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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유취(物以類聚)
사물이 같은 종류에 따라 모인다.
物 : 물건 물(牛/4)
以 : 써 이(人/3)
類 : 무리 류(頁/10)
聚 : 모을 취(耳/8)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산다. 개미나 벌 같은 곤충들은 군집생활이 필수적이지만 일반 동물들도 더 큰 동물의 위험을 막으며 살기 위해서는 집단생활이 적합하다. 사람도 혼자서는 의식주를 해결 못하기 때문에 모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이더라도 적대적인 사람과는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정이다. 자기의 편을 들어주고, 자기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과 끼리끼리 모인다. 동기상구(同氣相求)이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과부 설움은 과부가 안다는 양과분비(兩寡分悲)도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가재는 항상 게 편을 들고, 풀도 같은 녹색이라며 초록동색(草綠同色), 같은 종류끼리만 유유상종(類類相從)한다면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사물(物以)은 같거나 비슷한 종류에 따라 모인다(類聚)는 이 말도 변화를 겪었다. 유사한 부분이 나오는 주역(周易)부터 먼저 보자.
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
만물은 같은 종류끼리 모이고 무리를 지어 나누어지니, 이로부터 길함과 흉함이 생긴다. 계사상(繫辭上) 편에 실려 있다.
동기상구(同氣相求)가 나오는 문언(文言)의 뒷부분은 이렇다.
本乎天者親上 本乎地者親下 則各從其類也.
본호천자친상 본호지자친하 즉각종기류야
하늘에 근본을 둔 것은 위와 친하고, 땅에 근본을 둔 것은 아래와 친하니, 이는 모두 각자가 그 비슷한 것을 좇기 때문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에 순우곤(淳于髡)이란 대부가 있었다. 천한 신분이었지만 익살과 다변으로 유명했다.
어느 때 선왕(宣王)이 인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사이에 7명이나 천거했다. 선왕은 놀라 천리를 다니며 백 년을 찾아도 한 사람 찾기가 힘든데 이들이 과연 현인인지 물었다.
순우곤이 대답한다. 새는 새들과 함께 있고 짐승은 짐승들과 있는 법인데 이것이 바로 ‘물건은 각기 비슷한 부류가 있다(物各有疇/ 물각유주)’는 이야기라 했다. 그리고 자신은 같은 무리기 때문에 주위에 현인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책(戰國策) 제책(齊策)에 나온다.
모여서 자신들만의 이익을 쫓고 타인에게는 해를 끼친다면 바람직한 모임이 아니다. 고급정보를 사유화하고 조직 안의 의견만이 옳다고 똘똘 뭉쳐 고집한다면 외부에서 욕을 먹는다.
처음에는 그런 의미를 가지지 않았지만 유유상종(類類相從)을 비롯한 이 성어들은 점점 나쁜 사람들의 집합체를 가리키거나 배타적인 집단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갖게 됐다. 끼리끼리의 힘을 자기들만이 사유화했기 때문이다.
▶️ 物(물건 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소 우(牛=牜; 소)部와 음(音)을 나타내며勿(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만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소(牛)를 지목하여 만물을 뜻한다. 勿(물)은 旗(기), 천자(天子)나 대장의 기는 아니고 보통 무사(武士)가 세우는 색이 섞여 있는 것, 여기에서는 색이 섞여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物(물)은 얼룩소, 나중에 여러 가지 물건이란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옛 모양은 흙을 갈아 엎고 있는 쟁기의 모양과 牛(우; 소)로 이루어져 밭을 가는 소를 나타내었다. 나중에 모양이 닮은 勿(물)이란 자형(字形)을 쓰게 된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物자는 ‘물건’이나 ‘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物자는 牛(소 우)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勿자는 무언가를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物자는 소를 도축하여 상품화시키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에는 다양한 색이 뒤섞여있던 ‘얼룩소’를 物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가축의 종류나 등급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제품’이나 ‘상품’, ‘만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物(물)은 (1)넓은 뜻으로는, 단순한 사고(思考)의 대상이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건을 불문하고, 일반으로 어떠한 존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판단의 주어(主語)가 되는 일체의 것 (2)좁은 뜻으로는, 외계(外界)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사물(事物), 시간(時間), 공간(空間) 가운데 있는 물체적, 물질적인 것 (3)사람이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체적 물건. 민법 상, 유체물(有體物) 및 전기(電氣) 그 밖에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自然力). 사권(私權)의 객체(客體)가 될 수 있는 것 등의 뜻으로 ①물건(物件) ②만물(萬物) ③사물(事物) ④일, 사무(事務) ⑤재물(財物) ⑥종류(種類) ⑦색깔 ⑧기(旗) ⑨활 쏘는 자리 ⑩얼룩소 ⑪사람 ⑫보다 ⑬살피다, 변별하다 ⑭헤아리다,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건(件), 물건 품(品),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몸 체(體)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내거나 가공하여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일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을 물건(物件), 물건의 본바탕으로 재산이나 재물을 물질(物質), 물건 값을 물가(物價), 쓸 만하고 값 있는 물건을 물품(物品),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물건의 분량을 물량(物量), 물건을 만들거나 일을 하는 데 쓰는 여러 가지 재료를 물자(物資),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마음과 형체가 구별없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를 물심일여(物心一如),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물외한인(物外閑人),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물유본말(物有本末),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물부충생(物腐蟲生),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양면을 물심양면(物心兩面),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물아일체(物我一體) 등에 쓰인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편안한 군대로 지친 적군을 침을 이일적로(以逸敵勞), 있는 것으로 없는 것을 보충함을 이존보망(以存補亡), 이것이나 저것이나를 이차이피(以此以彼), 횡포한 사람으로 횡포한 사람을 바꾼다는 뜻으로 바꾸기 전의 사람과 바꾼 뒤의 사람이 꼭 같이 횡포함을 이포역포(以暴易暴), 속담 새우 미끼로 잉어를 낚는다로 적은 밑천으로 큰 이득을 얻는다는 뜻의 이하조리(以鰕釣鯉),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이록위마(以鹿爲馬) 등에 쓰인다.
▶️ 類(무리 류/유, 치우칠 뢰/뇌)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类(류)는 간자(簡字)이다. 米(미)와 犬(견)과 頁(혈)의 합자(合字)이다. 頁(혈)은 사람의 얼굴, 米(미)는 쌀알, 자잘함, 頪(뢰)는 사람의 얼굴이 닮아서 분별하지 못함, 類(류)는 비슷한 개(犬)가 모여 있다, 비슷한 것들이 모이는 일, 양이 떼짓는 것을 群(군)이라고 하듯이 개가 떼짓는 것은 類(류)라고 한다. 나중에 개에 국한하지 않고 사물이 닮음을 나타낸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类(류)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類자는 '무리'나 '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類자는 頪(엇비슷할 뢰)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頪자는 '엇비슷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類자는 이렇게 '엇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頪자에 犬자를 결합한 것으로 '비슷한 개들이 모여 있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類자는 '비슷한 것들끼리 모여 있다'는 의미에서 '무리'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類(류, 뢰)는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③제사(祭祀)의 이름 ④대개(大槪: 대부분) ⑤같다 ⑥비슷하다 ⑦비슷한 것끼리 나누다 ⑧좋다 그리고 ⓐ치우치다(뢰) ⓑ편벽되다(생각 따위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속(屬), 무리 휘(彙), 무리 도(徒), 떼 부(部), 붙을 부(附),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중(衆), 무리 배(輩)이다. 용례로는 서로 비슷함을 유사(類似), 같은 사례나 비슷한 전례를 유례(類例), 공통의 성질이나 특징이 있는 것끼리 묶은 하나의 틀을 유형(類型), 피부나 근육이 아물어 붙음을 유합(類合), 미루어 짐작함을 유추(類推), 물건을 부문에 따라 나눈 갈래를 종류(種類),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종류를 따라서 나눔을 분류(分類), 가용성이며 단맛이 있는 탄수화물을 당류(糖類), 기름 종류를 유류(油類),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같은 무리보다 뛰어남을 출류(出類), 서로 구별되는 특성에 따라 갈린 종류를 부류(部類), 여러 가지 종류를 각류(各類), 같은 종류를 동류(同類), 비길 데 없음이나 짝이 없음을 무류(無類), 뛰어나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부류를 범류(凡類),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비슷한 것들은 수만 가지가 있어도 같지는 않다는 말을 유만부동(類萬不同),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개나 말 따위란 뜻으로 낮고 천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을 견마지류(犬馬之類) 등에 쓰인다.
▶️ 聚(모을 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取(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聚(취)는 ①모으다, 모이다 ②거두어 들이다 ③갖추어지다 ④저축하다, 쌓다 ⑤함께 하다 ⑥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⑦마을, 동네 ⑧저축(貯蓄) ⑨줌(한 주먹으로 쥘 만한 분량) ⑩함께, 다같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을 모(募), 모일 총(叢), 둥글 단(團), 모일 준(寯), 모을 촬(撮), 모일 주(湊), 모일 회(會), 社모일 사(社), 모을 췌(萃), 모을 수(蒐), 모을 축(蓄), 모을 찬(纂), 모을 종(綜), 모을 집(緝), 모을 집(輯), 모을 집(集),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을 산(散)이다. 용례로는 모여서 합침 또는 한데 모아 합침을 취합(聚合), 모여들거나 모아들임을 취집(聚集), 군사들을 불러 모아 점명함을 취점(聚點), 굶주리는 백성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구제함을 취제(聚濟), 한 가족의 뫼를 한 군데 산에 몰아서 장사하는 일을 취골(聚骨), 군사나 인부들을 불러서 모음을 취군(聚軍), 사람들의)모임과 흩어짐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취산(聚散), 머리를 맞대고 가까이 모여 앉음을 취수(聚首), 장가를 듦이나 아내를 얻음을 취실(聚室), 몰려드는 구름을 취운(聚雲), 두 가지 이상의 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정형을 취형(聚形), 쌓여서 모임이나 쌓아 모음을 적취(積聚), 어떤 것을 구하여 일정한 곳에 모음을 구취(鳩聚), 한 집안 식구나 친한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한데 모임을 단취(團聚), 널리 구하여 모음을 모취(募聚), 군사를 징발하여 모음을 징취(徵聚), 군사를 훈련시키고 모아 들임을 훈취(訓聚), 생산하여 자재를 모아 저축함을 생취(生聚), 거두어 모음을 수취(收聚), 성곽을 완성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거주하게 하던 일을 완취(完聚), 친구와 헤어진 지가 어느덧 십 년이나 지나감을 취산십춘(聚散十春), 모기가 떼지어 나는 소리가 뇌성을 이룬다는 취문성뢰(聚蚊成雷), 정신을 가다듬어 한군데에 모음을 취정회신(聚情會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