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 하나 사기가 이렇게 까다로울 줄이야. 마트에 가면 형광등, 백열등, 삼파장 이렇게 딱 3종류만 있으려니 했더니 웬걸, 생각보다 종류가 많은 게 아닌가. 동그랗게 생긴 건 백열등, 길다란 건 형광등, U자로 구부러진 건 삼파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형광등처럼 생긴 것도 삼파장, 백열등처럼 생긴 것도 할로겐이라고도 적혀 있었다. 사정이 이러니 기존의 전구를 가지고 가서 똑같은 것을 사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나이 든 사람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 밝은 빛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하고, 사람은 하얀 빛에서는 건강과 활기를, 촛불처럼 불그스름한 빛에서는 안정감을 느끼는 등 빛의 조도와 색 온도에 따라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이처럼 계절이나 분위기, 연령에 따라 전구도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니 기본적인 상식은 아는 게 좋겠다.
보통 전구의 색은 빛의 밝기를 뜻하는 Lux(룩스)와 형광등색, 전구색처럼 빛의 색상(색 온도)을 가리키는 K(캘빈)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색 온도가 낮을수록 따스한 붉은 색을 띠어 공간이 안정감 있어 보이고, 색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낮의 태양광과 같이 흰색을 띤 빛이며, 더 높아지면 푸른색을 띤 시원한 빛이 된다. 우리가 흔히 형광등색으로 부르는 주광색이 6500K, 백열등이 2700K, 할로겐 램프가 3200K이다. 숫자가 작을수록 붉은 기가 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색은 너무 하얗지도, 붉지도 않은 3000~4000K. 주광색(형광등색)보다는 온백색(3000K)에 가깝다.
같은 제품이라도 브랜드가 다양하다.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오스람 외에도 GE삼성조명· 립스 등 외국계 브랜드도 있고 일광전구·남영전구·번개표 등 국내 브랜드에 심지어 PB 브랜드도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일수록 수명이 오래가는 것은 물론 스위치를 올렸을 때 깜박이는 시간이 적고 바로 켜진다. 꺼지는 것도 마찬가지.
전구의 종류
형광등
모양은 직관형이라고 부르는 긴 타입과 둥근 환형, U자형 등이 있다. 주광색·백색·온백색이 있으며, 각각 18W·20W·32W·36W·40W 등으로 W가 다르다. 보통 전구 길이에 따라 W수가 달라진다.
팁 형광등 소켓의 길이와 모양을 꼭 체크해 갈 것. 겨울에 온백색을 사용하면 공간이 따뜻해 보이고, 여름에 주광색을 사용하면 시원하고 깔끔해 보인다. W 숫자가 클수록 밝아지는데, 보통 30평대 거실에는 32~36W를 사용하고, 그 이상은 40W를, 욕실처럼 좁은 공간은 18W 정도를 사용한다. 최근엔 에너지 효율을 높인 삼파장 형광램프도 있다.
백열등
태양과 거의 흡사한 빛을 내지만 수명도 짧고 에 지 손실도 많아 삼파장 전구가 등장한 후 인기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빈티지 조명의 유행으로 다시 사람들이 찾고 있다. 20W·40W·60W가 있으며, W가 높을수록 밝다. 같은 W라도 투명과 불투명 유리가 있으며 불투명 유리가 눈을 덜 피로하게 된다.
팁 W도 알아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돌리는 부분의 지름 크기다. 전구 포장을 보면 보통 ‘14베이스’ 등으로 쓰여 있는데, 베이스는 돌리는 부분을 말하여 앞의 숫자는 그 부분의 지름을 의미한다. 소켓에 따라 베이스 크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W만 따져 구입하면 결합이 안 될 수도 있는 것. 스탠드 용도라면 보조등이므로 20W 정도가 적당하고, 메인 등이라면 40W 이상은 구입한다. 침실이라면 소프트한 불투명 유리가 피로감이 덜하다.
삼파장
흔히 오스람 전구로 불린다. 정확한 이름은 전구형 형광등. 백열전구와 형광등의 장점만을 더한 것으로 돌려 끼우는 형태(EL)의 백열등 베이스를 이용하는 것도 있지만 형광등처럼 꽂아 사용하는 형(PL)도 있다. 눈부심이 적고 전력 사용량도 적어 가장 많이 사용한다. 주광색과 전구색이 있다.
팁 돌려 끼우는 형태인지 꽂아 사용하는 형태인지를 체크하고, 돌려 끼우는 형태라면 베이스(돌리는 부분)의 지름을 알아야 한다. 꽂아 사용하는 형태도 S, P, L, T, S/E 등 꽂는 부분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므로 표기를 외워 가거나 가지고 가서 똑같은 걸 구입해야 한다.
할로겐
보통 사진처럼 생긴 걸 할로겐으로 알고 있으나 백열등이나 형광등처럼 생긴 것들도 있다. 화랑이나 집에서는 전실이나 확장 베란다 등에 주로 사용한다. 열 발산이 많고 눈부시며, 피로감도 많은 편. 안전기를 사용해야 오래 쓸 수 있다.
LED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전구다. 전력 사용량이 매우 적고, 삼파장보다도 10배나 긴 수명을 가졌으며, 눈부심이 없고, 다양한 색을 낸다. 간판이나 건물 전면 광고에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엔 형광등과 백열전구의 형태를 가진 LED도 많이 나와 있다.
팁 형광등이나 백열전구를 구입할 때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