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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세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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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30.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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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세상(2)
꿈의 세계는 원한다고 오는 것도 아니며 원하지 않는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니다. 의식하던 의식 하지 않던 수면 중에 찾아오는 것이다. 누가 악몽이나 흉몽을 원하겠는가. 길몽을 원한다고 꾸어지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생시에 활동하였던 것들,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일들 등등 꿈으로 재생산과정을 거치는데 원형 되로가 아닌 가공된 형태이기에 알듯 모를듯하니 꿈을 해몽하는 전문직업인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주 드물게는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꿈과 관련된 속담도 매우 많다. 손해를 본 사람이나 기대가 허물어진 사람을 위로할 때 “꿈꾼 샘만 치라”고 하며, 어떤 일을 좋은 방향으로 해석할 때,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한다. 또한 지나친 기대를 하는 사람에게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꿈에 떡 맛보듯”, “꿈에 본 돈이다”, “꿈에 서방 맞은 격” 등의 속담은 모두일시적인 기쁨이 덧없이 사라졌을 때 쓰는 말로서, 결핍된 상황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을 때 아쉬움의 표현으로 만들어진 속담들이다. 이처럼 꿈과 관련된 말들 속에서 찾아지는 꿈의 의미는 비현실적이고 일시적이며 허무하다는 것이다.
꿈을 인간의 영적(靈的)인 활동의 산물이라고 믿었던 고대인들은 꿈이 미래에 전개될 어떤 사건의 전조라고 믿고, 그 꿈을 해석하여 미래의 일을 알아내고 길흉을 점치는 방법을 만들어내었다. 꿈을 해석하는 것을 “해몽”이라고 하고, 꿈을 근거로 미래사를 점치는 것을 “몽점”이라고 한다. 해몽에 관한 이야기는<삼국유사> 권2 원성대왕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성왕이 아직 각간으로 차재(次宰)에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복두(幞頭)를 벗고 흰 갓을 쓰고는 12현금을 들고 천관사(天官寺)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 사람을 시켜 점을 치니, 복두를 벗는 것은 실직할 징조요, 현금을 든 것은 형벌을 받을 조짐이요, 우물 속으로 들어간 것은 옥에 갇힐 징조라 하였다. 원성왕이 듣고 매우 근심하여 두문불출하였는데, 그때 아찬(阿湌) 여삼(餘三)이 와서 면회를 청하였으나 왕이 병을 핑계하여 만나주지 아니하였다. 아찬이 다시 청하여 꼭 한번 만나보기를 원한다 하므로 왕이 마침내 허락하였다. 아찬이 “공이 근심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왕은 꿈을 점쳤던 일을 자세히 말하였다.
아찬은 일어나서 절하고 말하되 “이것은 좋은 꿈입니다. 공이 만일 대위(大位)에 올라서 저를 저버리지 않으신다면 공을 위하여 해몽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좌우의 모든 사람들을 물리치고 해몽을 청하자, 말하기를 “복두를 벗는 것은 위에 앉을 사람이 없음이요, 흰 갓을 쓴 것은 왕관을 쓸 징조이며, 가야금을 든 것은 12대 자손이 대를 이을 징조이고, 천관정(天官井)에 들어간 것은 대궐로 들어갈 길조입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삼국시대에 이미 해몽을 통하여 앞일을 점치는 사례가 있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해몽자에 따라 같은 꿈이 흉몽으로도 풀이되고 길몽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권근(權近)의 <용재총화(慵齋叢話)> 권 6에도 실려 있다. 옛날에 유생 세 사람이 과거를 보러 가다가 각기 꿈을 꾸었다. 한 사람은 거울을 땅에 떨어뜨렸고, 한 사람은 액을 막으려고 문 위에 걸어두는 쑥을 보았으며, 다른 한 사람은 바람이 불어 꽃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세 사람이 점몽자(占夢者)에게 갔으나 점몽자는 집에 없고 그 아들이 홀로 있었다. 세 사람이 그 아들에게 물으니, 그 아들이 세 가지 모두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므로 소원을 이루지 못하리라 하였다. 얼마 뒤 점몽자가 돌아와 그 아들을 꾸짖고 시를 지어 꿈을 풀이해 주었다. “쑥이라는 것은 사람이 쳐다보는 것이요, 거울이 떨어지니 어찌 소리가 없을 손가, 꽃이 떨어지면 응당 열매가 있으려니 삼인은 모두 이름을 이루리라(艾夫人所望, 鏡落豈無聲, 花落應有實, 三好共成名),”고 하였는데, 세 사람은 과연 과거에 올랐다. 이 이야기에서도 해몽자에 따라 풀이하는 방향이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조선 초기에 꿈 풀이하는 직업인으로서 점몽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꿈을 영적인 어떤 계시(啓示)로 보았을 것으로 보이며 그들 세 사람이 평소에 갈고 닦은 실력으로 인생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장도에 올랐는데 어찌 현몽하지 않았겠는가, 또한 원성왕도 만인지상인 위(位)에 오름을 사전에 꿈이라는 통로를 통하여 계시(啓示)하여 준 사례이다. 꿈은 모든 사람들이 꾸고 있다. 대부분이 개꿈이지만 그 꿈을 통하여 또 다른 인생사가 연출되기도 한다. 끝
2016년 06월 30일(목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인용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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