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하루에 한 권 분량도 쓴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고작 6장조차 넘기기 힘들다. 그래서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여기 무림386에서는 하나의 글을 보게 되었다. 제목은 [ 화양객잔 ] 이었다.
난 비평이나, 평등은 잘 하지 못한다. 그저 읽고 느낌 점만 말할 뿐이다.
- 화양객잔
자신이 쓴 글을 남들에게 읽게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또 읽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을 납득 시킨다는 것은 매우 고단한 일이다. 화양객잔은 자신만의 색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그리고 남들에게 인정 받을 만한 글솜씨를 뽑냈다.
화양객잔을 읽으면 왠지 "안내의 일기" 가 생각난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고 해도 어떤 한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했다. 그것은 이 화양객잔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표현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 병인년 XX년 X월 X일 )
한 단락이 시작한는 점에는 무조건 이 표현이 들어가는데 그것의 영향으로 일기를 본다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화양객잔의 시야, 즉 영화로 치면 카메라 앵글이 굉장히 독특하다. 그냥 평범하게 읽으면 잘 모르지만, 내가 볼 때는 만화나 아니면 그 밖에서 시나리오 같은 것을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글을 읽다 보면 글이 끝어진 것도 아니고, 이어진 것도 아닌 묘한 상태의 흐름이 나오는데 그것은 내가 볼 때 시놉을 써 본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난 형상이었다.
그 일예. 다음은 화양객잔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아깝지 않소?"
"뭐가요?"
"무영사살 말이요... 음 그들의 탁월한 능력으로 봐 죽이긴 좀 아깝지 않았소?"
"그렇지 않습니다 부맹주... 아니 신임맹주님. 그들은 전임맹주가 직접 키운 수족과 같은 자들이옵니다... 치밀한 점조직으로 이루어져 아무도 그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무영전주까지 몰랐을까요! 오직 맹주의 명령만 따르는 그들 거세가 마땅합니다!"
"그래도"
"만약 맹주의 죽음이 알려지면 그들은 각자 움직입니다 그때가 되면 누구도 그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맹주께서는 이제 이 일을 잊으십시오 지금 강호에 전임맹주의 죽음을 알리십시오!"
그날 무림맹주 무적검 황보운의 피살소식이 담긴 첩지가 대륙의 수많은 무가와 문파에 발송되었다
특급 무림맹주 피살!
자객은 무영전주를 비롯 무영사살 각 사인!
무영일살: 엽상
무영이살: 초옥선
무영삼살: 고검추
무영사살: 한광
이상 범인들은 현장에서 처단되었음!
<신임맹주 화우열.>
그들은 모른다...
도대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단지 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결과뿐이다...
이것은 화양객잔의 일부분를 발췌한 것이다. 이부분을 읽을때는 별로 이상이 없다. 실제로도 이상은 없다. 그러나 한 단락과 단락이 끝나는 부분이 묘한 느낌을 준다. 두 개의 단락이 확연히 이어진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도 아닌 것이 공존한다.
보통 이런 것은 "추리" 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것들에게 볼 수 있지만, 이 화양객잔은 "추리"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조금 미숙하다고 볼 수 있다.
추리란 아주 잘 되어있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난 생각한다. 그러나 화양객잔은 조금 쉽게 이야기 하지면 어설픈 추리를 독자로 부터 바란다고 생각이 든다.
또 하나 화양객잔은 많은 것을 독자로 부터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읽다 보면 상당수 많은 배경을 독자의 상상력에 의존하는 버릇이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보면 독자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조금은 장면에 나오는 소품을 잘 이용해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화양객잔에 대한 내 기본적인 생각은 무난하게 썼다는 것이다. 글을 보면 이야기를 만들 줄 알고 그 이야기를 남에게 전해 줄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계신다. 더구나 글 자체가 감각적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기분을 지니게 하며, 여운도 주어 되씹게 만든다. 다만 좀 더 글에 대한 집중력을 가지고 쓰셨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면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