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와 함께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선호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초품아’(초등학교가 붙어 있는 아파트) ‘숲세권’(역세권만큼 숲이 가까운 아파트)에 이어 ‘호품아(호수공원을 품은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경기 용인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흥미롭게도 천연호수 근처 주택은 인기가 없지만 도심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호수공원 옆 아파트는 찾는 사람이 많아 가격도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적으로 만든 수변공원 주변은 상권을 비롯해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어서 자연환경과 생활편의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앞선 부동산 상승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경기 수원 광교호수공원 일대 아파트 가격을 설명하다 나온 이야기였다.
호수공원 인접 아파트 선호 현상은 동탄, 미사 등 다른 신도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체로 잘 정비된 신도시고 강남·판교·수원 등 주변 회사 밀집 지역이 배후수요 역할을 하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그에 앞서 ‘기왕 같은 여건이면 환경이 아늑하고 쾌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가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호수공원 옆 아파트는 그 자체로 전망이 좋고 녹지가 풍부하다는 게 첫 번째 장점이다. 물 위에 다른 건물을 올릴 수 없으니 호수 덕에 누리는 ‘뻥 뚫린 전망’은 거의 영구적으로 보장된다.
계절에 따른 자연 변화를 가까이서 누릴 수 있는 이런 여건은 실내에서 내다보기에도 좋지만 집 밖에서 산책이나 여가를 즐기기에도 유리한 환경이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과 힐링, 여가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호수공원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며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 근처에서 수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운동시설, 자전거도로 등에서 산책과 휴식, 조깅이 가능해 수요가 몰린다”고 말했다.
한 예로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2016년 10월 4억5000만원대에 분양한 동탄호수공원 인접 아파트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면적 98㎡는 2019년 12월 입주 직전 분양권 호가가 1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2020년 1월 8억6000만원대에 거래된 동일 면적은 2021년 9월 실거래가격이 14억원(26층)까지 뛰었다. 시장 과열이 가라앉으면서 지금은 11억원대로 낮아졌지만 같은 동네 다른 단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계획적으로 조성한 호수공원 주변은 상권이 발달해 있다는 점도 ‘호품아’ 인기의 한 요인이다.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의 가격 상승에는 대형 복합상가(레이크꼬모 동탄)가 붙어 있다는 점이 크게 일조했다.
호품아 선호는 청약경쟁률로도 확인된다. 2021년 6월 전북 군산 은파호수공원 옆에 공급된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는 1순위에서 443가구 모집에 2만4713명이 몰리며 평균 5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79.1대 1, 면적별 최고 953.61대 1(98㎡B)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수공원 일대는 사람이 몰리고 상권이 발달하면서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