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국 반도체 수출 분석]
대형주 주가는 부진했는데, 한국 반도체 수출은 여전히 견조
하나금융투자 반도체 애널리스트 김경민, 변운지
◈ 2021년 10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111.7억 달러(약 13.2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다. 역대 10월 반도체 수출 중 2위 수준이다. 6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했고, 10월 누계 연간 실적이 1,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 반도체 수출 데이터와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를 함께 살펴보면 주가가 수출 데이터보다 선행해서 먼저 움직인다. 그러나, 최근 주가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7만 원을 하회하고 SK하이닉스가 10만 원을 하회했었던 것을 돌이켜보면 반도체 수출 데이터가 부진해야만 주가 하락을 설명할 수 있는데, 반도체 수출 데이터는 여전히 탄탄하다.
◈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호조 원인은 다음과 같다. DRAM 고정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하였으나,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모바일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업황의 호조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 반도체 수출은 16개월 연속 증가세이다. 반도체가 탑재되는 응용처가 다변화된 것과 5G 및 사물인터넷 확산에 힘입어 기기별 반도체 탑재량이 증가하는 것도 반도체 수출을 견인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 반도체 품목별 수출 중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를 의미하는 시스템 반도체 수출이 탄탄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증폭기, 스마트카드용 칩 등을 포함한다. 잠정 집계치에 따르면 10월 기준 37.3억 달러(약 4.4조 원)로 32.3% 증가했다. 최근 6개월 연속 30억 달러(약 3.5조 원)를 상회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이 수율 개선, 외부 고객사 비중 확대에 힘입어 우호적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반기에 텍사스 한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비메모리 반도체 협력사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연결자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를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한편, 구 매그나칩 반도체의 위탁/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키파운드리의 지분을 100% 인수하며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 메모리 반도체 관련 품목의 수출도 탄탄하다. DRAM 반도체는 24.7억 달러(약 2.9조 원)로 44.3% 증가했다. Flash 반도체는 6억 3천 4백만 달러(약 7,475억 원)로 25.5% 증가했다.
◈ 반도체용 저장장치에 해당하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출도 탄탄해 10.8억 달러(약 1.3조 원)로 59.9% 증가했다. SSD 수출이 원활해지려면 관련 부품 중에 SSD 컨트롤러의 공급이 원활해야 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SSD용 컨트롤러를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내재화했다. 그 밖에 SSD 수출에 영향을 끼치는 P(Price, 제품가격) 및 Q(Quantity, 수출물량) 변수 중에 Q(Quantity, 수출물량)의 증가 효과가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 품목별 수출 중에 아쉬운 것은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인 MCP(멀티 칩 패키징)이다. 23.5억 달러(약 2.8조 원)로 19.8% 증가했다. 나빠 보이지 않지만, 7월부터 기저 효과가 감소해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7월 +72.2%, 8월 +58.9%, 9월 +34.3%, 10월 +19.8%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에서 대만 기업 미디어텍과 미국 기업 웨스턴 디지털의 실적 컨콜 질의응답에서 중국 재고 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앞으로 주의해서 MCP 수출 흐름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만, 2018년 무역분쟁 시기에는 5월부터 MCP 수출이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는데, 2021년의 MCP 수출은 역성장 국면은 아니고 기저 효과가 감소한 것이므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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