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이주호 장관 "성공 가능성 최대한 높이는 게 중요"
나로호 3차 발사가 지난달에 이어 또 중단됨에 따라 발사 재추진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품 자체에 문제가 생긴 만큼 발사 예정기간인 다음달 5일 전에 다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29일 오후 나로호 3차발사 중단 선언 후 가진 브리핑에서 "상단(2단)의 전기제어박스를 교체하려면 발사체 1단과 2단을 분리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발사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로호의 1단 부분을 제작한 러시아의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도 발사 중단 직후 "잠정 자료에 따르면 2단 로켓의 부품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발사체가 발사대에서 내려져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 점검 장소로 이송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된 부분은 러시아가 제작한 1단이 아닌, 국내에서 제작한 2단 쪽이다. 2단 로켓 아래 깔대기 모양 '노즐'의 방향을 조절하는 부품(추력제어기)이 있는데, 이의 가동을 돕는 전기제어박스에서 보통의 경우보다 더 많은 전류가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됐다는 게 항우연 측의 설명이다.
단순한 신호 오류가 아니라 부품(전자소자)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 예정기한인 다음달 5일 전에 재발사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워진 연료를 빼내고 나면 영하 180도로 낮아진 발사체를 데우는 작업에만 24시간이 소요된다. 이후 발사체를 조립동으로 옮겨 1단과 2단을 분리한 뒤 문제의 2단 부품을 교체하고 정밀 점검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다시 발사 이틀전에 발사체를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 기립작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하다. 게다가 다음달 2∼6일에는 전남 지역에 비나 눈이 오는 날이 많으리라는 예보가 있어 기상 여건도 받쳐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이번 예정기한(12월 5일) 전에 쏘기 어려운 것으로 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발사 예정 기한을 넘기게 되면 사실상 연내 재발사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 예정기한을 넘길 경우 연내에 무리하게 발사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3차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시기를 잡는게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와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시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호의 발사 예정일은 2009년 1차 발사와 2010년 2차 발사 때 각각 3차례, 1차례 연기된 바 있다. 시험장비 소프트웨어 결함, 소방시설의 소화용액 분출 등이 원인이었다.
3차 발사는 당초 지난달 26일로 예정됐으나 발사를 몇 시간 앞두고 헬륨 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새는 문제가 발견돼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