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남부 가뭄에 “섬진강 물 끌어다 산단 공급 강구”
“국민 어려움 없게 만반 대비” 지시
50년만의 가뭄 보도에 대책 강조
지난달 28일 동아일보가 드론(무인항공기)으로 촬영한 전남 순천시 승주읍의 주암댐 상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하천이 바닥까지 드러났다. 이 댐에서 공업용수를 공급받아 온 세계 최대 석유화학단지 여수국가산업단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는 광양국가산업단지는 가동에 비상이 걸렸다. 2020년 10월 노란 점 지점에서 촬영된 사진에서는 댐에 물이 가득 차 있다. 불과 2년 4개월이 지난 최근 주암댐 저수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 동아일보DB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가뭄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라”며 섬진강 물을 끌어다가 전남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산단)에 공급하는 방안도 강구하라고 당부했다. 남부지역이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한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추가적인 비상상황이 발생한다면 섬진강 본류의 하천수를 끌어서 산단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등 예비 방안을 준비하라”고 환경부에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여수·광양 산단의 연례 정비 시기를 조절하고, 공장 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김 수석은 “정부는 타 용도의 용수를 활용하는 등 가뭄 대책을 이행해 왔다”며 “남부 가뭄은 워낙 이례적인 경우여서 윤 대통령이 여러 차례 보고받고 지시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남부지역 가뭄 실태를 집중 보도한 본보 기사를 보고 실태 파악 및 가뭄 대책 마련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는 남부지역이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여수·광양 산단의 공업용수 공급원인 주암댐이 말라가고 있고, 공장들이 생산 일정을 조정하는 등 가동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남 지역의 ‘젖줄’이자 ‘생명선’으로 불리는 주암댐 유역 수면 표면적은 최근 2년 새 축구장 678개 규모(약 4.84㎢)만큼 줄었다. 주암댐 저수율은 23.7%대까지 내려갔고, 섬진강댐 등 인근 다른 댐들의 저수율도 20%대에 그쳐 지역 시민들은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화진 환경부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3일 오전 전남 화순군 상수도용연정수사업소를 둘러보며 가뭄대책 논의를 하고 있다. 2023.3.3./뉴스1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