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 폴란드 수출, 체코 '잭팟' 등 뒤에서 떠받친 '인물'이 있었다 / 7/22(월) / 중앙일보 일본어판
앞으로 국내 기업의 뛰어난 기술과 금융이 자동차의 네 바퀴처럼 움직여야 세계적인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
16일 내부 출신 1호 은행장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윤희성 수출입은행장(63)의 말이다. 지난달 현대로템의 우즈베키스탄 2700억원(약 300억엔) 고속철도 수출부터 최근 24조원의 체코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권까지 한국이 대형 사업을 따낸 데는 정부와 기업, 유관기관이 함께 손을 맞잡은 팀 코리아의 활약이 컸다고 한다.
자금 지원을 하는 수출입은행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앞으로 대형 수주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전통적인 수출기업 지원에서 벗어나 국제협력은행으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폴란드 수출 성공의 배후에는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이 있었다. 또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사업도 본계약 체결을 위해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전통적인 수출기업 지원 위주의 정책금융뿐 아니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최근 시작된 공급망 기금까지 활용한 이른바 K-파이낸스 패키지 지원도 가능해 대형 사업 수주 지원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 "우즈벡 고속철도, 수출입은행 EDCF 차관 결정적"
'국내 최초 고속철도 수출'로 평가받는 우즈베키스탄 사업 수주에는 수출입은행의 EDCF 차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형 수주사업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과도한 금융지원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이 있을 정도로 기존 정책금융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은 정부개발원조 차관을 받을 수 있는 나라로 (그 부분을 활용해) 금융지원을 대폭 늘려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은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 사업은 처음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프린트 기계를 팔면 프린트보다 종이나 잉크 카트리지로 돈을 벌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고속철도를 연결하고 유지보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공조로 전략적 국익 추구해야"
전통적인 수출기업 지원에서 국제협력은행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윤 전 대변인이 그리는 수출입은행의 청사진이다. 그는 선진국의 정책금융기관은 (자국) 기업의 수출을 늘리고 외화 획득을 위해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인류의 평화와 공영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나라를 돕기 위해 금융지원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국 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전수하는 전략적 국익 추구가 국제협력은행의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할 확대를 위해 윤 전 대변인은 수출입은행의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변인은 수출입은행은 설립 당시부터 수출기업을 돕기 위한 대출에 초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차관이 아닌 투자를 원한다는 곳이 많다며 대형 사업 수주를 위해 대출뿐만 아니라 투자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 수출입은행 출신 1호 은행장 임기 2주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공급망 기금과 관련해서도 국내 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전 대변인은 수출과 관계없이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필요하면 내수기업도 지원할 수 있고 대출뿐 아니라 보증과 출자 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은 내부 출신 1호 은행장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원전 인프라 방산 분야 수출을 위해 법정 자본금 한도가 늘어나고 요소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급망 기금이 생기는 등 임기 중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며 직원들로부터도 많은 지원을 받아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