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2차대전이 발발하기 단 2년 전에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는 그 전시관 배치만 해도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바로 에펠탑을 사이에 두고 왼쪽의 독일관, 오른쪽의 소련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가 연출되었기 때문인데
오죽하면 홍보 포스터도 이 구도로 그려졌다.
아주 절묘하게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대결구도가 연출된 것이다.
양측 전시관의 생김새도 그 의도가 아주 투명하다.
독일관은 무려 150m 높이에 꼭대기에 하켄크로이츠를 들고 있는 독수리상을 올려놓았으며
소련관 역시 이에 질세라 100m 가량으로 짓고, 그 위에 낫과 망치를 든 남녀 동상을 올려 놓았다.
그래서 높이는 양측 건물이 거의 동등해 보였다.
내부 역시 화려했다.
독일관은 이렇게 나치 정부의 성과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전시물을 갖다놨고,
소련 역시 건국 20주년을 맞아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 엑스포의 최대 성과는 이런 양국의 자강두천 기싸움이 아니다.
(위 사람 피카소 아님)
바로 옆 스페인관에서
처음 공개된 피카소의 거대 벽화 '게르니카' 다.
애초에 게르니카의 제작 목적 자체가 엑스포에 맞춰 스페인 공화군이 겪는 참상을 홍보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이건 스페인 제2공화국이 참가한 처음이자 마지막 엑스포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