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세기동안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건은 아마도 1962년에 있었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일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가 급격히 변화된 현대사회와 대화하려는 그리고 복음을 현대의 시각에서 재조명해 보려는 새로운 시도였다.
공의회의 범위는 실로 방대하였다. 전쟁과 평화, 산하제한, 사회정의, 국가의 발전과 국제관계, 미사와 성사의 전례, 영성, 종교간의 일치 및 대화 그리고 심지어는 UN의 역할까지 우리 현대 생활의 거의 대부분의 영역을 신앙의 빛으로 다루었다.
공의회 기간 중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분 중에 한 분인 존 머레이 신부님은 저자의 신학 선생님이셨다. 지금도 저자는 공의회를 마치고 돌아오신 후 하신 신부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그 때 학생들은 신부님께 공의회는 도대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우리들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그러자 신부님은 성령 외에는 아무도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셨다. 신부님께서는 심지어 교령에 승인을 한 주교들조차도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공의회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성령께서 공의회를 통해 무엇을 하셨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린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도 저자는 머레이 신부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그분의 말씀을 되새기곤 한다. 사실 우리는 이제야 가톨릭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의미들을 조금씩 음미하기 시작했다. 이제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교회가 1963년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각 나라 언어로 드리는 미사, 사회 정의에 대한 새로운 믿음, 그리스도 기초 공동체, 본당 사목위원회, 교구 성직자 회의, 주교회의 그리고 성체성사가 거룩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상의 의미가 아니라 나약한 죄인들에게 힘을 주고 사랑을 전해주는 의미에서의 강조 등은 우리가 이제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는 하나의 표징들이다. 이제 교회는 공의회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우리는 공의회의 정신을 충분히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과거 100년간 모든 그리스도교 교회는 너무나도 빠르고 혼란스러울 정도의 많은 변화를 경험하여 왔다. 이제 우리들은 이 새로운 시대에서 주님을 찾기 위해 바티칸공의회 기간 중에 성령께서 우리를 인도하셨던 그 변화된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저자는 이제 오래 전 함께 공부한 신학생들이 머레이 신부님께 드린 질문에 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세기 후반인 지금 가톨릭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에 바티칸공의회가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가톨릭 교회가 이제는 "평신도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 저자는 이러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