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극생비(樂極生悲)
즐거움 끝에는 슬픈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낙이 있으면 고생도 있다는 의미로
세상일은 돌고 돈다는 말이다.
樂 : 즐길 락
極 : 다할 극
生 : 날 생
悲 : 슬플 비
출전 :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卷126 골계열전(滑稽列傳)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거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격려한다.
자주 쓰는 성어로는 고진감래(苦盡甘來)이고,
‘음지가 양지 된다’는
음지전 양지변(陰地轉 陽之變)이다.
반면 좋은 자리에서 떵떵거리거나
가진 것이 많아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은
그것이 오래 갈 줄 안다.
‘십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이 남의 이야기인줄 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인데도 말이다.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樂極) 슬퍼지게 된다(生悲)는
이 말도 흥겨운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닥쳐온다는
흥진비래(興盡悲來)와 똑같다.
사기(史記)의 골계(滑稽)열전은
뛰어난 언변과 해학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우쳤던 인물들을 모은 곳이다.
첫 머리를 장식하는 순우곤(淳于髡)의 고사에서 나왔다.
그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 위왕(威王) 때의 인물로
미천한 신분에 몸집도 왜소해 볼품이 없었지만
반어와 풍자에 능해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단 한 번도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초(楚)나라가 대군을 이끌고 제나라를 공격했을 때
순우곤이 조(趙)나라의 구원병을 청해 물리쳤다.
놀고 마시기를 일삼던 위왕이
잔치를 베풀고 노고를 치하했다.
왕이 순우곤에게 얼마나
술을 마시면 취하는지 물었다.
분위기에 따라 한 말을 마셔도 취할 때가 있고,
한 섬을 마셔야 취할 때가 있다며 말을 잇는다.
"예부터 술이 지나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지나치면 슬퍼진다고 했으니
모든 일이 이와 같습니다.
이 간언에 따라 위왕은 밤새워 벌이던 술잔치를
그만 두고 순우곤을 더욱 중용했다.
권력이나 부유함도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돌고 돈다고 믿는다.
그래야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사람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차지하는 정당은
인기를 끌게 되면 몇 10년을 집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오만함이 지지를 갉아 먹는다.
또 있다.
이전의 정경유착으로 부를 긁어모은 재벌들은
모든 수단을 다 써서 대물림하려 한다.
지나치면 바람 앞에
스러질 재산인데 말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