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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세안+3, 금융 위기 대비 태세 강화
◦ 인천에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금융협력 방안 논의
- 불확실한 세계 경제 흐름에 대비하고자 아세안(ASEAN)과 한(韓)·중(中)·일(日)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한국의 인천 송도에 모여 금융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제26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AFMGM+3, ASEAN+3 Finance Ministers Cooperation) 참석자들은 개방적 규칙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무역 시스템 구축에 동의하였다. 아세안 순회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Sri Mulyani Indrawati) 재무부 장관은 “아세안 지역의 후생과 안정이 AFMGM+3의 주요 목적이다”라고 발언했다.
-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 발생 시 자금을 지원하는 ‘신속금융대출제도(rapid financing facility)’의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를 마련하고 지역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세안+3 회원국들은 역내 채권시장 발전을 위한 2023~2026 중기 로드맵을 승인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 Development Bank), 역내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 등도 참여했다.
◦ 규모 계속 커지고 있는 아시아 공동 기금
-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발생 후 아세안 회원국과 한·중·일 3국이 금융 위기 대응책으로서 2000년에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Chiang Mai Initiative)에 서명하면서 상설 협의체로서 아세안+3의 틀이 갖춰졌다. CMI는 아세안 통화스와프협정(ASA, ASEAN Swap Arrangement)과 아세안+3 회원국 간의 상호통화스와프협정(BSAs, bilateral swap arrangements) 네트워크로 구성됐다.
- 2004년 아세안+3 회원국들은 한층 더 진전된 형태의 유동성 공급 틀을 마련하고자 다자적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나섰는데, 2010년 3월 24일에 1,200억 달러(한화 약 158조 5,782억 원) 규모 공동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통화스와프협정(CMIM, multilateralisation of the CMI)을 공식적으로 발효했다. 그리고, 2014년 7월 17일에 CMIM이 개정되어 공동 기금 규모가 2,400억 달러(한화 약 317조 1,565억 원)로 2배 늘어났다.
☐ 현지 화폐 거래 확대 등 구체적 협력 방안 탄력받아
◦ 아세안+3, 현지 화폐 거래 필요에 공감
- 인도네시아는 최근 강세를 띠고 있는 미국 달러 의존을 줄이고, 양자 간 거래 시 현지 통화 활용 촉진을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5월 2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Bank Indonesia)은 한국은행과 경상계좌 거래와 직접투자 등 양국 간 거래에서 원화와 루피아(rupiah)를 활용한 거래를 촉진하기로 했다. BI와 한국은행은 “은행 간 거래에서 원화와 루피아 간의 직접 환율견적(direct exchange rate quotation)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거래 비용과 노출되는 환위험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 그리고, BI는 라오스 중앙은행(BOL, Laos Central Bank)과도 통화정책, 거시건전성정책, 금융안정, 지급결제시스템 등 중앙은행의 핵심영역에서 다양한 협력을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하였다. BI와 BOL은 정책대화, 정보교류, 기술협력, 협력 모니터링, 공동혁신, 역량개발에 관한 소통 및 협의를 통해 양자 협력을 이행해나갈 방침이다.
-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말레이시아 총리가 중국 방문 때 내놓은 ‘아시아통화기금(Asian Monetary Fund)’ 창설안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아시아통화기금 창설이 지역 금융안정을 위하여 바람직한 제안이긴 하나,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미국 달러 의존도를 당장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는 현지통화결제(LCS, local currency settlement) 제도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QR코드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확대를 도모하고 있고, 아세안 회원국들이 쌀과 같은 주곡(主穀)을 공동으로 관리할 역내식품중앙은행(regional central food bank)을 다가올 경제 위기 대응 방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 기후 변화 대응에만 중기적으로 막대한 투자 필요
- 아시아 지역에서는 자연재해와 전염병 같은 비재정적 위험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아세안+3 회원국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커다란 피해를 남기는 자연재해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ADB는 아세안 지역에 2023년에서 2030년까지 기후 변화 대응에만 2조 8,000억 달러(한화 약 3,691조 원) 이상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아세안 지역은 급속한 경제 발전, 도시화 및 인구 증가 때문에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세안 지역에서는 정부 재정 수요와 지출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ADB는 인프라 투자자 사이에서 위험을 공유·재분배하기 위한 민간, 공공 및 기관 투자자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ADB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에서 모든 사회 인프라 개발의 92%가 공적 자금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ntara, Bank Indonesia, Laos Central Bank strengthen bilateral cooperation, 2023.05.02.
The Straits Times, Asean needs $3.7 trillion to sustain growth and fight climate change: ADB, 2023.05.02.
Reuters, South Korea, Indonesia central banks agree to promote local currency transactions, 2023.05.02.
Nikkei Asia, ASEAN, Japan and others eye broader currency safety net, 2023.04.29.
Asia News Network, Indonesia reluctant to revive Asian Monetary Fund idea, 2023.04.11.
Asia Development Bank, Chiang Mai Initiative [Multilateralisation] https://aric.adb.org/initiative/chiang-mai-initiative
[관련 정보]
1. 아시아개발은행, 아세안의 기후 변화 투자 비용을 최소 2조 8,000억 달러로 추산 (2023. 5. 8)
2. 아세안+3 국가들, 외환 위기 방지를 위한 공조 강화 (2023. 5. 4)
3.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라오스 중앙은행과 양자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 (2023. 5. 4)
4.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한국은행과 양국 통화 활용 촉진하기 위한 양해각서 체결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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