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동안 날씨가 풀리는 듯 싶더니, 어제 다시 추워졌네요.
아침 뉴스에서 다른 나라 축구 선수를 소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라고 했습니다.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 '구설'이고,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가 '구설수'이므로
남의 구설에 오르다, 구설수가 들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저라면 '구설'을 쓰지 않고 '입방아'를 써서 '입방아에 올랐다'고 쓰겠습니다.)
그러나 그 방송사만 나무랄 일도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구설수에 오르다'와 '구설에 오르다' 둘 다 보기로 올려놨으니...
뉴스에서 '구설수에 올랐다'고 썼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긴,
책갈피와 갈피표도 가르지 못하고, 청설모와 청서도 가르지 못하는 국어사전이니
구설과 구설수를 가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
모처럼 주말이라고 집에 들린 막내가 집사람 머리에 있는 흰머리를 뽑아줬는데,
누우라고 하더니 족집게를 들고 내 눈썹에서 흰 눈썹도 뽑아 줬습니다.^^*
거 참 기분 좋더군요. ^^*
잘 아시는 것처럼
주로 잔털이나 가시 따위를 뽑는 데 쓰는, 쇠로 만든 조그마한 기구를 '족집게'라고 하고,
어떤 사실을 정확하게 지적하여 내거나 잘 알아맞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도 '족집게'라고 합니다.
족집게는 [쪽집게]라고 읽지 않고 [족찝께]라고 읽는 게 바릅니다.
많은 분이 [쪽집게]라고 읽다 보니 쓰기도 '쪽집게'라고 쓰는 것을 봤습니다.
표준말은 '족집게'라 쓰고 [족찝께]라고 읽습니다.
글씨나 그림 따위를 지우는 물건을 '지우개'라고 합니다.
이처럼 현대국어에서
사람이나 간단한 도구의 뜻을 더하고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로 '-개'를 씁니다.
오줌싸개, 코흘리개, 날개, 덮개, 지우개처럼 씁니다.
'집게'나 '지게'에서처럼 '-게'가 뒷가지(접미사)로 쓰일 수도 있는데요,
'-개'와는 달리 '집게'와 '지게'는 하나의 단어로 굳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 국어에서는 '-개'만 뒷가지(접미사)로 정의하고
'-게'는 공시적으로 파생어를 만드는 생산력이 없기 때문에 뒷가지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얼큰하게 끓여낸 국물이 있는 음식은 '-찌개'라고 하는 겁니다.
어쨌거나 겨울이니까 추운 겁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