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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여러분들,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매년 시험에 대한 총평을 올릴 때 마다, 굳이 이 글을 지금 시점에서 올려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여기에 적혀 있는 글도 하나의 정리된 의견일 뿐, 논술시험에서 이렇게 써야만 한다는 정답이 아닐진대 이 글을 보면서 자신이 쓴 내용이 부족하거나 틀렸네 또는 왜 어떤 강사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당신은 왜 그러냐 하면서 쓸모 없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역사 상 가장 핫 했던 이 여름을 참고 견뎌 왔고, 시험장에서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지막 시험문제까지 한 글자라도 더 써 보려고 했던, 그래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끝까지 최선을 다 하신 수험생 여러분이라면 이 글과, 이 글이 올라가 있는 사이트가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고 나와 함께 있어야 할 나의 사람들을 찾아 가시기 바랍니다. 그들과 시험이 아니라 산다는 것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얘기 나누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인생의 소중한 지금 이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오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시험은 지나갔고, 지금은 이래저래 흐뜨러진 몸과 마음, 사람들과의 관계를 추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하시는 분들은 지금 이 문단까지만 읽으시고 아래 문단부터는 한 2~3주 뒤 쯤에 들어 오셔서 천천히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 시험에 대한 총평을 해 보겠습니다. 올 해 인사노무관리론의 문제는 100년 전의 경영학과 인사노무관리의 학문적 체계가 갖추어지기 시작한 과학적관리론부터 최근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노사공동결정제도와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도구인 AI를 활용한 채용시스템까지 광범위한 주제와 더불어 사례형 문제까지 도입된 어마어마한 시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답안의 구성이나 내용도 많은 형태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로 인해 실제 점수를 예측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아래 제시하는 설명들은 이렇게 써야 했는데가 아니라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하면서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면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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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학적 관리론이 직무설계, 선발과 훈련, 보상, 일선감독직무에 기여한 바를 논하고, 인간관계론을 과학적 관리론과 비교하여 호손연구 중심으로 논하시오.(25점)
과학적 관리론은 피터 드러커가 20세기 인류에 가장 공헌한 인물로 양심을 가진 지식인들이라면 인정해야 한다고 한 프레드릭 테일러가 1911년에 발표한 저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인간관계론도 어떻게 하면 과학적 관리법을 더 잘 적용하여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인지 컨설팅을 하러 들어갔던 메이요의 팀들이 과학적 관리법이 주장하는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을 발견하게 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문제의 출제 기반은 이학종, 양혁승 교수님의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에서 인적자원관리의 학문적 발전 21~28 부분이었다고 보입니다. 박경규 교수님의 책에도 과학적 관리론과 호손공장의 각각의 실험에 대해서와 그 의의에 대해서 상당한 분량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3인 공저에는 1페이지 정도로 발전사를 간략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관리론은 직무설계에 있어 직무전문화, 보상에 있어 차별적성과급제를 통한 생산성 향상 동기부여, 선발과 훈련에 있어서는 직무에서 요구되는 스킬, 지식, 능력을 과학적으로 밝혀 내고 이에 가장 적합한 자격 요건(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선발해야 하며, 훈련 또한 직무에서 요구되는 사항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는 점은 교과서나 강의에서 들었을 것이고 어느 정도 유사한 내용으로 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선감독직무에 기여한 바를 논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이학종 교수님 책을 통해 해당 부분을 보지 못한 수험생들은 난감했을 것입니다. 테일러는 현장의 일선관리자(first line foreman)들이 많은 수의 부하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부하직원들마다 편차가 있는 기능적인 측면들에 대해 전문적으로 점검해 주고 훈련 시키는 업무까지 맡아서는 관리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생산과 품질도 높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기능적 감독을 따로 두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그러나, 이 제안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판명 난 제안의 기여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저의 관점에서는 납득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인간관계론을 과학적 관리론과 비교하여 논하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호손 공장에서의 각각의 실험단계를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요구하는 본질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관계론의 주장들은 호손공장에서의 각각의 실험들이 중첩적으로 쌓이면서 결론적으로 과학적 관리법이 능률(efficiency- 달리 말하면 같은 노동자들을 데리고 더 많은 생산(성과)를 낼 수 있다.)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과학적 관리론이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직무설계는 전문화하고, 물리적 작업환경과 도구들을 향상시켜야 하며, 생산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개인별로 차별적 성과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던 것에 비해, 과학적 관리론은 물리적 작업환경보다 작업자들의 만족과 인정 등의 심리적 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치며(조명, 계전기, 면접 조사), 직무가 지나치게 전문화될 경우에는 오히려 작업자들의 흥미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면접실험). 또한 개인별 차등성과급제가 생산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비공식집단에 의해 형성된 규범이 작업자들의 동기부여와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비공식집단에 대해 인정하고 작업들 사이에서 생산과 관련하여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하였다.(배전기 작업자들 실험). 이러한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비교하여 제시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봅니다.
목차는 크게 I. 과학적 관리론의 기여 부분과 II. 과학적 관리론과 인간관계론의 비교로 나눈 후 아래 세부 목차들을 연구의 배경, 이론의 개념과 의의, 각각의 세부 주제들을 목차로 형성하여 작성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노사공동결정제도의 의의, 기본사고(사상), 구조와 기능에 관하여 설명하시오(25점)
노사공동결정제도는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산업민주주의 구현의 방안으로서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서울시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였고, 최근에는 이재명 지사가 당선되면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에 대한 도입 방안을 검토하라 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부분은 노사관계 파트의 경영참가제도에서 다루어 지는 내용으로서 3인공저 제14장 노사관계 제4절 경영참가제도 620~625, 박경규 제13장 노사관계 4. 경영참가제도 부분에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노사공동결정제도 만을 분량을 확보해서 설명하고 있는 교과서는 없습니다.
따라서 분량을 확보하면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간략하게 1. 경영참가제도의 의의와 종류, 2.의사결정참가제도로서 노사협의제와 공동결정제, 3. 노사공동결정제의 구성 방식과 독일의 사례
4. 노사공동결정제의 기능과 같은 식으로 목차를 잡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구조와 기능 부분을 사실 어떻게 풀어 써야 할 지는 저도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단순하게는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전략과 투자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하여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기업 이사회에 노동자의 대표들이 구성원으로 참가하게 되며, 노사가 공동으로 기업 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한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설명 방식으로는 독일의 사례를 들어 감독이사회(Aufsichtrat)-경영이사회(
하지만, 과연 독일식 제도와 같은 구조와 기능은 독일에 한정된 것이므로 이를 보편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문제를 제출하고 답을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3. 기존의 1단계 서류심사를 대체하여 ‘온라인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였을 경우, 이 시스템이 가진 선발평가 도구로써의 장점을 타당성, 신뢰성, 수용성, 실용성 측면에서 각각 설명하고, 이 시스템의 지속적 활용이 향후 A사의 조직문화의 강도와 조직 창의성에 미칠 영향에 관하여 각각 설명하시오.(25점)
이 문제의 선발도구에 대한 평가 관련 부분이 제시되어 있는 교과서의 페이지는 생략합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으로 나온 사례형 인사노무관리론 문제입니다. 기본을 충실하게 해 놓지 않으면, 기본적인 형태의 문제이건 사례형 문제이건 해결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례형 문제는 결국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들이 사례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례형 문제는 사례에 대한 해석이 중구난방이 되지 않고 의도한 주제를 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건이나 제약사항을 사례 자체 또는 문제에 명확하게 포함시켜 놓게 됩니다.
답안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1. 선발평가 도구로써 장점, 2. 지속적인 시스템 활용이 조직문화 강도와 조직 창의성에 미칠 영향 입니다.
출제자는 위에 대한 답을 유도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문장에서 HRIS를 언급하고 더 나아가 AI채용 시스템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운 내용 중에 HRIS는 e-HRM과 연계되어 있고, e-HRM은 단순히 기술적인 면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인사관리의 도구로서 사용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전략적이라 하는 것은 단순 행정처리나 종업원의 복리후생을 위한 대변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와 조직(문화)변화의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점은 문제의 조직문화 강도와 창의성에 관련하여 HR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끌어들이는 데에 쓰일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 장치는 1단계 서류심사를 대체하여 라고 문제에 제시되어 있지만 사례에 보면 수작업에 의한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거기에 100:1의 경쟁률이라는 것은 실용성의 측면과 위에서 언급한 HR담당자의 역할과 연관지어 설명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 장치는 사례에서 제시된 탈락자들의 불만 해소, 동시에 상세한 피드백 제공입니다. 이것은 수용성 측면과 연계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발도구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교과서에 타당성, 신뢰성, 효용성(또는 실용성)만을 얘기하고 있지 수용성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습니다. 반면 (인사)평가에서는 타신수실전민구 등을 지적하면서 수용성을 포함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저는 기본적으로 선발도 평가이고 타신수실전민구를 다 갖춰야 하지만 우리 내부직원이 평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곤란한 점이 많은 반면, 우리가 받지 않기로 한 사람들에게까지 수용성을 강조하여 선발도구를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무튼 정말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출제자가 수용성에 대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문제에서 선발“평가” 도구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네번째 장치는 사례에서 채용 데이터와 입사 후 성과평가 데이터에 기반한 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당연히 타당성 측면과 연결됩니다.
다섯번째 장치는 사례에서 제출 서류에 기반하여 질문을 자동생성하고 지원자의 답변 분석한다는 내용으로서 신뢰성 측면- 언제 하더라도, 누가 하더라도, 내용적으로 일관성 있게-와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례의 장치들과 교과서의 기본 내용들을 잘 매칭시키면 비교적 명확하게 해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조직문화 강도와 창의성에 대한 해결 방식은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문화, 창의성이 나오니 경영조직 주제가 왜 나오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임창희 교수님의 교과서에 일단 문화 부분이 나와 있고, 실무적으로도 조직문화나 창의성은 인사관련 부서에서 다룹니다. 하지만 조직문화의 강도와 창의성이라는 주제는 인사노무든 경영조직이든 꼭 교과서에 나온 내용으로만 해결해야 하는 사항은 아니라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저는 성과 위조로 기계학습을 하는 AI에 의해 사람들이 채용될 경우,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반면, 성과에 영향을 주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진 사람들로만 조직이 채워질 것이므로 다양성의 폭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문제를 새롭게 보고 해석하여 해결책을 찾아 내는 창의성이 부족해 질 수도 있다. 따라서, HR 담당자는 조직의 바람직한 문화를 경영자와 함께 정의하고, 이러한 문화가 조직 내에 확산될 수 있도록 활동해야 하며, 문화와 창의성에 관련된 요소들을 AI시스템에 반영하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개인과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도로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18 노무사시험 인사노무관리론 총평_정준모 노무사 .pdf
첫댓글 강사님 수업을 듣지는 않았지만 좋은글 이네요. 덕분에 정신차리고 주변을 좀 돌아보러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