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WBC 감독 “우리는 이미 이겨 본 적이 있다”
오늘 일본 출국 앞두고 출사표
“함께 해주는 국민 여러분 있어
대표팀 모두 하나로 뭉치게 해
최선 다해 희망과 감동 드릴 것”
WBC대표팀의 고척돔 결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데 모여 이번 대회 선전을 다짐하며 단체사진을 찍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본선 1라운드를 치르는 일본으로 4일 출국한다. 뉴시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57)이 대회 1라운드를 치를 일본으로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심경을 담은 출사표를 올렸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제대회 참가를 앞두고 이런 출사표를 낸 건 이례적이다.
이 감독은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팬들에게 전하는 출사표를 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의 무게와 책임을 강조하는 글로 시작했다. 그는 “국가대표라는 무게, 국가대표팀이라는 명예와 자존심,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영광,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한다”라고 했다. 또 “국가대표팀으로서의 명예 못지않게 승패가 갖는 무거운 책임의식 또한 함께 가져간다”며 목표로 삼은 4강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와 맞붙을 다른 팀들도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이다. 20개국 모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면서도 “국가대표의 유니폼이 갖는 엄중한 사명의식은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올랐던 카타르 월드컵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국가대표 축구팀의 투지와 선전은 우리에게도 큰 힘이 된다.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열정과 승부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태극마크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고 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군대 일화도 담았다. 이 감독은 “카이사르는 게르만족과의 전투를 앞두고 주저하는 병사들에게 ‘우리 선조들은 이미 이들과 싸워 이긴 적이 있다. 뭐가 두려운가’라고 말했다. 결국 로마의 승리였다”며 “우리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함께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전사가 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다짐한다. 최선을 다하고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리겠다”며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고 했다.
최근 WBC 두 대회(2013, 2017년)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아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지난달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한 전지훈련을 마치고 1일 입국한 대표팀은 2일과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했다. 대표팀은 4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다.
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