데. 아쉽군. 나는 아까 여관에서 먹었던 피 같은 적포도주라도 조금 싸 와야 했다고 생각하면서 스퀘이어의 뒤를 애완견처럼 졸졸졸 따라갔다.
추위로 인해서 머리까지 얼었는지 더 이상의 잡념은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이 녀석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라는 생각만이 계속 내 머릿속을 배회했다. 그 생각은 한동안, 정확히는 스퀘이어가 ‘시르드란’용병길드에 도착 할 때까지 계속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시르드란’이라는 낡은 간판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잡념은 펑 소리를 내면서 증발되어 버렸다. 나는 낮은 톤의 목소리로 지나가는 말처럼 말했다.
“여기인가? 용병, 도둑 통합길드, ‘시르드란’이라는 곳이.”
“그래. 여기도 참 오랜만이군.”
끼익
상당히 오래된 집이다. 목재 문이 열릴 때 들리는 괴이한 마찰음이며, 지붕에 마치 분화구처럼 뚫린 구멍을 가린 흰색의 철조물, 또는 걸음을 한 번 내딛을 때마다 일부러 내 걸음에 박자를 맞추듯이 해서 들리는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의 소리 등이 내가 이 집이 오래 됐음을 쉽게 짐작케 해 주었다.
내가 이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누군가가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매우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랬기에 나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스퀘이어와 가죽자켓을 입고 머리를 빡빡 밀어 버린 한 사내가 입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릴 기세였다.
일순간, 빡빡머리의 입에서 ‘꺼져 버려!’라는 말이 터져 나오자 그 말 많던 스퀘이어가 침묵했다. 그리고 그의 침묵에 반비례해서 그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져만 갔다. 몸에 힘이 들어갔다. 천천히 허리가 비틀어 졌다. 빠르게 어깨를 튕겼다. 이제 빡빡이가 스퀘이어에게 맞아서 나동그라지는 일만 남았군.
퍽
예상대로였다. 고무줄보다도 더 탄력 있는 그의 몸에서 나온 탄성력은, 그의 몸에 힘을 더 해 주었다. 그리고 탄성력이 더 해 진 주먹에 맞은 녀석은 턱이 완전히 왼쪽으로 쏠린 채 괴로운 신음소리를 흘려대고 있었다.
그는 잠시 빡빡이를 번쩍거리는 머리를 보면서 조소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잘근잘근 밟기 시작했다. 신음소리가 격렬해 지기 시작했다. 그에 비례해서 내 안의 영혼도…내 안의 영혼도! 용암처럼 용솟음치기 시작한다. 천천히…무형의 무엇이 내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빡빡이의 신음소리가 커질수록…얼굴이 일그러질수록 그것은 느릿느릿 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미쳐 버릴 것만 같은 더러운 기분이 나를, 이 나를 지배한다!
다행히도 막 내 이성까지 암흑에 잠식당하려는 순간, 스퀘이어가 빡빡이의 얼굴에서 발을 떼었다. 그리고 목청이 터져라 외치기 시작했다.
“마스터 이 자식 어디 있어? 부하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나도 못 알아보는 거야? 마스터! 빨랑 나와 봐!”
하지만 나온 것은 조무래기들로 보이는 몇 명의 인간들 뿐 이었다. 스퀘이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안 되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 해 보였다. 그리고 나를 바라봤다. 그의 동공이 확장됐다.
왜 놀라는 거지?
그에 대한 의문은 스퀘이어의 입에 의해 금방 풀릴 수 있었다.
“이, 이봐. 식은땀이 전신을 뒤덮고 있어! 어떻게 된 거야?!”
식은땀……? 아아, 그래. 녀석과 싸울 때 나와 버린 건가? 크큭, 하긴, 녀석을 바로 하는 것이 힘들긴 힘들었지. 하지만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정신력을 소모했다니, 의외인걸.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물며 자리에서 비척비척 일어섰다.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하핫!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여전히 비척거리는 걸음으로, 나는 쓰레기들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들을 모두 태워서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기 위해 주먹을 날렸다.
머리가 흔들리는 중에 무심코 날린 그 주먹은 한 녀석의 이마에 적중했다. 녀석의 입이 헤 벌어지면서 귀에서는 누릿누릿한 오줌 같은 뇌수가 흘러 나왔다.
뇌수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이것은 또 다른 감흥이었다. 새빨간 루비 같은 피를 볼 때 끓어오르는 불꽃이 아닌 다른 뭔가였다. 하지만 그 뿌리를 타고 들어가면 근본적인 감정은 비슷했다. 그것은 바로.
살육의 본능
절대로 제어 할 수 없는…혼자서는 제어 할 수 없는 사명. 그분께서 만드셨던 우리 인간에의 사명. 아니, 그것이 과연 사명일까? 사명이 맞는 것인가? 그저 주님께서 장난을 치기 위해 가뜩이나 불완전한 인간에게 본능이라는 짐을 지워 주신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먹을 날렸다. 머릿속은 복잡한 와중이었건만 날아가는 주먹은 가는 족족 맛있는 미끼가 물린 낚시대처럼 고기를 잘 낚았다. 낚아지는 고기들은 형체가 온전한 것이 없었다.
갈비뼈가 밖으로 튀어 나온 녀석, 광대뼈가 부러져서 얼굴의 형태를 잃어버린 녀석, 머리가 깨져서 뇌수를 질질 싸고 있는 녀석. 각양각색의 형태로 죽어가고 있는 녀석들이 내 눈으로 들어왔다.
나는 웃음 지었다. 그것은 광기였다. 하지만 악마는 나를 지배하지 않았다. 악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육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절대로 존엄한 존재인 인간만은 손대지 않겠다던 내 바위 가튼 맹세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아닌가?
하지만 살육은…주먹에 느껴지는 이 으스러지는 감촉은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최고의 기분! 게다가 악마의 지배에서 벗어나, 내 자유의지로 살육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더욱 더 광기 어린 살육에 돌입하도록 도와주었다.
정신없이 주먹과 발을 날렸다. 마치 허공에 발을 날린 듯한 기분이었지만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몸을 가누어 보니 나와 뒤에 서 있는 스퀘이어 외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바닥에 널부러진 녀석들은 제외다. 나는 여전히 술 취한 사람처럼 비척거리는 걸음으로 스퀘이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에게 몸을 맏겼다.
“기분 더럽군.”
“하지만 용케도 죽이지는 않았군. 뭐, 재수 없게 머리통에 정통으로 맞아서 머리가 깨진 녀석도 있지만.”
죽이지 않았다고? 이 내가? 악마에 휩싸였을 때보다도 더 한 광기로 주먹을 휘둘렀는데? 그, 그렇다면 내 맹세는 깨지지 않은 것인가? 내 옛 맹세는 깨지지 않은 것인가?
절대 지엄한 존재인 인간은 절대로 죽이지 않겠다는 그 살육이라는 이름의 죄악을 범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나의 악마를…이겼다는 말인가? 우하하하핫! 크크큭! 그래, 역시 난 선택 받은 신의 사자. 크리스챤. 그분의 사자인 내가 악마 따위에게 무릎을 꿇을 리가 없지. 그래! 크큭! 크하하하하하!
나는 스퀘이어에게 몸을 맏긴 채, 주위를 둘러 봤다. 누런 뇌수와 붉은 피가 섞여서 괴기스러운 광경을 자아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들에 대한 감흥이 별로 없었다. 나는 스퀘이어에게 맏겼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스터’라고 써져 있는 낡은 문을 열었다.
쇄액
뭔가 날카로운 고체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즉시 어깨를 틀었다. 단검 하나가 내 귓불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나에게 단검을 던진 장본인을 바라봤다.
우락부락한 몸매, 툭 튀어 나온 광대 뼈, 크게 떠진 눈에 서린 핏발, 그리고 모난 돌처럼 울퉁불퉁한 얼굴 형 등은 그가 얼굴 하나만으로도 용병길드에서 마스터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착각을 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감히! 나의 동료를! 나의 동료를!"
그렇게 외치면서 말하는 그의 눈에 서려 있는 광기는 나와 비슷했다. 가끔씩 내가 보이는 광기와 너무도 흡사했다. 그랬기에 이 녀석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하기사, 원래 이 녀석을 죽이면 정보를 제공할 녀석이 없으니 원래부터 죽일 마음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다리에 젖 먹던 힘까지 넣어서 걸음을 바로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보이면서 마스터에게 말했다.
“저항 할 것인가?”
“!”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미친 듯한 광기는 사라진 듯 하다. 다만 공포…내가 방금 느꼈던 그 감정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공포에 질리면 질릴수록, 더 독해지고, 더 잔악해 질 수 있는 법이다.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를 쓸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생명의 은인을 죽여 버릴 수도 있고 그 심장을 꺼내 먹으라면 먹을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나는 인간이기에 누구보다 인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방심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를 제압할 요량으로 빠르게 발을 앞으로 뻗었다.
“헙!”
막았다…동시에 그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살아야 하겠다는 집념…그것이 그를 지배하면서 무덤같이 침묵하고 용의 비명소리보다 광기어린 몸짓으로 나에게 단검을 던졌다. 나는 이리저리 내가 피할 방향을 봉쇄하기 위해 날아오는 단검을 피하면서 말했다.
“흥분하지 말아라. 우리는 너를 죽이지 않는다.”
“그래, 절대로 죽이지 않는다. 적어도 네 녀석이 전대의 아들이라면 말이다.”
불쑥 옆에서 끼어든 스퀘이어…그는 만면에 미소를 가득 한 채, 마스터에게 다가갔다. 마스터의 얼굴은 당황함에 물들었다. 공포도, 증오도, 광기도 아닌 당황함에 물든 것이다. 그는 스퀘이어의 얼굴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미친 듯이 스퀘이어의 이름을 외쳤다.
“스퀘이어 님!”
“그래, 그래. 오랜만이다. 용케도 기억하는 구나.”
“이런, 이런. 요거 엉망이 되었구만.”
“후…보수 하려면 시간 좀 걸리겠는데?”
익숙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다지 익숙한 목소리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알버트와 만난지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까.
나는 가라앉은 시선으로 알버트를 바라봤다. 알버트는 그의 외소한 체구와 약간 구부정한 허리에 어울리지 않는 바스타드소드를 마치 젓가락 다루듯이 들고 다녔다. 알버트…이 자 역시 단순한 범인이 아니다.
알버트와 그의 친구로 보이는 관상 잘 보는 녀석은 감동의 상봉을 하고 있는 스퀘이어와 마스터에게 다가갔다.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이질감이 든다. 단지 착각? 그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내가 이들로부터 격리되어 있다는 듯한 느낌이 너무나 강했다.
나는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하면서, 입을 굳게 다문 채 스퀘이어가 하는 요량을 바라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이 자리에는 내가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쓸데없는 방관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들에게 있어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크큭.
나는 담배 하나를 꼬나물면서 폐허가 되어 버린 용병길드를 나섰다. 그리고 이미 나가 떨어져 버린 문 앞에서, 내 목에 걸린 십자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목걸이에서 황금빛이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마치 그분과 만나고 싶은 것처럼 치솟았다…나는 동시에 짧게, 그리고 낮게 읖조렸다.
“크큭, 스퀘이어의 조각들…이것이 내가 너희들에게 주는 처음이자 마지막의 선물이다.”
'신의 어루만짐(god's hand)'
피잉
신의 어루만짐이라는 향기 나는 ‘신언’에 어울리지 않는 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부서졌던 가옥은 점차 본래의 모습을, 아니 본래보다 더 아름다운 백석의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신의 어루만짐은 내 담배가 다 탈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내 담배가 손에서 떨어질 무렵, 신은 용병길드의 아지트에서 그의 아름다운 손을 떼었고, 동시에 그분을 향한 내 한줄기 빛 또한 사그러들었다. 단지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 빛은 반사하여 약간의 광채를 뿜어 낼 뿐 이었다. 나는 약간은 우울한 얼굴로 두 번째 담배를 꺼내 물었다.
“신언…이것도 오랜만에 써 보는군. 허락받은 자만이 쓸 수 있는 신언…크큭. 과연 정말 내가 그분에게 허락받은 자일까? 크큭.”
오늘따라 유난히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중간한 기온에서 내리는 어중간한 백색의 콩알들. 그것은 내 머리 위에 한 가득 쌓이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지는군. 이제 겨울에 완전히 접어든 건가.”
조용한 가운데, 내 마음만치 쓸쓸한 담배만이 타들어 갔다.
*신언*
선택 받은 자, 주님에게 선택 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일종. 하지만 마법이나 드래곤들이 쓰는 용언과는 다르다. 신성력과 마법력의 중간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신언은 다른 마법들과 격이 다르다는 뜻이다.
또, 이것은 사실상 악마와의 계약과 비슷한 것이지만 신언은 영혼이 아니라 그 상위 단계인 믿음을 바치고 얻는 능력으로, 신언을 얻은 선택받은 크리스챤들을 마스터 크리스챤이라고 부르고 신언외에 예언과 예지의 능력을 얻은 자들을 대 크리스챤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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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 정상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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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 데스퍼는... 데스퍼는...[말로 못할 느낌.]
으음=_= 건필하세요. (정말 술을 먹으면 안 추운걸까, 쩝)
성실한 연재 멋져요.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