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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2.0 2006-10-23 13:16] | |||
차감독의 이러한 성향을 선수 시절 활약하던 1970~80년대 서독 분데스리가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당시의 분데스리가는 지금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는 리그로 평가받았다. 경기 스타일은 건장한 게르만 민족의 신체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이른바 선이 굵은 축구로 세계 축구의 큰 줄기 가운데 하나로 인식됐다. 이러한 경기 스타일은 오늘날까지 꾸준히 이어져 우직하고 조직적인 독일식 축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 독일축구의 진정한 위협요소로 평가되는 강인한 승부욕은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한 차감독의 축구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2005 시즌, 떠나는 김호의 아이들 2005년을 맞는 차감독과 수원의 포부는 대단했다. 수원은 2004년 K리그 정상에 오른 뒤 그야말로 기세등등했다. 2005년 정규리그를 앞두고 동아시아 3개국의 리그 챔피언이 맞붙는 A3 챔피언스컵과 컵대회, 수퍼컵에서 연속 우승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수원은 2005시즌 우승은 물론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하는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참가에 강한 집념을 나타냈다. 차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로 선수단을 대폭 바꿨다. 그러나 차감독이 원했던 수원의 체질개선 작업은 순탄치 못했다. 수원은 지난해 5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흔들리더니 전•후기 리그 통틀어 6승10무8패(승점28)로 13개 구단 가운데 통합순위 9위에 머물렀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특히 팬들의 불만은 김호 전 감독의 관심을 받았던 유망주들의 대거 방출과 아기자기한 축구를 내세웠던 전임 감독과는 다른 차감독의 축구 스타일에 집중됐다. 테크니션으로 분류할 수 있는 ‘김호의 아이들’이 수원을 떠났고 ‘킥 앤드 러시’에 유용한 ‘차범근의 아이들’이 새롭게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이종민, 권집, 김두현, 고창현, 조병국, 조성환 등을 내보냈고 전재운, 조원희, 김도근, 손정탁, 이따마르 등을 영입했다. 전재운의 경우 팀 적응 실패로 다시 전북에 내줬다. 결과론이지만 수원을 떠난 선수들은 이적팀에서 보란 듯이 활약하며 팀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수원에 영입된 선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한마디로 밑진 장사였다. 지난해 10월 23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자 수원의 열혈 팬들은 차감독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구단은 황급히 중재에 나섰다. 차감독은 이 자리에서 “전재운과 이종민을 바꾼 것은 패착이었다. 하지만 손정탁은 훈련만 잘 시키면 ‘조커’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무전술’에 대해서는 “의아하게 생각한다. 전임 감독과 자꾸 비교하는 것 같다. 부상 선수가 많아지면 전술적으로 지향하는 축구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루트, 즉 크로스에 이은 득점을 기대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쨌든 팬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차감독이 해명하는, 지도자로서는 치욕의 순간이었다. 이관우, 백지훈 ‘수원에 날개를 달아주다’ 수원의 부진은 올시즌 전기리그에서도 계속됐다. 3승7무3패로 K리그 14개팀 가운데 8위. 13경기 11골로 경기당 평균득점이 1점이 안됐다. 의심할 바 없이 보유한 자원에 비해 실망스런 성적이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먼저 2006 독일월드컵 휴식기에 이임생 코치의 지휘 아래 강릉에서 포백 수비에 대한 집중 조련에 들어갔다. 차감독 또한 독일월드컵에서 4-3-3 전술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체험했다. 차감독은 “사실 올시즌 시작과 동시에 포백을 도입하려 했지만 수비수 곽희주의 부상으로 기존 스리백 시스템을 유지했다. 그러나 강릉 훈련을 통해 이코치가 포백 시스템을 잘 주입했고 곽희주의 복귀와 문민귀의 영입으로 기본 틀을 갖췄다”며 후기리그를 앞두고 도입한 4-2-3-1 전술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SPORTS2.0 13호 참조) 수원은 지난 9월 16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올리베라와 이정수의 연속골로 이병근이 1골을 만회한 대구를 2-1로 꺾었다. 값진 승리였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1년여 전인 지난해 8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이후 지난 10월 3일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편 전남에 0-1로 지기 전까지 13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에는 보기 힘들었던 중원 플레이의 회복이 수원 상승세의 원동력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경기 상황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연동하는 수원의 수비는 상대 공격의 길목을 끊어버리는 김남일의 ‘진공력’으로 그 위력이 배가됐다. 김남일의 중원 파트너 송종국은 2002 한일월드컵 때의 컨디션 회복을 목표로 공수 연결고리의 역할을 무난하게 하고 있다. 창의적인 패스 공급이 가능한 이관우와 백지훈의 영입은 긴 패스가 주류이던 차붐축구에 짧은 패스를 덧입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이관우는 9월 27일 수원 기흥공장 내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SPORTS2.0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원의 축구는 차감독님의 현역 시절 축구와 현대축구를 섞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전에서 뛸 때만 해도 차감독님의 축구에 대해 전형적인 ‘킥 앤드 러시’라고 들었고, 실제 경기에서도 그렇게 느꼈다. 그러나 막상 수원에 와 보니 상당히 정교하면서도 빠른 축구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경기 전 미팅을 통해서 미드필드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시기 때문에 그동안 왜 이런 축구를 안 하셨나,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이러한 요인이 모여 수원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4번째 별을 위한 수원의 과제 9월 24일 열린 울산전은 차붐축구의 변화와 과제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차감독은 이날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한 뒤 “새로 영입한 백지훈, 이관우 등이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7월 힘든 이적 과정을 거쳐 수원에 안착한 백지훈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값진 활약을 펼쳤다. 이뿐 아니라 10월 13일 현재 수원이 후기리그 8경기에서 터뜨린 10골 가운데 7골이 이적생의 발끝에서 나왔다. 백지훈에 이어 이관우가 1골 2도움을 올렸고 문민귀가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차감독을 한때 벼랑 끝까지 몰아 넣었던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 차감독은 이날 후기리그 개막 이후 처음으로 올리베라와 실바 투톱을 가동했고 문민귀와 김대의를 측면 날개에 배치하는 3-4-1-2 전법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전반 기대했던 골이 터지지 않자 후반 시작과 함께 실바 대신 데니스를 교체 투입하며 4-2-3-1 카드로 변화를 꾀해 재미를 봤다. 그렇지만 전기리그의 고민거리였던 득점력 부재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우루과이 다비누오에서 이적한 195cm의 장신 공격수 올리베라는 수비수와의 스피드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해 모처럼 중원 플레이가 살아난 수원의 공격력 극대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올리베라가 이관우, 백지훈 등이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내지 못하면 수원은 어디에 공격의 초점을 맞춰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예전의 단조로웠던 ‘킥 앤드 러시’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밖에 포르투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브라질 출신의 실바는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의 파괴력에 비해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정적인 움직임이 단점으로 지적되는 등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원이 후기리그 1위를 달리는 데 수비가 큰 힘이 됐지만 수비 전술에 대한 실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포백을 사용할 때 왼쪽 측면수비수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또 오른쪽의 조원희는 활화산 같은 공격에 비해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포백이 여의치 않다면 스리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스리백을 채택했을 때 공수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 상대에게 압박을 허용하고 공격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코치 주도 하에 이뤄졌던 FA컵 막판의 경기력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은 10월 3일 전남에 발목이 잡히면서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이던 상승세도 한풀 꺾인 형국이다. 10월 13일 현재 2위 포항, 3위 인천과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통산 4번째 별을 달기 위한 수원의 당면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 차감독 역시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최근의 난제를 풀지 못한다면 부임 이후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던 지도력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없을 것이다. SPORTS2.0 제 21호(발행일 10월 16일) 기사 김덕중 기자 |
첫댓글 우와~~
정말 잘썻네요~ 역시 스포츠2.0 ㅋ
잘썼다ㅋ
정말 이런사람이 전문기자인듯..ㅋㅋ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