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7박 8일 일본 전국 여행-22.증기기관차 모양의 모오카 역, 호쿠토세이

[하늘비]

※경로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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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오카역은 밖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뭐 생각나는 거 없으신가요...?

더 멀리서 보면... 증기기관차를 본따 건물을 지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철도 회사 자체가 증기기관차 하나에 목숨걸고 운영하는지라... 역 건물부터 약을 빨고 이렇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비율 때문에 오히려 기관차 모양 연필깎이가 생각나는 외관입니다만.

이제 아까 본 건물 디자인도 이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건물 모양만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게 아니고, 아예 작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안에는 증기기관차 한 대와, 객차 한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관차 쪽에는 밖으로 선로가 이어져있고, 셔터도 달려있는데요.

모양새나 분위기로 봐서 그냥 전시하려고 모셔둔 건 아니고, 실제 주행가능한 물건인 듯 합니다.

기관실 내부를 찰칵찰칵

배관이 웬지모르게 뺀질뺀질하고, 사슬로 못들어가게 해놓은 것 보면, 아직 움직일 수 있는 놈이란 확신이 강해집니다.

석탄 집어넣는 입구

이 객차는 뭐 쉼터 비슷한 개념으로 개방해놓는 듯 합니다만...

좌석도 푹신푹신하고 무려 히터까지 안에 틀어놔서...

들어가서 앉아있으니까 역 대합실보다 훨씬 낫더군요.

실외에도 전시차량은 몇가지 더 있었습니다.

열차 시간이 다되어 역 건물로 돌아갑니다.

대합실에 열차 모형 디오라마가 있는데요, 어째 먼지쌓인 모양새가 이건 관리를 안 하는 듯 합니다.

박물관에만 집중하는듯...

근데 디테일이 장난 아닙니다.

완목식 신호기 디테일 보소...

왜인지 모르겠지만 대합실에는 레일이 깔려있었습니다.

모양새로 봐서 단순한 인테리어인것 같은데

시골 깡촌 역이라 자동개찰기는 없습니다.

수동개찰도 안합니다.

원맨 운영을 하기 때문이죠.

나름 모오카 철도의 중심역이자, 본사가 위치해 있는만큼, 차고나 검수시설도 위치해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 단량 똥차를 타고 다시 도쿄로 나갑니다.

위에서 원맨운영이란 말을 했는데요, 원맨운영이란 기관사 혼자 운전취급/운임계산 등을 도맡아 하고, 대신 차장이나 역무원 등의 인력소요를 줄이는 운영방식을 말합니다.

기관사가 표 팔고, 운전하고, 돈 받고, 방송하고 하는걸 다 하므로, 차장이 필요없죠.

차내에서 개찰을 하므로 역에 역무원도 필요 없습니다. 자동개찰기도 필요없죠. 표 판매기도 없어도 무방합니다.

그럼 운임계산을 어떻게 하느냐? 역이나 차량에 어느 역에서 탔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정리권 발행기가 있습니다. 은행가서 번호표 뽑는것마냥 뽑으면, 사진에 있는 저런 표가 나옵니다.

그러면 차내에 있는 저 전광판을 보고, 자기 정리권에 써 있는 번호에 나오는 숫자만큼 돈을 내면 됩니다.

참 쉽죠...

일본의 지방 로컬열차는 대부분 이런 형식의 원맨운전을 하고, 버스들도 거의 이 방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 특성상 승객이 많으면 기관사의 업무가 가중되므로, 행사철이나, 출퇴근시에는 직원이 추가 파견되어 기관사의 업무를 보조합니다.

이렇게1량짜리 차량+원맨운영을 하면 인건비 자체는 많이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짓을 하고도 적자에서 못 벗어나는 동네가 태반입니다.

그래서 중소 철도회사들이 부동산도 하고, 요식업도 하고, 이런저런 사업으로 철도 적자를 메꾸고 있죠...

노선 주변에는 뭐 주택가나 수요처라고 할만한 것도 별로 없습니다.

뭐 대부분의 역이 플랫폼+차양대 조금+역명판 이정도가 평균 사양이죠.

도시에서도 조금 곁다리 노선들은 역이 죄다 이런 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다가 교통카드 리더기 하나 박아놓으면 끝..

뭐 어쨌거나, 다시 시모다테 역에 돌아왔습니다.

이제 JR 미토선으로 갈아타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아 새차 좋아요

차는 새차인데, 노선은 그냥 시골...

오미야역에 도착해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배고파요...

늦은 점심이라고 해도 무방;

여기서부턴 신칸센 다니니까 도쿄까지 직빵으로 뚫어버립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또다시 아키바!

아키바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렇게 아키바 구경 하다가 잠깐 뭐 살게 있어서 도쿄역 입갤

여기서 점찍어놓은 에키벤이 있어서요... 980엔이던가, 나름 호사를 조금 부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열차를 타러 우에노역으로 이동합니다.

도쿄-우에노를 신칸센으로 이동하는 패기

용산-서울역을 KTX로 이동하는 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JR패스가 있으니 가능한 이동 루트이지 말입니다...

사실 그냥 전철로 이동하는거랑 별로 시간 차이도 없어요.

아 저기 제가 타고 갈 열차가 전광판에 떴네요

그럼 뜬금없지만 삿포로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쿠토세이 B침대 솔로!

원래 전체 요금은 총 27,170엔에 달하지만, JR패스를 들고 있어 운임 면제(-12600엔), 차내에서 지불하는 제3섹터 운임, 특급료 제외(-6560엔)한 순수 침대료와 JR의 특급료만 결제한 금액이 9540엔이 되겠습니다.

사실 도쿄까지 오는데 사진이 별로 없는 이유가, 무심코 JR홈페이지에서 빈자리 조회를 해봤더니 이 호쿠토세이 빈자리가 떠서....

가장 가까운 매표소 있는 역까지 가는데 누가 저자리 채갈까봐, 휴대폰만 들고 부들부들 하고 있었던 관계로... 중간 사진이 없는겁니다.

아오모리까지 호쿠토세이를 데려다 줄 EF510계 전기기관차입니다.

아오모리에서 세이칸터널 전용 기관차로 교체해서 하코다테까지 가고, 하코다테부터는 전기가 안 들어오는 관계로 디젤기관차를 달고 갑니다.

호쿠토세이는 한자발음인 북두성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누가 그 이름 아니랄까봐 측면에 왕 별로 도배를 해 놨습니다.

이건 최후미 객차가 되겠습니다.

저 가운데 부분에 열차 종별 롤지가 들어있는데, 노출조절 미숙+롤지에 습기가 가득 낀 관계로 찍히질 않았네요.

측면 롤지

호쿠토세이는 3월 15일부로 정기운용에서 강판당했고, 8월이면 임시운용에서도 퇴역하여 폐지됩니다.

그동안 편성 감축이 계속 있었는데, 주로 미얀마로 많이 퇴출당했더군요.

JR은 쓰고 남은 차들을 동남아쪽으로 많이 팔아넘기거나 아예 공여합니다.

두근두근... 제 객실 문입니다.

B침대 개실 솔로 7번방

이렇게 생겼습니다.

2층에도 객실이 있는지라 천장이 많이 낮지요. 안에서 서있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 그야말로 언제부터 꿈꿔왔던 침대열차 탑승인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배정된 방을 보니 그야말로 눈물이 납니다.

도입 당시에는 몰라도, 지금은 가격을 감안하면 그리 썩 좋은 시설은 아닙니다만, 침대열차란 저같은 초짜 철덕에게는 꼭 타보고싶은 꿈의 열차죠.

그래서 1박에 15만원 가까이 드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질렀습니다.

문의 시건은 저 카드키를, 윗 사진에서 문 옆에 있는 홈에 꽂음으로써 가능합니다. 다만 이건 JR동일본 소속 차량의 방식이고...

JR홋카이도 소속 차량은 그냥 열쇠를 줍니다.

캬... 분위기 쥑이고!

기분도 쥑이고!

침대열차에 탔는데, 도시락과 맥주를 까지 않으면 그건 죄악이 아닐까요?

아까 도쿄역에서 지른 이쿠라 에키벤입니다. 이것 말고 200엔 더 주면 훨씬 좋은 게 있었는데... 매진됐다네요.

삿포로를 가니 맥주도 삿포로로 골랐습니다.

발이 나온 사진밖에 없어서 죄송합니다.. (__)

침대열차에서 노트북으로다가 디씨질하는것도 꼭 해보고 싶던 짓거리 중 하나였는데 이제서야 해보게 됐네요.

차내 방송장치입니다.

저 채널버튼을 선택함에 따라 각자 다른 음악방송이 나옵니다.

약간 일본 전통음악 비슷한 음악도 있고, 클래식도 있고, 경음악같은 음악도 나옵니다.

노래까지 틀어놓고 가니 분위기가 죽입니다.

아 기분 좋아요 헤헤

그런데 잘 가다가, 일본어로 뭐라뭐라 방송이 나오더니 열차가 멈춰섭니다.

어리둥절행ㅋㅋㅋㅋㅋ 일본어를 못 알아먹으니 뭐지 싶어서 JR정보안내 어플을 켜봤습니다.

네... 맨 밑에 우츠노미야선...

강풍으로 인해서 운전보류가 떴고, 가까운 역에 정차중인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현 위치는 토치기 현 사쿠라 시. 이제 막 도쿄를 벗어났을 뿐인데....

망했습니다.

이 호쿠토세이는 남아있는 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열차 정리시간 관계상 3시간 이상 지연되면 하코다테쯤에 승객들을 다 떨궈버립니다.

그리고는 'ㅈㅅ염'하고 오니기리나 음료수 하나 쥐어준 채로 특급열차 편에 태워서 삿포로까지 보냅니다.

침대특급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봉변이 아닐 수 없죠.

참고로 이 전날 오사카-삿포로를 운행하는 침대특급 트와일라이트는 원래 운행시간이 24시간 정도지만,

폭설로 인해 20시간까지 지연을 먹고도, 1박2일 코스를 2박3일로 바꾸는 사투 끝에 목적지까지 승객들을 데려다 줬습니다.

물론 대체 노선이 없어서 그런거지만...

저는 그저 3시간 이상 지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안해서 잠도 못자고, 한시간 가량 기다리니 열차가 움직이네요.

결국 이때는 1시간 지연을 먹고 역을 출발했습니다.

이제 저도 발 뻗고 자겠네요.

계속 이어집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이번화는 장거리이동의 라지히트가 터지는군요~

[앙겔루스 노부스]

연필깍이 이야기가 나오니 요즘도 샤파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나 모르겠군요~ 카페에 몇분 계신 제 연배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하늘비]

샤파라는 이름으로 연필깎이 많이 나왔죠.
거기서 나온 은색 기관차모양 연필깎이와 모양이 비슷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지금 제 옆에 하나 있습니다~ 이제 더는 연필을 쓰지 않지만 기념으로 보관중~ 85년도에 산거니 무려 30년 된거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중간에 님이 동태보존이라고 써 놓은 증기기관차는 궤가 엄청 좁은거 같은데요. 케이프궤보다 더 좁은거 같은디...

[하늘비]

저거 1067mm jr규격과 똑같습니다. 한국사람은 보통 표준궤를 보고 살아서 그런지 거기에 익숙해져있는데, 일본애들꺼 배장기 떼놓으면 진짜 토나오게 좁아보이더라구요.
하쿠타카같은건 진짜 어떻게 그 궤간으로 140키로를 땡기는지...--;

[앙겔루스 노부스]

허허... 일본 궤간이 정말 좁은거였군요... 가끔은 표준궤 보고도 더 넓으면 좋을텐디... 싶은데...

[하늘비]

에스파냐가 재래선은 광궤 깔아놓고, 정작 ave는 표준궤로 깔아굴리는것보면 표준궤로도 이미 충분한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앙겔루스 노부스]

사진에 올리신 전형적인 일본 시골역과 정말 비슷했던게 구 진주수목원 역 같네요. 진성역도 좀 비슷했고.

이제는 둘 다 사라진 동부경전선...-- 그립네요. 지금 다시 가면 그때 모습의 흔적들이라도 남아 있으려나... 건강 회복되믄 다시 한번 답사나 가야지...

[앙겔루스 노부스]

으아... 19시 발 11시 착... 철도여행은 모름지기 이래야지!!! 저 발착시간보고 제 방바닥이 흥건해져버렸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열차속의 나만의 공간... 그야말로 꿈이군요 꿈... 꿈자리도 좋을 듯~

[하늘비]

모름지기 역시 열차여행의 꽃은 침대열차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중에서도 개인실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헤헤
원래는 11시에 삿포로에 도착해야 하는 다이어입니다만... 보시다시피 이미 1시간 지연 먹었고, 삿포로에는 더 늦게 도착합니다.

[덮어쓰기]

헐, 북두성이군요! 북두성. 'ㅁ'
좋은 사진과 글 잘보고 갑니다. :)

[하늘비]

헤헤 북두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