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뛰어넘는 외모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시기와 질투로 꺽어버려야지만 성에 찬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보란듯이 노골적으로 행하지 않는다. 들키지 않고 은근히 뒤에서 조종하며 즐기듯이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무너지는 것을 관종한다. 지능적이다. 최대한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한다. 따돌림으로 자신의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가야 한다. 청소년 사이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왕따와 따돌림을 어떻게 극복해 갔는지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나타냈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스스로 마음을 어떻게 다져가야 할 지 청소년의 입장에서 실제적인 처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마음이 아프다.
책 제목은 '유리 가면'에서 알 수 있듯이 왕따를 조종하는 아이는 늘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유리 가면을 쓰고.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무서운 아이'이다. 유리 가면을 쓴 아이도 사실 어떻게 보면 상처로 가득한 아이다. 유리 가면을 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왜 따돌리는 행위를 하는지 이해가 간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누군가가 관심을 빼앗아가면 그 사람은 적이 된다. 유리 가면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할 대상이 되고 만다.
자신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부모는 분노하게 된다.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 힘이 센 부모가 나서면 그 문제가 마치 깔끔하게 해결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따돌림의 정체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보이지 않게 흘러가는 부분이 많은지라 섣불리 부모가 나섰다가는 오히려 자녀의 학교 생활이 더 꼬일 수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들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하느 것이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유리 가면을 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왜 따돌림을 조장했는지 원인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따돌림을 당한 아이라면 억울하고 속상하겠지만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 친구들의 도움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책 속 주인공은 글쓰기로 상처를 치유해 간다. 그리고 눌려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질투를 하고 있는 대상자에게 당당히 나아간다. 그도 유리 가면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유리 가면을 쓰고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방은 유리 가면을 쓰고 방어를 하는 방향으로 맞대응한다. 소설 속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자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