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공급해주는 물질이기 때문에 단맛은 화학적으로 ‘활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는 역시 설탕이 최고다. 사탕수수와 사탕무우를 원료로 만드는 설탕은 과당과 포도당이 결합된 ‘자당’(蔗糖)이 주성분이고 세계적으로 연간 8천만t 이상 소비된다. 5000년 전에 인도에서 ‘칸디’라고 부르던 설탕은 얼마 전까지도 천연 염료와 마찬가지로 아주 귀한 식품이었다.
값싼 인공 감미료가 널리 보급된 것은 역시 현대 화학의 덕분이다. 그러나 우리가 단맛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화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인공 감미료를 찾아내는 일은 아직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1879년에 독일의 한 화학자가 자신이 손을 대고 먹는 것은 무엇이나 단맛이 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손에 묻은 물질을 밝혀 새로 발견한 인공 감미료가 바로 사카린이다. 설탕보다 200배 이상 강한 사카린은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저칼로리 감미료’다.
요즈음 많이 쓰는 ‘아스파탐’이라는 인공 감미료도 역시 1965년에 미국의 화학자가 위궤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했다.
소주에 첨가하는 ‘스테비오사이드’는 설탕보다 단맛이 300배나 더 강한 천연 감미료다. 파라과이 원주민들이 ‘스테비아’라는 나무의 잎을 감미료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16세기에 스페인 탐험가에 의해서 알려졌지만, 스테비아 잎에서 쓴맛을 빼고 단맛만 나는 스테비오사이드라는 물질을 추출하는 화학적인 방법을 알아낸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그러나 입에 단것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설탕이 알려지기 전에 로마인들은 단맛을 너무 즐기다가 집단으로 납중독에 걸리기도 했다. 납으로 만든 그릇에 포도주스를 넣고 끓여서 만든 ‘사파’라는 감미료의 주성분이 ‘아세트산 납’이라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 화합물이었던 것이다.
인공 감미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단맛이 아주 강한 감미료는 조금만 써도 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 아스파탐을 넣은 청량음료를 다이어트 음료라고 부르는 이유도 아스파탐의 첨가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물론 천연 감미료라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다. 각종 미네랄과 단백질이 풍부한 설탕은 우수한 식품이기는 하지만 입안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 충치를 만들기도 하고, 열량이 높아서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